완주소방서 맞은편에 위치한 ‘21세기부동산’ 최평식(63) 대표의 이웃을 위한 선행이 지역사회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지난 8월 봉동읍을 방문,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 달라며 무려 1000만원을 기탁한 것. 지난 4월에도 삼례읍을 찾아 1000만원을 쾌척했다.
코로나19 등의 어려운 경제상황을 감안하면 1000만원은 큰돈이다. 올해 뿐 아니다.
지난 2020년부터 꾸준히 1년에 수 백 만 원씩 고향인 삼례읍에 기부해왔다.
또한 매달 받는 연금도 단 한 푼 쓰지 않고, 고스란히 음성군 꽃동네에 자동이체하고 있다. 이와 함께 100만원 가까이 되는 코로나19 국가재난지원금도 받은 즉시 성금으로 삼례읍에 기탁했다.
완주군명예사회복지공무원 ‘희망지기’로 활동하면서 복지사각지대 발굴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는 최평식 대표.
최근 21세기부동산이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 전북지부로부터 ‘아름다운 동행 제5호 후원의 집’으로 선정됐다.
지역사회 보호대상자들의 자립을 돕기 위해서 정기 후원을 약속한 것이다. 지난 21일 ‘마음 따뜻한 나눔 천사’ 최 대표와 만나 인터뷰를 나눴다.
▲이웃돕기 성금이 큰 금액인데요.
“TV 등 매스컴을 보면 억대 기부자들이 많아요. 자신은 검소하게 살면서 수십억을 대학교에 기부한 어르신 부부를 보면서 저도 ‘내 평생에 억대 기부를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늘 많이 해왔습니다. 그러다가 5남매 중 작년부로 막둥이를 다 가르쳤어요. 조금 여유가 생기더라고요. 우선 1억을 목표에 두고 시작하게 됐죠.”
▲기부를 해보니 기분이 어떤가요?
“그렇게 기분이 좋을 수가 없었어요. 해 본 사람 많이 느낄 수 있을 겁니다. 사실 20년 전부터 기부를 하려고 마음을 먹었어요. 막상 해보니 목표 금액인 1억 원을 곧 채우겠더라고요. 그래서 마음속으로 금액을 늘려가고 있습니다.”
▲부동산 하기 전에 무슨 일을 했나요?
“고향이 삼례읍 석전리에요. 농사를 지으면서 동네 이장도 맡아보고 했는데요. 농사 재해를 입고, 우환이 겹치면서 시골 일을 청산하게 됐죠. 그냥 만세 부른 거죠. 이후에 이삿짐센터 기사도 6개월 간 해보고, 건축현장에서 막노동도 해봤어요.”
▲부동산을 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자식은 5남매나 되다보니 먹고 살기 위해 이일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원래 경매 같은 것을 해봐서 부동산을 자연스럽게 했던 것 같아요. 처음에는 다른 사람 사무실에서 일을 하다가 10년 전부터 작지만 내 사무실을 갖게 됐어요. 적성에도 맞고요. 부동산은 신용이 중요합니다. 신용만 쌓으면 할 만 해요.”
▲삼례읍에 기부는 언제 하셨나요?
“2020년도부터 했을 겁니다. 국가재난지원금과 완주군긴급재난지원금으로 받은 기프트카드, 완주으뜸상품권 45만원에 현금 45만원을 보태서 90만원을 삼례읍 한냇물가게에 기탁했어요. 아마 그때 그룹홈 아이들세상에 TV를 교체하는데 사용했다고 해서 기분이 좋았어요. 그해 연말과 작년 연말에도 200만원씩 총 400만원을 후원 했던 것 같아요. 적은 금액이지만 어려운 이웃들이 코로나19장기화에다 추운겨울이 겹치면서 좀 더 따뜻한 연말연시를 보냈으면 하는 바람에서 기부했어요.”
▲올해도 2천만 원이라는 큰돈을 기부했는데요.
