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나이 들수록 여러 가지 생각을 한다. 화산면 춘산리 김○준 씨가 “친구여! 나 효자 상 하나 받고 싶어.”, “그래야지. 좋은 생각이야”, “손자가 크고 보니 ‘할아버지 효자’임을 알려야 할 것 같아…”. 집에 와 양쪽을 잘 아는 박 모에게 전화를 하니 반응이 별로이다. 마음을 가다듬어 유림 측 표창장보다 더 나은 길이 있기에 가(假) 목차부터 만들었다. ①면사포 쓰던 날 ②아이 기르며 어머니 생각 ③토요일 집에 오던 재미 ④덕골 이래서 좋아! ⑤어머님 병실 ⑥아버지 수술하던 날 ⑦어머니 입관을 마치고 ⑧더운 날 어머니 하관(下棺) ⑨어머니 떠나신 그 자리의 아버지 ⑩덕골 처음 오던 날 ⑪처가 얘기 ⑫장인어른 보통 분 아냐 ⑬처가 쇠말뚝 ⑭어머니 옷장을 정리하며 ⑮어머님의 손님 접대… 딸·아들·며느리·손자의 사모 글이면 어느 표창보다도 의미가 더 크기에 출판 취지를 딸과 의논하였고, 남편의 서문 초안까지 써 두었다. “여보! 나 김○준이야… 오○○ 여! 어디 있어 나 덕골 ○태 아빠여” “아이들 모두 즈 할아버님 닮아 아주 잘해 주오. 전과 달라 입 다물어도 팔불출이겠지요?” “짐 지고 단숨에 앞산 넘던 그 힘 어디 가고, 이제 대문 밖을 보행기 밀어 나다니니 식구들마다 조심하라 합니다.” “아이들 흰 머리카락 보이고, 곱던 얼굴에 잔주름이 느는군요.”, “자녀들 고마움을 모르는 체 할 수 없어 책 한 권 냈소.”, “여보! 방바닥은 따뜻하나 얘기 할 당신이 없어 긴긴 밤 지루한 때가 많다오.”, “여기 저기 먹을 건 많으니 입맛이 전만 못하고, 모이면 4∼50명 그 많은 가족 북적거리던 새집이 휑∼하네요.”, “즈 엄마 잘 있어요. 언젠가 책 들고 가리다.”, “오○○ 님!… ○태 엄마∼!”, “임자! 보고 싶어 기도 많이 하네요. 2021. 크리스마스 김○준 씀” 다음은 「찬양문(讚揚文)」이다. 완주군 화산면 춘산리 김○준. “이 어르신은 8남매 중 넷째로 호남북부 고산 일원에서 남다른 효자입니다. 평소 흠모하는 이들마다 정성과 천륜이 묻힐까 걱정이라며 크신 덕행 오래오래 전하도록 글로 적어 드림이자 하기에 이 찬양문을 받들어 올립니다. 서기 2022년 4월 25일 농촌성장발전상담소 전 완주문화원장 임○○”. 이런 구상까지 맘에 두고 소개받은 딸의 마음을 떠보니 ‘전화하겠다.’던 그 약속 4월이 다 가는데도 소식이 없다. 와룡리 다산 임병교(진주당 서영수)씨의 1남5녀는 『고개 들어 하늘 보니 여든일곱(230p)』 이 책 이미 펼쳐냈다. 효행도 열두 가지 노인들 근력은 짚불 꺼지듯 한다. 그렇기에 날마다 박씨 물고 올 강남 제비 같은 따님의 전화를 기다린다. ‘세상 삶이란 꽃을 가꾸면 꽃길이요, 가시나무를 심으면 가시밭길이더라.’ 늘 정의의 편에 섰던 한승헌 인권 변호사도 2022년 4월 20일 먼 세상에 갔다. / 이승철 = 칼럼니스트, 국사편찬위원회 사료조사위원
최종편집: 2025-06-24 03:4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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