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한 집안에서 9명의 독립운동가를 배출한 것을 기념하는 ‘일문구의사(一門九義士) 추모식’이 ‘순국선열의 날’인 지난 17일 오후 비봉면 비봉공원에서 엄숙히 거행됐다.
(사)일문구의사선양사업회가 주최한 이번 추모식은 올해로 11회째다.
이날 행사는 선양사업회 이사장인 유희태 완주군수와 서남용 완주군의회 의장, 최정길 전북동부보훈지청장을 비롯한 각급 기관단체장과 주민 등 500여명이 참석, 순국선열의 고귀한 희생정신과 애국심을 기렸다.
추모식은 봉동 사물놀이 와 신나는 예술버스의 식전 공연에 이어 전북교통방송 조준모씨의 사회로 오후 3시부터 내빈소개와 국민의례를 시작으로 약 1시간 동안 펼쳐졌다.
이날 추모식에서는 묵념 후 완주전주 2대대 장병들이 순국선열과 호국영령들의 명복을 비는 조총발사에 이어, 유희태 군수와 서남용 군의장, 최정길 전북동부보훈지청장, 이강안 광복회장 등 내빈들의 헌화·분향이 진행됐다.
또한 진영언씨의 색소폰 반주에 맞춰 추모송가를 합창했고, 유희빈 전 전북도의원이 경과를 보고했다.
특히 시상식에서는 일문구의사선양사업회가 ‘국민참여 기념사업’으로 선정되는데 혁혁한 공을 세운 향토사학자 이승철 선생(국사편찬위원회 사료조사위원)에게 유희태 군수가 감사장을 수여하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감사장에는 이승철 선생에 대해 “향토사학자로서 지역사회 항일투사 의병과 수많은 애국지사를 발굴하고, 특히 일문구의사선양사업회가 3.1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수립 100주년 ‘국민참여 기념사업’으로 선정되는 데 크게 기여했다”는 내용이 담겨져 있다.
이어 유희태 완주군수는 인사말을 통해 “완주군수에 취임한 후 첫 추모회를 열게 되어 매우 감격스럽고 감회가 새롭다”며 “독립운동가들의 위대한 희생정신을 계승하고, 순국선열에 대한 정신을 가슴에 새기는 우리 사회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유 군수는 또 “독립운동가들이 제대로 평가받고 그 후손들을 제대로 예우하는 것이 정의로운 국가로 가는 첫 걸음”이라며 “나라를 지키신 선열들의 고귀한 뜻을 이어받아 ‘만경강 기적 프로젝트’를 성공시켜 앞으로 ‘모두가 누리는 미래행복도시 완주’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천명했다.
특히 이날 추모식에서는 영화 ‘한산: 용의 출현’으로 재조명된 죽봉 황박 장군의 후손인 황양규 죽봉 황박 장군 현창회 이사장이 추모사에 나서 이목을 끌었다.
황양규 이사장은 임진왜란(1592년)당시 풍전등화의 나라를 지킨 ‘의병장 황박 장군’의 고귀한 희생을 기리는 기념비를 세우기 위해 자신의 사비를 털어가며 백방으로 전국을 누비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았다.
오로지 죽봉 황박 장군 추모비 건립에만 매달린 결과, 그토록 바랐던 기념비 제막식을 지난 9월 개최함으로써 430년 동안 미뤄왔던 사업의 마침표를 찍었다.
황양규 이사장 외에도 이날 서남용 군의장과 최정길 전북동부보훈지청장, 이강안 광복회장이 추모사를 통해 일문구의사의 숭고한 항일 애국정신을 높이 기렸다.
추모식에서는 또 민들레포럼과 봉동로타리클럽(회장 곽연주)이 공동으로 주관해 완주군청소년문화의집(관장 최정선)청소년방과후아카데미 학생 중 우수청소년을 선정, 민들레홀씨 장학금을 전달하는 뜻 깊은 시간도 펼쳐졌다.
이와함께 고종황제 후손인 황손 이석님의 선창으로 만세삼창을, 유가족 대표로 유희열 님이 나와 감사의 인사를 전하는 시간도 각각 진행됐다.
한편 유희태 군수는 일문구의사 가문의 후손으로, 지난 2009년에 발족한 일문구의사 선양사업회 이사장을 맡아 그동안 구의사들이 건국훈장 애국·애족장을 받는데 큰 역할을 했다.
9명의 의사는 비봉면 내월리에서 출생한 고흥 유씨 가문으로, 유중화·유태석·유영석·유명석·유준석·유현석·유연청·유연풍·유연봉 의사를 말한다.
특히 유 군수는 매년 11월 순국선열의 날에 맞춰 추모행사를 열고 지역사회와 함께 독립정신의 소중함을 계승 발전시키는 일에 앞장서 왔다.
그 결과, 유 군수는 지난해 6월에 국가유공자 예우증진을 통해 국가와 사회 발전에 이바지한 공로로 국민훈장 목련장을 받기도 했다.
특히 유 군수는 단체장에 취임한 이후, ‘국립 나라꽃무궁화연구소’ 유치에 주력해왔으며, 최근에는 육상의 한산대첩이라 할 수 있는 ‘웅치전적지의 국가사적화 승격’에 중추적 역할을 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