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물이어선 안돼,
그냥 물이어선,
흐르며 들판을 적시는,
그런 흙 냄새의 고통을 아는
수많은 생명들이 자라고
철새 때 뛰노는 그런 강,
산과 산을 거느리고
동서 백리를 내달리는
칼날 선 바위틈이나
시련의 폭포 수 쯤은
가볍게 삼켜버리고
흘러가는 그런 강,
마을과 마을을 품어
수 천년의 숨결이 태동하고
수 만개의 생명수를 끊임없이 퍼나르는
마침내,
서해바다를 호령(號令)하며
한반도의 비상(飛上)을 꿈꾸는
그런 강,
■ 박병윤(51)시인은 지난 2017년 별빛문학 ‘가을밤 단풍잎’, ‘두만강 천년물길’, ‘옹골진 배추포기’ 등의 작품으로 등단했다.
시인외에도 사진작가를 비롯 생태인문학강사, 숲해설가, 민예총 회원, 전북생명의 숲 이사, 전북숲해설전문가협회 부회장 등 문화와 환경을 아우르는 다양한 영역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현재 완주군청 문화관광과장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