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오전 11시, 용진읍행정복지센터 3층 용꿈작은도서관(관장 김화순). 문을 열고 들어서자, 곱게 한복을 차려 입은 어르신들과 평범한 40~50대 주부로 보이는 3~4명이 각자 책을 넘겨가며 소리 내어 읽고 있었다.
일반 도서관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에 살짝 당황했다.
도서관 운영자인 김종숙 선생에게 물어보니 ‘그림책 지도사 3급 자격검정 시험’이 있는 날이란다.
오늘 시험을 치르는 사람은 가장 나이 어린 박민정씨(40. 해맞이 마을)부터 김영애(71. 신촌마을)어르신까지 모두 10명이다.
시험 방식은 미리 준비된 10권 중 무작위로 뽑아 선택된 그림책을 심사위원 앞에서 읽으면 된다. 대략 한 사람 당 4~5분이 소요된다.
11시 10분, 드디어 시험이 시작됐다. 첫 번째로, 이수진씨(46. 도계마을)가 시험실 방문을 열고 들어갔다.
이어 심사위원인 손미영 한국작은도서관협회 전북지회장에게 인사를 한 뒤, 작은 통 안에서 막대 하나를 뽑았다.
선택된 그림책은 ‘내가 여기에 있어’. 소년과 뱀의 꿈같은 만남과 따뜻한 연대를 환상적으로 그린 작품이란다.
첫 주자라 처음에는 다소 긴장한 듯, 한 장 한 장 읽고 넘길 때 마다 목소리에 떨림이 있었으나, 중반을 넘어서자 조금씩 안정을 찾았다. 시험이 끝나자 긴 한숨을 내쉬었다.
이수진씨는 “자격시험이라 많이 긴장됐다”면서 “하지만 그림책 내용을 최대한 잘 전달하려고 노력했다. 좋은 성과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시험은 12시 30분 쯤, 막내 박민정씨를 끝으로 마무리 됐다. 용꿈 작은도서관은 지난 3월부터 18차(36시간)에 걸쳐 3급 그림책 지도사 과정을 운영했다. 매주 2시간씩 열심히 교육을 받고, 이날 평가 받게 된 것이다.
김화순 관장은 “자격증을 획득하게 되면 도서관 동아리를 만들어 아동과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그림책 읽어주기 봉사활동을 하게 된다”면서 “앞으로도 주민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 당부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