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아니라 병 모르고, 약사 아니어서 약 알 수 없다. 다만 코로나19는 전쟁보다 더 무서운 병이기에 의사(의료진) 없었으면 이 나라 어찌 됐을까? 아슬아슬한 생각이 든다.
60년 전 전주 오거리 유승국 의원장의 글 ‘양의(良醫)와 명의(名醫)’를 봤는데, 2020년 진짜 ‘명의’·‘양의’를 대한다.
올 봄 아내 권유로 따라간 곳이 완산구 서신동 이었다. 원장의 말 “아주머니는 모르겠는데 아저씨는 알겠어요.” 책상 서랍에서 무언가를 부지런히 찾는다.
손에 쉬 잡히지 않자 “이건 그렇고요. 이번 진료비 받지 않고 얼굴 곱게 다듬어드리겠습니다.” 이게 무슨 말인지 멍하고 있을 때 누울 자리로 안내하며 “좀 아플 거예요.” 곧 시술에 들어갔다. 약간 고기 굽는 냄새가 났고 일이 끝나 수납원 앞에 서자 그냥 가라며 2주 후 들리란다.
정해진 날에 가니 원장 하는 말 “찾았습니다. ‘매력(魅力)’ 바로 이 글입니다.” 그때서야 어렴풋이 생각났다. 맞다. 확실히 ‘매력’이라 써줬다. 5년 전 맨 처음 들린 고객을 잊지 않은 송상훈 원장 혜안(慧眼)이 대단하다.
‘신언서판(身言書判)’이라 하는데, 키만 보통이지 얼굴에 잔 점이 많아 내가 보기에도 거북했던 게 사실이다.
당시 가족의 권유로 피부과에 갔던 바 의사와 간호사가 의외로 친절해 어색치 않았으며, 잡티가 말끔히 잡히자 새 사람 딴 얼굴이 됐다.
여기에 감동 에 ‘노인 꼭 찾아갈 곳 피부과’란 글을 썼다. 누구를 칭찬하려는 게 아니라 자신의 감흥(感興)을 적은 칼럼이었지만 5년 뒤 2차 방문 때 꿈에도 생각하지 못한 큰 대접을 받았다.
특별한 경험이야 없지만 평소 ‘매력’이란 말이 좋아 자주 쓰는 편이다. 이래서 ‘매력’ 두 자를 써본 것이나 송상훈 원장의 남다른 총기(聰氣)는 진짜 매력 넘친다.
피부과를 다녀온 후 사람마다 10년은 젊어 보인다 하며, 확실히 거울보기가 편하다. ‘명의’보다 ‘양의’가 더 훌륭하단다. 코르나19를 보며 의사 의료인의 인술이 더 우러러 보인다.
덕진 양윤정신경과의원(원장:양윤정)의 처방전에 따라 치매 예방약을 15년 째 먹는 처도 ‘명의’·‘양의’를 말한다.
이웃집 윤용순·윤상원 두 의사 고맙고, 푸른솔치과 안낙현 원장은 1980년대부터 지금까지 겁 한 번 주지 않으며 이를 살펴준다. 1960년대 전주적십자병원 이덕진 선생을 꼭 한 번 만나야 하는데 너무나도 오래되어 걱정이다.
병 이길 장사 없으나, 병 잡는 의사는 많아서 우리들이 잘 사니 만천하 의료진 모두를 존경해야 한다. 뽀얀 얼굴을 볼 때마다 송상훈 원장 잊을 수 없다. 매력이 넘쳐난다.
전북혁신도시 대성약국 신은숙 약사 역시 언제나 친절하다. ‘개과천선’ 할 의사는 양산 신정호 선생이 잘 안다. 억울하게 당한 점을…
/이승철=칼럼니스트/국사편찬위원회 사료조사위원
한국국학진흥원 자문위원회 운영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