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선비가 머슴 눈치를 보니 불만과 딴 생각이 있는 것 같아 갓 씌우고 도포 입혀 아랫목에 앉힌 다음 책을 읽으라 하니 하루만에 ‘나 좀 살려 주세요’ 하고 달아났다.”는 얘기가 있다. 국회 청문회에서 표절 시비로 곤혹을 치르고 낙마하는 사람을 보지 않았나. 공부와 연구 아무나 하는 게 아니고 이처럼 어렵다는 말이다. 연구비가 있어야 하니 하고 싶어도 못 하는 게 연구이다. 특허 얻어 사업하다 굶어 죽은 사람 있다. 우편으로 『전주용강서원지(全州龍岡書院誌:274면)』와 『유일재선생실기(遺逸齋先生實記:84면)가 집에 왔다. ▲편저는 류기송(柳基松) 농공학 석사가, 감수자는 류해광(柳海光) 완주 소양농업협동조합장이다. 누구나 보기 쉽게 꾸며 보학과 향토연구자마다 욕심낼만하며, 이 기회에 얻지 못하면 후회할 책이다. 농협장들 대체로 ‘바쁘다’며 종회(宗會)에 못 나오는 사람 많은데, 류해광 씨는 종사관련 책을 내어 타성에게까지 주니 그 정성 보통이 아니다. 유일재 류분(柳坋) 선생은 생절신(生節臣), 묘가 소양에 있어 책 보고 싶은 사람 많을 것이다. 번역이 잘 되었고, 원문(原文)이 함께 실려 있어 더욱 빛이 난다. 글씨 커 노인들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기에 마땅하다. 류분(경칭 약)은 전주 류씨 시조 류습(柳濕)의 현손으로 모두 고려 말 조선 초 인물이다. 이문정(李文挺) 딸이 류분 증조부 류극수(柳克修) 형수이다. 전주 말앗이씨가 내세우는 평호(萍湖) 이경동(李瓊仝)·한재(寒齋) 이목(李穆)이 유일재 선생 제자이다. 말안(마랏)이씨 큰 돈 내고 사야 하는데 비매품이다. 이래서 류씨를 양반이라 한다. 양반 집안 알아둬 손해 볼일이 없어 글을 쓰며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2020년 4월 15일 제21대 국회의원 300인을 뽑는데, 표 많이 얻는 후보자가 당선되고 모자라면 떨어진다. 그 원인 어디에 있을까? 자기 집안, 처가, 외가, 진외가, 사돈, 동창생, 한 동네 이웃, 당원 표를 얻느냐 놓치느냐에 달렸다. 마랏이씨 고모네 집안이 전주류씨이다. ○영○은 189표, △형△는 111표 모자라 지는 꼴을 보았다. 현판, 주련, 비문, 묘비, 축문, 행장, 중건기, 천연색 사진, 교지가 한 권 속에 담겨있으니 산소, 서원 가지 않고 족보 볼 것 없이 다 알 수 있다. 어떤 집안 한문으로 된 『황강원지(黃崗院誌)』 번역을 하자며 달랑 돈 150만원 주고 착수하더니 진도 묻는 사람도 없다. 만물에는 씨가 있어 씨 무시하면 아니 된다. 류청(柳靑), 류범수(柳凡秀), 삼례 유리 류병양(柳秉養) 선생은 연유 있는 집안 인물이다. 간결하면서도 장중한 이 두 권의 책자는 구정 선물로 최고이다. 해광 해처럼 빛나고 수양버들처럼 늘 푸르리라. 전주류씨·전주최씨·전주이씨는 호남 종중문화 벌전에 더욱 기여하기 바란다. /이승철=칼럼니스트/국사편찬위원회 사료조사위원 한국국학진흥원 자문위원회 운영위원
최종편집: 2025-06-24 17:09:00
최신뉴스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톡네이버블로그URL복사
오늘 주간 월간
제호 : 완주전주신문본사 : 전북특별자치도 완주군 봉동읍 봉동동서로 48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전라북도, 다01289 등록(발행)일자 : 신문:2012.5.16.
발행인 : 김학백 편집인 : 원제연 청소년보호책임자 : 원제연청탁방지담당관 : 원제연(010-5655-2350)개인정보관리책임자 : 김학백
Tel : 063-263-3338e-mail : wjgm@hanmail.net
Copyright 완주전주신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