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좋아 나쁠 게 없다. ①구이(九耳)면 : ‘동-서-남-북’과 ‘상-하-좌-우’에 자기 마음 ‘소리’까지를 합하면 아홉 개. 이 아홉 소리를 듣기 위해 귀를 열고 귀담아 들어야 한다.
②상관(上關)면 : ‘관문(關門)’을 생각해 보자. 나가는 사람에겐 친절하게, 들어오는 사람은 반갑게 맞아야 한다. 사람대접 받고 싶으면 상관면으로 이사하자는 말이 나와야 한다.
③소양(所陽)면 : ‘태양이 솟는 장소’라는 뜻이다. 해와 볕이 최고 가치이다. 존엄함을 받들며 살아나가야 한다.
④용진(龍進)읍 : 용은 ‘임금’을 가리키니 전국을 뒤흔들 사람 나올 지역인데 마침 군청이 제 발로 들어왔다. 사람 중심의 읍이 되어야 한다.
⑤운주(雲洲)면 : 흔히 ‘구름 골’이라 하는데, 글자대로라면 ‘구름 섬’이 옳다. ‘골’이던 ‘섬’이던 그럴듯한 이름이다. 높은 대둔산(大芚山:한둔산) 구름이 그 아래에 끼면 솟아있는 윗부분이 마치 ‘섬[島:洲]’으로 보인다. 민심이 구름처럼 떠있어 충청도 편입을 은근히 바란다. 언제 떠날지 모른다.
⑥경천(庚川)면 : ‘법정 3개리(里)’로 가장 작은 면이다. 원래 이름은 ‘경좌(庚坐)’, 우리말로는 ‘개 앉음’이다. 이 ‘개 앉음’이 ‘갠지미’→‘갱금’까지 왔다. 요새 구호 ‘경천애인(敬天愛人)’대로 잘 살아야 통폐합 문제에서 자유롭다.
⑦화산(華山)면 : ‘화려강산(華麗江山)’ 이름이야 좋으나 통문(通門) 하나를 못 세운다. 전엔 화평[花平(坪), 華坪] 명당 찾아 이사 오는 사람 많았으니 이 명성 이어가야 한다.
⑧비봉(飛鳳)면 : ‘나는 봉황!’ 아주 날아가 버리면 아니 된다. 떠난 이는 고향 지킴이를 대접해야 한다. 떠난 봉황은 정갈해야 되돌아온다. 고산 읍내리와 봉동 장기리가 똑같은 거리 어느 쪽을 더 좋아 하는가.
⑨고산(高山)면 : ‘산 아무리 높아도 소나무 아래’라 했다. 낮추고 겸허하다 보니 너무 낮아져 고산 사람이 제대로 보이지를 않는다. 삼태극 좋은 지형을 빛내야 높은 산에 솟는 보름달처럼 고상해 보인다.
⑩동상(東上)면 : ‘고산현 시대’의 면 이름이 죄다 바뀌었으나 ‘동상면’만은 그대로 이어져 온다. 대아저수지는 오염되지 않은 국내 제일의 아름다운 호수다.
⑪봉동(鳳東)읍 : ‘봉실산(鳳室山)’ 아래서 윤건중 장관, 만경강 물가(성덕)에서 유인촌(?) 장관 나왔고 회안대군 구만리에서 말년을 보냈다. ‘봉황’ 덕이란다.
⑫삼례(參禮)읍 : 완주에서 기차 지나는 읍·면이 삼례·상관이다. 삼례는 ‘인의예지(仁義禮智)’를 실천해야 하고 삼남지방 명예를 지켜나가야 하며, ‘參禮’는 ‘참례’로도 읽으니 ‘참여문화’를 꽃피워야 한다.
⑬이서(伊西)면 : 이서는 전주·김제를 더 가깝게 여겨 투자도 이리 가며 고산 6개면에는 사돈의 8촌도 귀하다. 서반·동반 양반 소리가 그치면 아니 된다. 호남고속도로 휴게소 이름 ‘콩쥐팥쥐’로 바꿀 지략이 왜 없나?
오봉산에서 대둔산 사이 ‘이 사람은 되었다’ 소리가 나와야 완주 장래가 밝다.
/이승철(국사편찬위원회/사료조사위원) 칼럼니스트
완주문화원 향토문화연구소장 (esc269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