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우리 아들, 엄마 아빠 잘못 만나 고생시켜서 미안해. 학교 다닐 때 김치 싸주니 냄새 난다고 교실에서 못 먹고 산에 가서 먹고 왔다고 했지. 엄마는 너무도 마음이 아팠다. 그런 엄마 보고 착한 우리 아들은 밥만 먹어도 행복이라고 말해줬지. 옛 이야기 하니 행복하다. 사랑한다. 우리 아들!” “결혼해서 남편에게 큰 사랑을 받고 행복하게 살았는데 남편이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다. 나에겐 살면서 가장 슬펐던 날이다. 사랑하는 나의 남편, 나를 지극히 사랑해줬던 시간들은 힘들 때마다 꺼내보는 좋은 추억이다.” 완주군이 독거어르신들의 이야기를 담아 제작한 ‘나만의 자서전’ 책 일부다. 이 책은 치매안심센터와 완주지역자활센터가 공동으로, 독거어르신의 인지향상을 위해 추진한 프로젝트다. 어르신들은 △자기소개 △내가 살면서 가장 기뻤던 날 △슬펐던 날 △소중한 사람에게 보내는 편지 등에 대해 직접 채워 넣었다. 손이 불편해 글을 적기 힘든 어르신들은 생활 관리사가 도움을 줬다. 이 과정을 통해 27명의 어르신 이야기 하나하나가 책으로 탄생됐다. 젊은 시절 겪었던 일과 자식, 며느리, 아버지, 어머니로 책임을 다한 어르신들의 제각기 다른 인생 이야기가 고스란히 녹아있다. 책 작업에 참여한 장훈화 주무관은 “어르신들의 진솔한 이야기에 남몰래 눈물을 훔친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며 “어르신들을 위해 시작한 프로젝트지만 오히려 큰 도움을 받았고, 이 어르신들을 위해 더 열심히 업무에 임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책을 전달받은 한 어르신은 “내 이야기가 책으로 나오다니, 작가가 된 것 같다”며 “예전부터 그림그리기, 글 쓰는 것을 좋아했는데 내 그림과 글씨가 세상에 나와 감격스럽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라순정 보건소장은 “코로나19로 지쳐있는 어르신들이 이 책을 보면서 조금이나마 위안이 됐으면 좋겠다”며 “이번 자서전 제작과정을 통해 어르신들이 과거를 되돌아보며 추억하고, 오늘이라는 현재 삶에 대하여 소중한 의미를 찾기 바란다”고 밝혔다.
최종편집: 2025-06-24 17: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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