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주문화원(원장 김상곤)이 ‘문화가 있는 날’ 행사로 마련한 ‘탁본에서 찾은 역사 속 이야기’가 지난 달 25일부터 28일까지 군청 1층 대회의실에서 앵콜 전시를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완주문화원은 문화관광부와 한국문화원연합회가 공모한 ‘문화가 있는 날’사업에 선정, 2~3년 연차사업으로 구축해온 완주지역의 금석문 탁본을 지난 7월부터 9월까지 세 차례에 거쳐 전시와 인문학 특강 및 체험행사로 구성·진행했다.
당초 3회 개최키로 했으나, 한국문화원연합회의 요청으로 앵콜 전시를 하게 된 것. 이는 지역의 역사를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되고, 그간 ‘문화가 있는 날’에 탁본을 소재로 전시나 체험행사가 전무했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눌인 조광진(1772~1840)과 함께 ‘조선 3대 명필’이라 불렸던 추사 김정희(1786~1856)와 창암 이삼만((1770~1847)의 합작품이 선보였다.
먼저, ‘정부인 광산김씨 묘비’가 용진읍 상운리 늑동마을에 있는데, 비문의 전면은 추사 김정희가 예서(隸書)로, 후면은 창암 이삼만이 해서(楷書)로 각각 썼다.
‘정부인 광산김씨 묘비’는 전면의 추사 글씨가 중후한 균형 감각과 전체를 아우른 글자 형태가 매우 뛰어난 작품으로 평가된다는 완주군의 설명이다.
비문은 정부인 광산김씨의 가계와 부군 전주최씨 문충공의 후손 창익의 행적 등을 담고 있다.
추사와 창암의 두 명필이 함께 쓴 또 다른 작품은 봉동읍 은하리에 있는 ‘김양성 묘비’다.
건립된 지 170여 년이 지났지만 조금도 마모된 부분이 없고 네모 모양의 큰 받침돌을 뜻하는 대석(臺石)이 매우 높아 비신(碑身)이 크지 않은 데도 훤칠하게 보인다.
김양성의 가계와 행적을 장남 김항율이 짓고, 추사가 전면의 21자를 예서로, 창암이 후면을 해서로 각각 쓴 귀한 묘비다. 상운리 늑동마을의 정부인 광산김씨 묘비와 함께 추사와 창암의 합작 작품으로서 매우 중요한 가치가 있는 금석문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 외에도 화암사 중창비, 송광사 개창비, 송영구 신도비, 안심사 사적비를 비롯하여 황거중 신도비, 홍남립 묘비 등 완주군의 역사적 발자취를 엿볼 수 있는 탁본 40여점이 전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