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 이름부터 확인해 두자. 원셈이/원섬이/원삼이 비봉 주민도 이렇게 부르니 바깥사람들이야 그냥 그대로 따라 부르기 마련이다.
그런데 원이름은 ‘온섬’이다. 앞의 ‘온’은 우리말 ‘백’이고, 뒤 섬은 바다 위의 땅 섬[島:도]이다. ‘백’은 한자 ‘백(百)’이니→로 적어 조정에서 ‘百島里:온섬이’를 섬으로 알고 귀양 보냈다는 얘기도 있었다.
하여간 이곳은 정경세(鄭經世:1563-1633), 송희규(宋希奎:1494-1558), 배무천(裵茂天)이 귀양 온 곳이다. 주민은 귀양 자와 인연을 맺고 세상 보는 눈이 열려 앞서 나간 사람이 많았다.
이 마을에 이씨·국씨 부자가 살았고, 근대 인물로는 백도리 901번지 국영호(鞠英鎬) 씨이다. 국씨는 대학을 다녔으며(중퇴), 북삼화학공사(北三化學工社) 상무이사를 했다. 37세 때인 1954년 5월 20일 제3대 국회의원 선거에 무소속으로 입후보 3,501표를 얻었다. 아들이 국승선이고, 동생 국술호는 서울대학교 약학대학을 나와 전주 중앙시장에서 국약국을 연 약사이었다.
온섬 앞산을 성산(城山)이라하며 꼭대기의 여러 돌들이 성터임을 증명한다. 백도리 북편 깊은 골짜기가 능바우(위), 남편 입구는 붉은바위(우)로 한자 표기는 ‘자암(紫岩)’이며, 동네 앞산 기슭에 짓다 멈춘 건축물이 흉물로 보인다.
이 골짝 내를 ‘사곡천(舍谷川)’이라하며 담보실→진밭실→구상 앞에서 수선 물과 합해지고→구중→구하→돌모롱이→점터 앞에서 가양·온양·맹양들을 적시며→중뜸→갱이(가양) 앞뒤에 이르러 화월·굴뒤골(구두골) 물이 합해지면→아랫동네에 이르러 경천 물을 만나→안치내→수성목에 도달하고 동상면 물과 합류 만경강 상류로 ‘세심청류(洗心淸流) 산고수장(山高水長)’ 소리를 듣는다.
보은매립장 앞 완풍공(完豊公:전주이씨) 묘역이 너른데 전주서부신시가지 공사 때 옮겨온 무덤들이다. 서신동에 7층 빌딩 등 종재가 넉넉해 종인마다 여든 살이 넘으면 매월 10만원씩 주고, 묘역 근처 산을 더 사려고 한다.
매년 5월 5일 기독교식 숭모행사를 하며, 잡풀을 막기 위해 먼 곳에서 마사토를 실어와 묘 관리를 알뜰하게 한다. 이 지역 ‘불법폐기물(보은매립장)’ 문제가 해결되는 데에는 5,425억 원이 들어야 한다니(W신문) 군 당국은 곤혹스러운 일이다.
경상북도 성주에 고산리(高山里)가 있고, 이 이름은 조선 중엽 송희규(宋希奎) 선생이 고산현 백도리에서 귀양생활을 마친 다음 고향에 돌아가 고산을 상기 고산리(高山里)가 되었고, 여기 (百世閣)에 들리면 고산 얘기를 많이 듣는다.
백도리 김동준 선생 묘와 묘비를 후손들이 옮겨갔다. 삼기 具正太 박사 진와가가 백도리이며, ‘할머님(이 부인)의 손자 사랑 깊은 정성’을 여성마다 본받을 만하며 그 훈흔한 애기 오래 전해져야 한다. 20∼30대 완주 공무원 154명이 ‘결혼할 필요 없다가 66.2%’이라니 정말 놀랄 일이다.
/ 이승철 = 칼럼니스트, 국사편찬위원회 사료조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