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산면 화평리 수락마을의 ‘약수 가든’-이름만 들어도 요산요수(樂山樂水)가 떠오른다. 여름철 무더위에도 손님 거부감 없이 찾아든다. 이게 간판의 매력이다. 덕골 물이 경천저수지로 뚝 떨어지는 수락(水洛 水落) 아닌가.
뒷산(운제산 雲梯山) 지형 사닥다리처럼 돼있고, 여기서 쏟아지는 맑은 물속의 붕어가 곧 상위에 오른다. 이 좋은 음식 먹어본지가 오래…붕어찜이 그립구나. 맛에 반한 논산 사람들이 주요 고객으로 누구와 동행하여 겸상을 해 볼까?
△고산읍내 ‘윤 여사 국밥’-윤씨 양반임은 확실하나 상호는 남이 지어 준 걸로 보인다. ‘여사(女士 女史)’ 이 소리 너무 높아 시골 핫바지 어른신들 들어가기 어색하겠구나.
△봉동 ‘할매 국수집’-이름만 들어도 멸치 국물에 참기름 냄새가 풍겨나며 값싸고 맛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선다.
△경천 ‘오복식당’-다섯 가지 큰 복 받을 집이라는 뜻. 여기 가려면 미리 예약해둬야지 쑥 들어가선 수저도 들어보지 못하고 돌아선다.
△임실 관촌 ‘섬진강 흑염소’-염소는 들이나 산에서 자라기에 강과는 거리가 멀어 어울리지 않는다.
△대둔산 휴게소 2층 ‘그린피크’-석갈비 전문집인데 한국사람 코에는 외국어에 가려 쇠고기 냄새가 선뜻 들어오질 않는다.
△전주 ‘할매 집 곰탕’-오랜 역사에 맛이 구수하고 야박하지 않을 거라는 인상이 든다.
△‘한우 고산 미소’-손님이 워낙 많아 종업원은 지쳐있고, 지배인은 안내와 돈 받기에 바빠 정작 미소가 없다. 손님도 마찬가지 볼 터지도록 먹기에만 바빠 미소를 잊었다.
△덕진 우아동의 ‘원조 1958 생두부 함흥냉면’-오래된 냉면집으로 생두부도 있구나! 얼른 알 수 있다.
△전주 남부시장 ‘풍남 피순대’-묻고 생각 오래할 필요 없이 쑥 들어 갈만하다.
△전주와 구이 접경지대의 ‘장작불 가마솥 곰탕집’-밤새도록 펄펄 끓은 국물이 떠오른다. 배추 겉절이 맛도 좋다. ‘뽕도 따고 임도 보고…’이런 말처럼, 가족 친구 건강할 때 자주 가보는 게 성실한 삶이다. 늙으면 차편이 어렵고 또한 함께 갈 사람이 귀해진다.
△상호 ‘Matterhorn(마테호른)’-치즈 앤 스위스 레스카페-라크렛 맛있게 드는 방법 설명서 10분 읽고도 어렵다. ‘뢰스티 치즈풍듀 라클렛’-임실 치즈 삼합…필자가 써 놓고도 모르나 확실한 건 2030 젊은이의 천국으로 보인다.
△‘혁신 커피로드 & 브런치’-이름 까다롭고 외우기 어려운데 소고기 안심 스테이크 집이란다.
지금부터가 중요한 얘기이다. ①비 오기 전 빨래 걷어야 하며 ②농속 옷 몸에 맞을 때 입어 떨어뜨려야 한다. ③성한 이빨로 갈비 뜯을 때가 더 맛있고 ④보청기 끼기 전 모임에 나가야 하며 ⑤임기 끝나기 전에 육성 전화를 해보아라. ⑥부모님 생전에 책 한 권 내 드리고 ⑦남녀노소 누구나 돋보기 쓰기 전 글 많이 읽어 둬야 실수가 적다.
/ 이승철 = 칼럼니스트, 국사편찬위원회 사료조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