“4월에 삼례읍에 1천만 원, 8월에는 봉동읍에 1천만 원을 기부했는데요. 소외된 이웃의 복지사업을 위해 쓰는 거라 뿌듯하고, 보람이 있습니다. 자기 돈 아깝지 않은 사람 어디 있겠어요? 하지만 기부를 하다 보니 금액의 크기는 중요한 게 아니라 기부하는 사람의 마음이 중요한 것 같아요. 정말 행복했습니다.”
▲기부 목표 금액이 있나요?
“좀 전에 말씀 드렸지만 1억을 목표로 잡았는데, 몇 년 안돼서 끝날 것 같아요. ‘부동산 현직에 있으면 3~4억 원은 하겠구나’ 생각을 해봤죠. 제가 부동산을 그만 둘 때 제가 쓸 돈을 제외하고, 얼마가 될지 모르겠지만 모두 사회에 기부하려고 합니다. 자식들에게 확실히 인식 시켜 줬어요. 서운하겠지만 부모로서 해야 할 도리는 하고, 나머지 인생은 각자 열심히 일해서 사는 것이 맞고요.”
▲검소하게 사는 것 같아요.
“제가 5억짜리 외제차 타고 다닌다고 소문이 났더라고요. 여유도 없고요. 제가 그분들에게 ‘그럴 돈 있으면 기부하겠다’고 말할 겁니다. 국산차 만큼 사양이 좋은 차가 없어요. 경륜하는 큰 아들이 신인왕 돼서 사준 국산 승용차를 십 년 타다 팔고, 둘째 아들이 사준 승용차도 국산인데 6년 째 타고 있습니다. 처음 부동산 시작할 때 돈이 없어 1톤 트럭 타고 다녔어요.”
▲하루 일과가 궁금합니다.
“5시에 일어나 식사는 안하고 영양식 먹고, 부동산 일을 하다가 석전리에 있는 주말농장에 갑니다. 과일나무도 있고, 닭, 거위, 기러기가 있는데요. 농장 운영한 지 10여년 된 것 같아요. 농장에 가면 스트레스가 다 풀립니다. 아침에 목욕탕 가서 운동을 하고, 오후 6시 정도 되면 집으로 갑니다. 생활 패턴이죠.”
▲고객이 많다고 들었습니다.
“365일 중 추석과 설날 빼고 일을 합니다. 휴일, 주말도 없이 19년 동안 똑같이 일했어요. 결혼식장 가는 것, 모임에 나가는 것은 아예 꿈도 못 꿉니다. 가족들에게는 미안하죠. 매일 일만 하다 보니 여행 한 번 제대로 못가고...밥 한 끼 먹는 걸로 족합니다. 열심히 신뢰를 쌓고, 약속을 지키다보니 고객들도 많아졌습니다.”
▲음성 꽃동네에 기부는 언제부터 했나요?
“농사짓다가 우환이 겹쳐 연금 낼 돈이 없었어요. 부동산 하면서 열심히 일해서 120번을 채웠어요. 매월 연금이 28만5천씩 나오는데 전액 음성 꽃동네로 자동이체 됩니다. 음성 꽃동네는 한 30년 전부터 한 번씩 다녔는데요. 가난과 고통으로 소외된 이들을 돌보는 곳이죠.”
▲최근에 아름다운 동행 후원의 집에 선정됐는데요.
“법무부 법무보호위원 전북지부협의회에서 주관하는데요. 지역사회 보호대상자들의 자립을 돕고 싶어 ‘아름다운 동행 후원의 집’에 참여하게 됐어요. 제가 5호 후원의 집으로 선정됐습니다. 자원봉사자가 아닌 지역주민으로서 정기후원에 참여하게 됐죠. 다른 분들도 많이 동참해 줬으면 좋겠습니다.”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을 텐데요.
“기부를 하다 보니 ‘장사목적으로 한다’고 하거나, ‘뒤에 생기는 게 있으니까 한다’ 등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이 더러 있는 것 같아요. 이럴 때는 마음이 아프죠. 저 말고도 주변에 기부를 많이 해서 상을 받는 사람들을 비꼬거나 비아냥거리는 사람들이 있는데요.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남들이 기부하는 것에 대해 응원해주고 격려해주면 좋지 않을까요? 기부를 해보면 어려운 이웃도 돕고, 나를 얼마나 행복하게 해주는 일인지 알게 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