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싶네요. 누가 사진 찍자면 도망치지요. 화상 나빠 옆 사람에게 누가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저 망령인가 두 분 보고 싶네요. 유효숙 님 당호 ‘태안당(泰安堂)’. 잘 지내실 줄 믿습니다. 이계임 님 아호는 ‘여강(麗江)’. 방방곡곡 화려강산(華麗江山) 즐겨 누비시기 바랍니다.
그때 아호 정하기 잘했습니다. 호 없었더라면 호칭 어려워 이 글 쓰지 않을 수 있습니다. 태안당 님! 보건소장-면장 직책대로 부르고 싶습니다. 여강 님! 면장-과장-국장 이렇게 불러 마땅합니다.
그러나 우리 직접 한 사무실 근무한 이력이 없어 서로 편한 지칭 태안당·여강 이 부름 싫지 않으시기 바랍니다.
태안당에게 재미삼아 써드린 낙서 몇 줄을 용진읍 승격 행사장 너른 베 폭에 전현숙 면장이 크게 박아 걸었습니다. 보건소장 때의 독감 예방주사 덕으로 저 이제까지 살아있습니다.
여강 님! 『소양이야기』를 내고 제게 주신 원고료 ○○○만원. 그 봉투 들고 사무실 찾아가 내놓으니 “선생님! 제 생각과 다른 말씀하시네요. 저 주러오셨으면 차라리 ○회에 헌금하세요.” 차분하며 자애로운 말씀에 돌아와 ○○○회 건축비로 내고, 여강 청백하심을 부군수·군수에게 알렸습니다.
소양면 개청100주년 기념 비석 기억하시지요? 이제 두 분과 친했던 직원들 이야기입니다. 홍성희 씨와 각각 점심을 마친 다음 삼례→봉동→비봉→화산→고산→용진면 문화현장을 확인했던 일 잊혀지지 않습니다.
송이목 팀장시절 어느 월간지에 한 달 5만원 짜리 일자리를 마련해 줘 90여 회째 글을 싣고 있습니다. 유원옥·이도일 양인과 대둔산 용문골 처녀폭포를 바라보며 골짜기가 떠들썩하게 웃었습니다.
‘은하수길’ 그 이름 찬동 받아 좋았으나, 활골 얼음 굴을 찾아가 허탕하고는 “나 여러분과 함께 일하기 이제 낙제야.” 했었습니다.
그런데 유원옥 님 비봉면장 취임 후 함께 ‘범바위’에 올라가 슬픈 역사의 상처를 어루만져봤습니다. 날씨 가물자 이웃 억센 면민들이 떼 지어 몰려와 바위를 깨부쉈습니다.
올봄 송이목 구이면장 ‘불망비 2기(基) 옮기는 문제’를 의논하잡니다. 『조선왕조실록』과 『전주 선생안』을 찾아 확인해 줬고, 일을 마치자마자 2020년 7월 본청 축산과장으로 영전했습니다.
박병윤 동상면장은 사무소 마당 복판의 100년 된 배롱나무 앞에 안내판을 세우며 차를 보냈어요. 행사 마치며 이 일과 연유된 뜻이 담긴 아호 ‘백헌(百軒)’을 제시하니 반갑게 받아드렸습니다.
태안당 님! 여강 님! 남녀유별(차별금지법 만들자는 세상인데)이라 멀리서 이렇게 편지를 띄웁니다. 이를 옛정이라 하나요? 보고 싶습니다.
남자들과의 경쟁, 여성으로서의 일인다역(一人多役) 고생 많으셨습니다. 전 화산면장 김현순·전현숙 님에게도 안부 전해주세요. 저에게 일 시킨 분 모두 승진하여 보람을 느낍니다.
/이승철=칼럼니스트/국사편찬위원회 사료조사위원
한국국학진흥원 자문위원회 운영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