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정전 66년 만에 남북미 정상이 판문점에서 만났다. 트럼프의 상상력으로 촉발된 역사적인 만남은 문재인의 신뢰감을 토대로 김정은의 결단력이 만나 성사됐다. 문 대통령 역시 지난 2일 청와대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상상력이 세계를 놀라게 했고 감동시켰으며 역사를 진전시킬 힘을 만들어 냈다”고 밝혔다. 각 부처 장관들에게도 “선의를 가지고 열심히 일하는 것을 넘어서서 과감한 정책적 상상력을 좀 더 풍부하게 담아줄 것”을 당부했다. 상상력이 성공을 거둔 한 사례를 보자. 1991년 일본 아오모리현에 거센 태풍이 몰아쳤다. 일본 최대 사과생산지였던 아오모리 지역의 사과 90%가 수확을 코앞에 두고 떨어져버려 농민들의 시름이 깊어졌다. 한 이장이 남은 10%의 사과를 가지고 ‘절대 떨어지지 않는 사과’라는 브랜드를 만들어 시험을 앞둔 수험생들에게 일반사과의 10배의 가격으로 판매하자고 제안했다. 사과는 비싼 가격에도 모두 팔렸고 농민들은 태풍으로 입은 피해를 만회할 수 있었다. 이렇듯 상상력은 놀라운 힘을 갖고 있다. 개인뿐 아니라 회사나 국가 등의 조직이 발전하려면 기본적인 바탕에 남다른 전략과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상상력이 있어야 한다. 특히 많은 상상력이 필요한 분야가 관광산업일 것이다. 현재의 자연환경보다 독창적인 상상력으로 새로운 공간과 새로운 시간을 창출해 관광객이 꿈꾸는 이상적인 세계를 극대화해 느끼도록 만드는 방법이 필요하다. 일본 이시카와현 하쿠이시 미코하라(神子原) 지역은 인구 2만 2,600여명의 작은 소도시로 주민의 50%가 65세 이상이다. 이곳의 한 청년은 마을 옛 문헌에 나오는 미확인비행물체(UFO)라는 단어를 근거로 각종 지역상품을 개발하고 실제 달에 다녀온 우주인을 초청하더니, 급기야 미항공우주국(NASA)로부터 사용한 로켓을 사들여 전시하면서 매년 수만 명의 사람을 마을로 불러들였다. 상상력이 시골마을을 우주과학의 관광지로 만든 것이다. 이 청년은 훗날 정직 공직자가 되어서는 ‘신의 아들’이란 마을 이름에서 착안해 지역 쌀을 바티칸의 교황에게 진상했고, 이를 근거로 브랜드를 만들고 홍보해 농가 수익 증대뿐 아니라 청년들이 마을을 찾아와 정착하게 만들었다. 이 사람의 이름은 ‘다카노 조센’으로 그의 이야기는 일본 TV의 드라마로 제작되기까지 했다. 만약 한국의 공무원이 이와 같은 일을 제안하고 시작하려 했다면 핀잔부터 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다카노 조센은 터무니없는 내용의 편지를 보낼 때 ‘실패하면 어쩌지?’하는 생각보다 일이 성사되기도 전에 포스터와 상표를 먼저 구상했다고 한다. 꿈꾸는 일을 만들기 위해 엄청난 예산을 들여서 하는 것이 아니라 이전과 다른 방식으로 상상하고 직접 부딪히면서 시도했기에 현실이 될 수 있었던 것이라 생각한다. 지역의 농산물이나 관광자원도 이렇게 무한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한다면 새로운 활로를 열 수 있다. 완주의 곶감은 자연건조를 고집하다보니 다른 지역에 비해서 색깔이 어두워서 소비자들이 선홍색인 타 지역 곶감보다 선호하지 않았다. 하지만 웰빙바람을 타고 흑미, 흑마늘, 검은콩이 인기를 얻자 오히려 약점이었던 색을 앞세워 ‘흑곶감’이라는 이름으로 수도권 입맛을 공략해 성공을 거뒀다. 여기에 조금 더 상상력을 더하는 제안을 해본다. 임금님께 진상했던 조선왕조실록의 기록과 천주교 박해시절 완주군 산중에 숨어 살던 신도들이 곶감을 만들어 내다 팔면서 생계를 유지했던 이야기를 더할 수 있다. 완주만의 천연건조 방식을 국가중요농업유산으로 만들고 세계적인 쉐프를 통해 명품 디저트로 발돋움 한다면 세계적으로 각광받을 수 있지 않을까. 엉뚱한 융합과 재미있는 스토리와 연계된 아름다운 발상, 그 상상력의 힘으로 우리의 농산물과 관광산업을 새롭게 키워나갈 수 있을 것이란 꿈을 갖게 된다. 우리 앞에 놓인 것을 벽으로 생각하지 말고 깨뜨리는 방법이 어렵다면 돌아가서 앞으로 나가는 방법도 상상해 봐야 하지 않을까. /유희태=더불어민주당 한반도경제통일 특별위원회 부위원장
최종편집: 2025-06-24 17: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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