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양면사무소(자치센터) 새 터 잡아 새 집과 새 누각 세우며, 당시 정재윤 면장 ‘정자 이름 뭐라 하면 좋을까요?’ 이 물음에 ‘소양루(所陽樓)가 좋지요’. 그 후 살펴보니 명필 ‘소양루’ 현판이 걸렸다.
한참 뒤에 안 일이지만 ‘황운루(黃雲樓)’라는 초안(草案)이 있었다는데 면민들은 면장 설명을 듣고 별 토론 없이 쉬 받아들여 결정되었다고 한다. 소양면민 이처럼 소양(素養)이 높다. 이게 특장이다.
△원등-위봉-고덕-단암-송광사 등 이름 있는 절 많고 △서원(대승·화산)이 있으며 △천주교당과 해월리 ‘피정의 집’ 외에 △개신교회가 완주에서 가장 많다. 이래서 그런지 면민은 온유하며 온당한 일에는 곧 한마음이 된다.
▲임진왜란 때 웅티(웅현)싸움 우리 군(軍)이 밀린 전투이었으나 강시복, 유옥희, 유해광, 이목윤, 김희조 외 소양 높은 많은 분들이 피에 젖은 땅에서 추모식을 갖기로 하자 호응도가 높아 한 여름에도 큰 소리 없이 경건하게 시행한다.
▲완주 최초 면지가 『소양면지』 ▲이계임 여성 면장은 2013년 『소양 이야기』를 펴내며 면사무소 앞에 ‘…개청 100주년 기념비’도 세웠다.
▲농협장은 금융과 생산·판매 이해관계가 복잡하여 전문가가 아니면 맡기 어려운 자리인데 유옥희 최초 여성 조합장을 배출했다.
▲유해광 현 조합장 역시 이 분야의 달인이면서 지역사와 보학(譜學)에 밝고, 무실역행(務實力行) 실학정신이 뚜렷하다.
▲봄에 벚꽃 어딘들 없으련만 해마다 ‘꽃 축제’를 연다.
▲2019년 완주군 8월 인사 이동에서 초임 면장 2인(송이목·유원옥)이 한꺼번에 나왔음은 보통 일이 아니다.
▲서울 삼풍백화점(百貨店) 참사에서 기적으로 살아난 최명석이 용연 출신, 그 배우자 박승현도 같은 고초에서 천운을 탄 여인이다.
면장 아무리 요령 있고 똑똑해도 면민과 유지들이 공조해 주지 않으면 빛도 없이 능력 발위가 어렵다는데 소양면은 이런 그늘에 들지 않는다.
유범수 전 군수 곳곳에 다리 많이 놓았으나 공적비는 소양면에만 있다. 마침 비석 이야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초등학교 뒤편 마수교 가는 길가 거사비(去思碑)는 대단한 가치를 지녔다.
지금 그 자리도 좋지만 소양면민의 위상을 더 높이고 여러 사람이 즐겨볼 수 있도록 의논하여 지금 면청사 마당으로 옮기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소양(所陽)은 ‘태양(太陽)이 솟는 장소(場所)’라는 뜻. 소양은 예전에나 지금이나 사람 모으고 표적을 잘 남기는 데 으뜸이며 긍정적 수용자세가 최고이다.
동원훈련장이나 체육중·고등학교를 흔쾌히 받아들였다. 이런 성향을 보면서도 못 따라오는 읍·면이 많다.
고산 5거리(전 3거리) 조건이야 화심 못지않으나 감히 국수집 하나 차리지 못한다. 이게 지역 차이다. 11월 7일 행사 매우 밝게 보였다.
/이승철=칼럼니스트/국사편찬위원회 사료조사위원
한국국학진흥원 자문위원회 운영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