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식사 △국민의례 △졸업장 및 상장 수여 △학교장 인사 △축하 공연 △졸업가 및 교가 제창 △폐식사. 2019년 1월 11일 전북혁신도시 전주온빛중학교 제5회 졸업식 순서이다. 오늘의 할아버지들 예전 졸업식에는(중복 피하고) 학교장 회고사(誨告辭)→내빈 축사→졸업생 기념품 증정→재학생 송사(送辭)→졸업생 답사(答謝)→졸업가가 끝나면 ‘난 정령 학교를 떠나는구나!’ 이 생각에 훌쩍거리는 소리가 났고 눈물을 보였는데 지금은 상상 외이다. 사은회(謝恩會)를 열고 담임선생 기념품을 마련하기 위한 ‘졸업비’가 있어 이를 못 내면 당일 졸업장을 받지 못한 학생이 있었다. 사친회비와 수업료 미납자가 담임 보장으로 사정회(査定會)를 통과 졸업하면 행운아이었고, 형편이 어려워 그런 일을 못했던 교사는 정년 이후 마음이 아파 앞가슴을 쥐어뜯었다. 졸업장을 받지 못한 이 학생이 천신만고 끝에 성공하여 스승을 찾아오자 노 교사는 지난날의 일로 얼굴이 사색이었다. 청년이 하는 말 “선생님! 어색해 하지 마세요. 제 친구 여러 명은 중학교 입학도 못했고, 또 다른 아이는 초등학교도 못 다녔습니다. 저는 중학 3년을 다니며 선생님 은혜를 입었습니다.”, “이 오버(over) 나다니실 적에 입으시기 바라며 사왔습니다.” 스승은 하늘 보기가 부끄러워 엉엉 울었고, 졸업장을 못 준 죄책감에 짓눌려 평생 그 오버 입지를 않은 채 그럭저럭 살다가 운명 전 이런 유언서를 남겼다. ‘“아들딸들아! 나 죽어 들어오는 부의금은 몽땅 불우학생에게 주어라.” 가난한 살림 여러 식구 가장으로서 제자들을 돕지 못했던 부담감(?) 때문에 외투를 감히 입지 않으셨음을 안 자녀들의 곡성이 높아졌을 때 졸업장을 못 받았던 제자(?)가 입관 자리에 들어서며 이 광경을 보고 마음에 굳힌 바가 있었다. 1주기가 되는 날 ‘무(無) 졸업장 제자’는 묘비를 세웠다. 마지막 구절 “…선생님 가난에 뼈가 저려 저 밤낮 없이 일을 했고, 자식들 굶기지 않아 처(妻)와 함께 이 비를 세웁니다. 제자 ○○○”. 회고사에 나올 만한 이야기이다. 마지막 ‘가르침(회:誨)이라는 회고사’ 대신 교장 인사로 바뀌었다. 전원이 고교진학(전기 30, 후기 313) ‘아! 대한민국 만세’이다. 다만 강당이 좁아 재학생은 들어오지 못했고 학부모 거의 서있었다. 기악합주와 북을 치는 난타 등 수준 높은 축하공연을 경탄하며 나오니 교문 밖 풍경이 애처롭다. 졸업생은 343명인데 꽃장수는 수십 인, 진열된 꽃다발은 천여 개 넘을 것 같다. 한 푼이라도 벌어야한다는 이 상인들이 내일은 어디로 가려나. 조카나 아들로 보인다. 졸업생들의 마음속에 사은·학우애·모교·동창생에 대한 관심이 어느 정도일까. 졸업하고 갈 곳 없는 대학생이 많다. 해결사 어서 나와라. 청년에게는 호기심-동경(憧憬)-패기가 자본이다. /이승철=칼럼니스트/국사편찬위원회 사료조사위원 한국국학진흥원 자문위원회 운영위원
최종편집: 2025-06-24 13:2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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