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게 배운 도둑이 날 새는 줄 모른다.’, ‘바늘 도둑이 소도둑 된다.’, ‘적반하장(賊反荷杖:도둑이 오히려 매를 든다)’, ‘대도(大盜)’, ‘좀도둑’ 등등… 이야기가 많다. △화산면 화월리 한 곳을 두고 ‘구룡(九龍)목’-‘구룡(龜龍)목’-‘구렁이목’이라 하는데, 여기엔 청송심씨 재실이 있고, 그 뒷산을 ‘왕수봉(王帥峰)-왕수봉(王首峰)-왕수봉(王樹峰)’이라 하며, 꼭대기에 수백 년 묵은 큰 소나무가 있어 사방에서 다 보였다. 그런데 어느 날 감쪽같이 사라졌다. 웬일일까. 도둑맞은 것이다. 큰 소나무가 있어 ‘왕수봉(王樹峰)’이라던 이름이 무색해졌다. 화려강산 ‘화산’에서 도둑을 잡지 못하였고, 이젠 ‘왕 소나무’가 있어 ‘왕수봉’이었다는 유래마저 잊혀간다. △봉동읍 완주고등학교에서 북쪽 익산IC로 가는 중간 쯤 산기슭 옛길 가에 ‘도둑바위’가 있었다. 바위가 워낙 커 수십 명 도둑이 숨을 만하다하여 ‘도둑바위’인데 누가 메어갔나 깨부쉈나 흔적이 없다. ‘도둑바위’ 도적맞은 게 확실하다. △옛 고산군 3대 사찰로 운문사(雲門寺:고산소향), 화암사(花巖寺:경천면), 안심사(安心寺:운주면)를 쳤고, 운문사·안심사는 6.25 한국전쟁 때 불에 탔다. 불탄 안심사 마당의 석탑(?)이 사라졌다. 도둑의 소행으로 보인다. 들은 말로는(고 조병희 선생 생전 말씀) “서울 어느 권력자 마당에 있다”고 하였다. 조 선생은 학자라 크게 외치지 않았으며, 다른 사람들 역시 문약(文弱)해 입을 다물었다. 이게 완주 3대 도둑이다. 근래 손안나·김왕중(자유기고가)이 향토에 관한 글을 자주 써서 든든하다. 세상은 무섭다. “회사 돈 2,215억 원을 횡령한 ‘오스템 임플란트’ 45살 이 모 직원(2022. 1. 15 연합뉴스)”, “그 아버지 자살(22. 1. 11 아시아경제 라영철 기자)”. 이처럼 불행을 자초해선 아니 된다. 오랫동안 감사 업무를 보았던 공무원의 말 “부정을 봐줬더니 또 일을 저지르더라”. ‘굴뚝 속 흰 개꼬리…’ 이 속담 절대 틀린 말이 아니더란다. 큰 병원 분만실에서 아기가 바뀌어 평생 남의 집 식구 된 사람이 있어 이는 사람 도둑 행위이다. 금수저급이 일류대학에서 박사(석사) 논문을 쓰며, 남의 글을 베껴 자기 연구인양 학위를 받은 자 역시 글 도둑(剽竊:표절)이 맞다. 이런 자들을 재주 좋다 높이면 세상에 도둑놈 판이 된다. 공채시험에서 들어갈 사람 떨어지고, 엉뚱한 자가 슬쩍 합격됨도 도둑질이다. 선거에 도둑이 들면 민주국가 망신이다. 배고파도 남의 밭 무 하나 뽑아 먹지 않은 조상들을 부끄럽게 해선 아니 된다. 국회 청문회를 보면 안타까운 점이 많고, 부끄러운 줄 모르는 게 더 밉다더라. 고산향교 성묘 안의 공자 초상(오도자 필)도 도둑맞았다. 도둑 편치 못할 걸…! 동학농민혁명은 관리 신분의 도둑들과의 싸움이었다. 골목마다 도둑 얼굴을 cctv가 빠짐없이 찍고 있다. / 이승철 = 칼럼니스트, 국사편찬위원회 사료조사위원
최종편집: 2025-06-24 03:5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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