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완주문화재단으로부터 지원을 받은 프로젝트 그룹 ‘비틀레마(Bitleremma)’가 ‘피싱홀리데이 팬데믹 그 이후’라는 주제로 오는 12일부터 24일까지 봉상낚시(봉동읍 봉동로 136)에서 전시를 연다. 참여 작가는 강유진·서수인 등 2명이다. ‘비틀레마’는 지난 2019년 전주 교동미술관에서 ‘피싱홀리데이(Fishing holiday)’를 주제로 전시회를 열었다. 당시 젊은이들이 삶을 살아가며 가능성을 열기 위해 불필요한데도 다양한 스펙을 쌓는 모습을, 물고기를 낚기 위해 여러 개의 낚싯대를 바다 속에 던져 물고기를 잡는 행위에 빗대어 ‘잠시 멈추는 날, 쉬는 날(holiday)’이라는 의미의 휴식을 제안했다. ‘2021피싱홀리데이’는 휴식 제안의 연장선으로써, 외부의 요인으로 인해 강제적으로 멈춰진 일상에서 파생되는 불안함과 우울함의 감정으로부터 비롯됐다. ‘휴식’과 ‘강제’라는 아이러니한 만남으로부터 촉발되는 현대인의 새로운 사유에 주목한다. 언제 고갈될지 모르는 작은 건전지에 의존해 목표를 세워 성취하는 삶이 좋은 이상향처럼 여겨지곤 한다. 그런 우리 앞에 들이닥친 팬데믹은 나와 우리에게 멈춤을 줬다. 사실 살아가면서 팬데믹이 아니더라도 하고 있던 일이 멈추거나 끝나는 순간을 맞이할 일이 생긴다. 그때마다 그로 인해 생겨난 감정은, 정말 나의 감정이 맞는가? 자율적인 개인 안에서의 사유일까? 혹은 사회적으로 시스템화된 외부로부터 오는 감정일까? 옳고 그름을 떠나 나는 왜 온전히 쉬지 못하는 것일까? 초조하고, 불안하고, 나만 멈춰있는 것 같다는 생각은 왜 드는 것일까? 그렇다면 왜 멈추면 안되는 것일까? 그것은 어디에서부터 오는 감정일까? 우리는 사실 무언가를 시작하는 방법보다 멈추는 방법을 먼저 배워야 하는지도 모른다.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잠시 운동화 끈을 질끈 매며 준비의 시간을 가지듯. 방전돼 언제 고갈될지 모르는 나의 작은 건전지를 돌아보며 내 눈앞의 것들을 직면하고 온전히 쉬는 시간을 가져야 하는지도 모른다. 두 작가는 강제적 휴식의 형태를 예술작업이라는 행위로서 이야기하며, 설문조사와 전시라는 만남의 장으로 관객들과 소통하고 싶어 한다.
최종편집: 2025-06-24 13:2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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