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선 묶은 매끼에선 비린내가’, ‘향 싼 보자기에서는 향내 난다’. 박성일 완주군수가 즐겨 쓰던 말 ▶집사광익(集思廣益) ▶광휘일신(光輝一新) ▶동심동덕(同心同德) ▶유지사성(有志事成) ▶일진월보(日進月步)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 ▶여민유지(與民由志). 한자라 탓하지 말자. 관심만 있으면 머리에 오래 남을 명언이다. 이를 모방한 건 아니지만 류원옥 비봉면장의 ‘비봉포란(飛鳳抱卵)’도 아주 좋은 착상. . 이 시대에 가장 절실한 표현이다. 4서3경, 성경66권, 불경 전체에서 그 핵심이 되는 표현이다. 가정이 쪼개지고…, 정당이 시끄럽고…, 의리가 무너지고… 성한 데 별로 없는 이 사회에서 ‘비봉포란’ 이 주창은 행정의 달인으로서 잘 골라낸 말이다. 서로 ‘다독이고, 감싸며, 어루만져 위로하고, 측은하게 여기자는 덕목이다. 비봉 마을 이름은 더 재미난다. △소농이전(所農泥田:걸은 논밭 농사 잘 되고) △봉산수선(鳳山水仙:봉산 물에선 신선이 놀며) △내월백도(內月百島:달 안의 여러 섬) △대치비봉(大峙飛鳳:큰 재마다 봉황이 난다). 송하진 전북지사는 ‘견인불발(堅忍不拔:굳게 참고 견뎌 흔들리지 말자)’을 내세웠다. 공직자마다 높은 식견이 보여 든든하다. 그래서 그런지 호남 북부에 인정 많은 사람이 많다. 화산면 춘산리 춘원 김종준은 전화만 들면 놀러오란다. 비봉면 수선리 평지마을 만권당 박태근 역시 ‘100리 길을 달려오겠다.’고 한다. 송천동 조재영 전 면장은 초하루마다 전화한다. 사람 가운데 가장 친절해야 할 사람은 공무원이다. 세상 맛 가운데 최고는 밥맛이고, 음식에 소금 많이 넣으면 짜고, 덜 치면 싱겁다. 중간 딱 알맞게 간을 내는 솜씨가 최고이다. 공무원 중에 이런 요리사 같은 보배가 있다. 주변사람의 공적을 잘 들어낼 일꾼들의 부탁이 있을 것 같아 써본 글 “군수실 따로 있어 만나기 어려워/ 이리 기웃 저리 기웃 서성일 적에/ ‘오셨어요.’ 이 한마디가 가슴팍을 울려줍니다./ 거친 손 잡아주던 그 임 어디 가고/ 모두 모두 떠난 자리 우리만이 여기 남아/ 그 이름 잊지 말자고 돌에 새겨 불러 봅니다./ 서기로 2천○○년 삼월 삼짇날/ 화려강산 민초들이 정성 모아 이 비를 세웁니다.” 좋은 나라 대한민국 지방자치단체마다 다리, 제방, 보(洑), 도로포장, 수로, 운동장, 산림녹화… 이제 끝이 났고, 교실은 남아돌며… 각 읍면마다 있을 게 다 있어 ‘새로 할일이 적다’는 여론이다. 국회의원·지방의원에게 부탁할 일이 없다는 말도 기쁨이다. 박성일 완주군수 8년 잘 마치고 조용히 물러나니 큰 그릇으로 보여 고별사로 이 글 신문에 올린다. 박성일 군수! 화산에서 고귀한 공직자이다. 해방 후 유창석 부안 군수와 함께 오래 기억될 명환(名宦)이다. ‘육대춘(陸大春) 향나무’를 몸소 실천하였으니 이제 Y샤스 윗 단추 풀어놓고 마음 편히 차 한 잔 함께 할 그 날을 기다린다. / 이승철 = 칼럼니스트, 국사편찬위원회 사료조사위원
최종편집: 2025-06-24 04: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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