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27일 완주군에 대단히 흥미로운 자리가 마련됐다. 소위 관광 어벤저스라고 불릴 만큼 대한민국 최고의 관광전문가로 구성된 좌장 한범수 경기대 교수를 비롯해 발제자, 토론자 그리고 주민 100여명이 어우러져 무려 3시간 넘게 ‘완주관광의 새로운 변화’를 찾아 뜨거운 토론을 벌였던 것.
완주관광 현 주소에 대한 관광 전문가들의 지적은 한결 같았다. “완주에는 없는 것 없이 다 있다. 그러나 대표선수가 없다.”
사실, 완주의 관광 토양이 그렇게 척박한 것만은 아니다. 풍성하고 풍요로운 자연환경은 완주의 상징이고, 로컬 푸드 1번지로서, 완주는 대한민국 먹거리 정책의 판도를 일궈낸 저력의 표본이다.
삼례에는 문화예술촌이 있고, 구이에는 명산 모악산과 술 테마 박물관이 있고, 놀토피아와 오성한옥마을은 어디 내놔도 뒤지지 않을 매력적이고 차별적인 공간이다.
진귀한 진주알처럼 빛나는 완주의 명소 하나하나를 잘 엮어내어 값나가는 목걸이로 만들자는 박강섭 전 청와대 관광진흥비서관의 제안에 참석자들이 깊이 공감한 것도 이러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 것이리라.
이날의 화두는 하나였다. 따로 떨어져 있는 각각의 선수들을 어떻게 연결할 것인가. 완주가 담을 수 있고, 담아야 하는 완주만의 가치와 정체성, 경쟁력은 무엇인가. 각계의 관광 전문가들이 모인 만큼 다양하고 이색적인 전략이 제시되었다.
한교남 문화체육관광부 자문위원인 ㈜피디엠코리아 소장은 관광트렌드와 함께 비비정에서 맛보는 ‘BB빵’출시를 예로 들었고, 최영기 전주대학교 교수는 완주의 지형이 고래를 닮았다는 점에서 착안한 관광브랜드화 전략을 제안했다.
장병권 호원대학교 교수는 주민이 중심은 관광정책을, 임석 강진군 문과관광재단 대표이사는 2017년 강진방문의 해 준비 과정 및 성과 등을 공유했다.
전문가들의 진단과 대안도 탁월했지만, 무엇보다 본 위원은 완주 내부 구성원의 의지와 열정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관광도시 완주에 대한 염원과 변화, 변화를 모색하려는 마음이 하나로 모아지지 않는다면 획기적인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지역민이 필요성을 공유하고 변화의 의지를 다질 때, 군 행정력을 모으고, 의회가 협의하여 한 목소리를 낼 때 지역발전이 뒤 따라 온다는 것은 어느 분야에나 적용할 수 있는 명제라고 본다.
“한 고장의 정체성을 찾고 관광으로 발전시키는데 최소 10년 20년이 걸린다.”, “관광정책의 최종 목적은 살고 싶은 곳을 만드는 것.”, “관광객의 지갑이 아니라 관광객의 마음을 열어야 한다.”, “모든 열쇠는 완주가 쥐고 있다.” 경험에서 우러나온 지정토론자들의 애정 어린 조언도 깊이 새겨두었다.
하루아침에 성과를 내기란 어려울 것이다. 완주관광정책의 백년대계를 담는 작업인 만큼 다각도로 면밀히 분석하고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 과정에서 의회의 역할이 있으리라 믿는다. 앞으로도 전문가와 담당 공무원, 주민 여러분의 의견을 경청해 가며 가교역할을 하도록 하겠다.
/유의식= 완주군의회 자치행정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