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단결 엉기는 어둠 속
아득히 귀청을 간질이는 풀벌레 연주가
가물가물 영혼을 흔들고
옛 기억 시가 되는 새벽이다
세수하며 나들이 가는 물안개
덩치 큰 오리 세 마리
낚싯대 앞세워 새벽잠 흔들고
하늘 창 밀치는 새 아침 맞이하려고
입술 그리며 신부가 되는 코스모스다
여우꼬리 흔들며
낙하산 펼칠 날 손꼽는 억새꽃
구름 떼 된 갈대숲 하늘을 찌르고
한길 넘는 잡풀 철조망 엮는 오랑캐이지만
농약과 중금속 악취를 쓸어 담는 하마되었고
물고기들 터전 물오리 떼 편의점 같아도
산소의 발전소 구름 밟는 발걸음 만경강이다
/최정호=시인·국가유공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