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의 해 신축년(辛丑年). 실은 음력 정월 초하루(양 2월 12일)부터 신축년이다.
살다보니 남 노래하면 따라 부를 줄 알고, 춤추는 자리서 춤출지 아는 게 못하는 사람보다 낫다. 이런 뜻에서 ‘신축년’이라니 고향 ‘소 얘기’를 살펴본다.
△화산면 우월리(牛月里)의 순수 우리말 옛 이름은→소가 드러누워 있는 모습 같다 해서→‘소 드러누움’인데 세월 따라 사람 따라 발음이 바뀌어 『한국지명총람』에 ‘소두러니’로 적혀있다. 어느 땐가 한자로 ‘우월리’라 적어 오늘에 이른다. 이 마을 출향인은 ‘고향 방문의 날’이 있어 모이면 등산을 하며 하루를 즐겁게 지낸다. 와룡리 가양부락의 너른 논 ‘쇠머리배미’는 소머리 닮아 붙여진 이름인데 흙과 물길이 좋아 작인은 쩡쩡댔다.
△고산면 어우리(於牛里)의 뒷산이 ‘와우형(臥牛形-누운 소형)’이라 해서 소 우(牛)자가 들어있는데, ‘어우정(於牛亭)’이란 글이 있어 정자(亭子)와도 관련이 있어 보인다. 이 마을의 ‘삼우(三牛)초등학교’ 이름에서 소와는 관계가 없고 +를 하나로 통합하며 ‘삼’&‘우’를 따→삼우초등학교이다.
△동상면 대아리 ▲산내지역의 ‘소바우 모탱이(모롱이)’나 ‘소바우 굴’은 와 연관된 이름이다. ▲쇠코바위는 수만리 단지동 북쪽에 있는데, 쇠코 닮아 붙여진 이름이란다.
△봉동읍 구만리 우행산(牛行山)은 ▲봉동읍 구만리 전주이씨 회안대군과 연고가 깊은 마을로 아드님 산소가 있는 낮은 야산이 ‘와우형(臥牛形)’이라하며, 못 ‘우영소(牛影沼)’도 근처에 있었다. ▲또한 봉동읍 은하리의 ‘우산(牛山)’마을은 제1공화국 윤건중 농림부장관 출생지이다.
△소양면 죽절리에 ‘우정(牛丁)’이란 옛 이름이 있었으나 『한국지명총람』 본문 설명에 빠졌다.
△이서면 은교리 ‘쇠아싯골’은 주변 산세가 송아지처럼 돼있어 붙여진 이름이란다.
△전주시 완산칠봉 등산로 중간쯤에 ‘금송아지 바위’가 있다. 욕심 부리면 아니 된다는 전설을 지녔다.
△이방간(회안대군) 호가 망우당(忘牛堂)인데 어느 날 편한 자리에서 술을 마시고 있었는데 가까운 선배 차원부(車原頫 :1320∼1398)의 비보에 놀라 타고 간 ‘소를 잊고 와(忘牛)’ 그의 호 망우당이다.
△사자성어 ‘호시우보(虎視牛步)’에서 호시(虎視)는 ‘큰 뜻을 품고 형세를 신중하게 살피라’ 함이며, 우보(牛步)는 ‘소처럼 뚜벅뚜벅 큰 걸음을 내걸어라’했으니, 2022년 선거에 나설 사람들에게 해당되는 말이다. 그런데 e-메일 얼어보지 않는 태연한 의원이 있다는 얘기가 나돈다. ‘전화하면 바로 받는다.’는 호평을 들어야 성공을 한다.
△식성문제. 쇠기름 몸에 자꾸 쌓여 배 불쑥 나와 핏줄이 막히면 큰 탈이란다. 쇠코에 경 읽기를 하지말자. 쇠고기 과대 포장이 뭇매를 맞더라.
/ 이승철 = 칼럼니스트, 국사편찬위원회 사료조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