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각 기관장 님! 집집마다 버리자니 아쉽고, 두자니 걸리적거리는 게 있습니다. 하나 마련하시면 어떨까요? 시드는 꽃에 물주기와 같은 사업입니다. 틈내어 이 제의 검토해 보기 바랍니다.
청와대의 ‘대통령 행사 기획자문위원’ 탁현민은 재치가 있어 신선한 맛을 느끼게 한답니다.
각 기관장께선 남 말 쉬 알아들으시기에 방문의 예를 생략하고 이렇게 써봅니다. 차석이나 참모가 먼저 타당성을 검토하여 상사께 건의하면 경사일 수 있습니다.
경주에 ‘벼루박물관[관장 손원조(77)]’, 완주는 ‘술박물관’이 자랑이나, 만물 중 으뜸이라는 ‘사람 박물관’은 없습니다.
‘사람 박물관?’ 사람 진열은 있을 수 없지요. 그렇다면 다른 방책이 없을까요? 상패-기념패-감사패-상장-공로패-임명장-위촉장…을 한 자리에 모아 늘어놓고 함께 보자는 발상입니다.
기관장을 비롯하여 공무원-퇴직자-일반군민-군경-학생-종교인들의 찬연한 공훈이 구름에 해 거려지듯 했습니다.
기증(대여)을 받아 진열하면 이 자체가 정보 교류가 되지 않을까요?
실은 본인 외 부부, 자녀, 부모, 형제자매, 동창생, 이웃, 친구들 제대로 아는 사람 귀합니다. 가깝다며 차 마시고 밥 먹으나 속내는 천리강산입니다. 이래서는 존경심, 동질성, 공감대가 일어나기 어렵지요.
청와대 구성원들도 탁현민의 지혜를 인정하고 호응하기에 문재인 대통령 위상이 높아지며, 국민들이 보기에도 좋습니다.
기관마다 ‘상패 박물관(전시실)’을 설치하자는 이 방안을 받아주기 바랍니다. 큰 돈 들지 않아 착수하기도 쉽습니다. 악수하며 상대방의 상 이야기를 하면 깜짝 놀랄 것입니다.
미국 루스벨트 전 대통령은 1만 명 이름을 외웠답니다. 인천 윤 모 국회의원은 3만 명을 손안에 쥐고 다니며 대화하는 천재(?)랍니다. 숨겨진 재능이나 특출한 공로에 대해서 치하 받기 싫은 사람 어디 있겠습니까? 사람의 기(氣)를 살리는 묘책이 있어야 합니다.
전엔 선정비(善政碑)·정려각(旌閭閣)을 세워 그 파급효과를 높였습니다. 문화원-문화재단-삼례문화예술촌-도서관이 결심을 하면 어렵지도 않습니다. 지방의원들이 관심을 보이면 일이 더욱 쉬워집니다.
올 봄 완주군청 현관의 상장·상패를 진열한 그 효과가 대단했습니다. 야비한 사람은 남의 약점을 후벼 파고, 노련한 상사는 상주기를 좋아합니다. 즐겨 받은 상패 자랑할 자리를 마련해 봅시다. 기관장 오래 할 계책이기도 합니다.
골동품 수집상에게 모아오라하면 순식간에 쌓이고 넘쳐납니다. 이게 문화 창달입니다. 명함 주는 사람 ‘나 알아 달라’는 뜻 아닙니까?
사람을 제대로 알아주면 열 배 스무 배의 대접이 되돌아옵니다. 전엔 남의 족보까지도 줄줄이 외웠습니다.
/이승철=칼럼니스트/국사편찬위원회 사료조사위원
한국국학진흥원 자문위원회 운영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