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고산군과 고산현에는 유독 ‘구름 운(雲)’자 지명이 많았다. 운서면-운북면-운동상면-운동하면-운선면-운주면-운산리-운곡리-운룡리-운암산-운문사… 등등. 운문사 주지가 앞장을 서서 운암산과 의논하여 ‘운’자 형제들이 전주 관광여행을 나섰다. 공북문(拱北門)에 들어서자 맨 먼저 경기전 참배를 하였고, 오목대, 이목대를 거처 남문시장에 가니 사람들이 바글바글하여 운암산이 뒤로 벌렁 넘어질 뻔 했다. 전라감영 앞에 이르자 군장을 한 수문장이 버티고 서있어 혹시라도 트집잡힐까 봐 조심조심하였다. 반대미→작은 모래내다리→아리랑고개→배매실→새실→개바우→맑은내→봉상을 거쳐 고산에 들어서니 어둑어둑 해산 직전에 최종 점검을 하니 ‘운곡(雲谷)’이 보이지 않는다. 키가 큰 운암산이 발을 돋워 온 길을 살펴보니 지금 용봉초등학교 근처에서 울고 있다. 인솔자 스님이 발 빠른 ‘운동상’과 ‘운동하’를 보냈다. 밤은 깊어간다. ‘운곡아! 운곡아!’ 외쳐대도 대답이 없고 주민들은 날이 새어 “어젯밤 우는 애를 찾는 ‘운곡아’ ‘운곡아’하며 시끄러웠는데 도대체 무슨 일이었더냐?” 이리하여 여기 지명이 운곡(雲谷)이 됐다. 임정엽 전 군수가 군청을 지어 ‘용진읍 지암로 61’. 이게 주소이다. 박성일 군수 시대를 맞아 이 골짝에 집이 들어서며 라 표현한다. 애를 잃어버려 떠들썩했던 운곡이 새삼스럽게 떠오른다. 여기 운곡은 휴전 후까지도 검문소가 있어 고산 5개 면민과 용진 일부를 포함 봉동 주민은 양민증(良民證), 도민증(道民證)이 있어야 편히 지나갔다. 운곡의 본고장 화산면 운곡리는 어떤가? 너른 호정공원(묘지)이 들어섰다. 건설 단계에 반대가 심했지만 잘 이겨내고 완성됐다. 재만 넘으면 논산 땅, 경영 능력에 따라 발전은 달라진다. 우선 전두환 전 대통령처럼 오갈 데(유골 집안에 봉안) 없는 유골을 오게 하면 선전 효과가 대단 할 것이다. 산 사람들은 장례를 마치고 점심을 어디서 하나. 공원 입구 4거리에 식당을 내면 묘원에 온 손님이 찾을 것이다. 이 지역 가까이에 ‘부현(釜峴:가마재)’이 있고, ‘부(釜)’는 가마솥을 말한다. 가마솥에 쇠머리 삶아 구수한 ‘쇠머리 국밥집’을 열면 돈 벌고 남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지금 운주(雲洲)면을 ‘구름 골’이라 하는데, 제대로라면 ‘구름 섬’이 올바른 표현이다. ‘구름골(雲谷)’ 이 소리는 화산면 운곡리에 돌려줌이 온당하다. 용진읍 운곡지구는 여러 공사가 한창, 땅 값이 날마다 달라진다. 이런 걸 알면서도 이 곳에 땅 한 평이 없으니 늘 흙수저이다. 울릉도 군청 소재지도 번잡한데 우리 완주군청이 있는 이 곳은 이 세상에서 유별나다. 운곡지구 개발에 ‘운 사람’이나 ‘곡(哭)할 자’ 군민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시설이나 30년도 못 가 애물단지가 될 것은 애당초 들어서지를 말아야 한다. / 이승철 = 칼럼니스트, 국사편찬위원회 사료조사위원
최종편집: 2025-06-24 03:2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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