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저더러 ‘국어과 교사였냐?’ 묻는 분 있습니다. 사범대학 사회생활과를 나와 전공과목을 가르치다 교사 모자라던 시절 상치 과목 일부 ‘국어과’ 수업을 한 적이 있어 흔히 ‘국어과’ 운운합니다.
1940년대 초 고산공립국민학교 신입생 시험에 낙방하고 봉은(鳳隱) 김재천 선생이 사랑(舍廊)에서 마을 아이들을 가르칠 때 여기에 나가 『천자문』을 배웠고 선생님 손자 태신과 저는 이 책 외운 실력으로 고산학교에 입학, 김태신은 급장을 했으나 저는 후보군에도 들지 못했습니다.
당시 작문이라 해서 글 짓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제목이 ‘시모노 아사(霜の朝:서리 아침)’이었습니다. 전문 기억이 나지는 않으나 ‘맨발로’ 학교 온 얘기를 쓴듯한데 동그라미 ‘다섯 개’를 맞아 기뻤습니다.
중학교 2학년 땐가 김종수 선생님 전근하신다는 말을 듣고 밤새도록 송별사를 써 주머니에 넣어갔지요. 고산향교 마당 선생님 이임사를 마치시며 ‘여러분 잘 있어요.’ 하실 때 바로 나가 읽을 작정이었는데, 그러나 막상 쩔려(?) 못 나섰습니다.
그렇다고 그 글 떠나시는 선생님 드리지도 못했고, 친구에게 보여주지도 않았습니다. 지금도 졸장부 그 심정 매사 여전합니다. 이런 얼간이가 친구 장가드는 날 따라가 소위 우인 대표랍시고 써간 축사 가끔 읽은 적이 있었습니다.
이럭저럭 좋은 세월 다 보내고 집에서 놀 때 우연히 만난 임원과 편집진이 코너(corner:구석)를 마련해 준 인연으로 650회 째 이 글이 실려 나갑니다. 그 동안 신문 이름 →→로 바뀌었습니다. 사장-기자-필자 △‘글 그만 쓰겠습니다.’ △‘필진 바꾸게 그만 쓰십시오.’ 이 말 서로 차마 못하며 여기까지 왔습니다.
지역 신문에 관심이 있어 살펴보니 이영아 바른 지역 언론연대 회장(고양신문 대표)은 ”지역 언론에 대한 바른 투자는 ‘민주주의를 위한 필수적’인 투자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여전히 중앙언론 중심이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이런 줄 처음 알았습니다. 언론도 중앙·지방 차별을 받다니요. 완주군민은 을 통하여 꼭 반응을 보여주기 바랍니다. 완주는 기관이 분산되어 있는 독특한 지역으로 일체감이 부족한 편입니다. 하나로 묶는 띠가 필요합니다. 이 이일을 하도록 키워나가야 합니다.
심상정 국회의원은 “건강한 지역신문들이 임계점을 넘을 수 있는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언론은 4부, 무관의 제왕 소리 들어야 합니다. 막힌 언로 신문이 열어가야 민주주의는 커나갑니다. 심상정 의원의 ‘임계점’ 얘기를 전폭 지지합니다.
245회, 통합 650번 째, 8월 1일이 이 신문 창간 5주년입니다. 주간지 통합 650회는 짧은 기간이 아니었습니다. 독자 님! 지루하셨지요? 별빛은 까만 밤일수록 더 찬란해 보인다고 했으니 젊은 청춘들 모두 다 이 어려운 고비를 잘 이겨내기 바랍니다.
/이승철=칼럼니스트/국사편찬위원회 사료조사위원
한국국학진흥원 자문위원회 운영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