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악(愚惡) 우직(愚直)한 사람이 많다. 내버려 두면 약자는 살아남기 어려워 지켜주기 위해 법을 정하고 학교와 종교가 있어 ‘갈고 닦는다’는 말을 쓴다. 몹쓸 걸 고쳐 좋게 다듬는다는 뜻이니 이 일을 맡은 사람을 높여 스승 사(師:사)를 써 존경한다. 교사(敎師)·목사(牧師)가 그런 사람이다. 그러므로 교사·목사는 가깝게 지내며 교사는 목사만큼 종교를 알아야 하고, 목사도 교사처럼 문화, 역사, 철학에 밝아야 한다. 예수의 제자가 12인이니 사람 등급을 열두 가지로 본다면 베드로는 그 첫째 번, 12등은 유다 아닌가. 목사 설교는 유다 같은 우악한 사람을 베드로 수준으로 끌어 올려, 결국 예수 닮게 하는 일이다. 인성을 바르게 다듬어 놓아야 예수 정신, 하나님 존엄성이 머리에 스며든다. 우직 우악한 사람의 심보를 뜯어고침이 목사 본연의 임무이다. 학교에서 학생 하나를 일류대학에 넣으려면 학생·교사·학부모가 하나가 되어야 한다. 목사의 고민이 바로 여기에 있다. 천국과 구약성경 가운데의 싸움 이야기만으로는 각박한 심성을 돌려놓기 어렵다. 신학생 인(印) 군의 조사에 의하면 이런 권사가 있다. 입만 열면 “사위·아들 사업이 잘 돼 좋은 옷 사오고 ▲다달이 용돈 50만원씩을 주며 ▲만날 때마다 고급 식당에 모시고 값비싼 음식을 사주는데 이 모두가 하나님 은혜”라고 자랑한다. 듣는 이마다 축하하며 부러워했다. 일상 그러려니 하고 지내는데 어느 날 인도인 신학생이 보기에 좀 기가 꺾여 보이기에 물어 보자 “아들과 며느리가 노쇠하신 어머님, 집을 팔고 함께 살아야 어머님도 저희도 좋고, 남들의 욕을 먹지 않습니다. 저희들 의견대로 해주세요.” 이 말이 기특하여 얼른 집을 처분해 돈을 넘겼는데, 사실은 살림이 어렵자 궁여지책으로 어머니를 설득했던 것이란다. 목사는 이런 사실을 전연 모른 채 “모든 걸 하나님이 해결해 주신다.”고 설파한다. 늙은 권사는 이 말이 귀에 들어올 리 없다. 신학생 인도인은 80 넘은 노인들의 기도 제목 하나씩을 모아보았다. ‘첫째가 식구들 건강’, ‘둘째는 어서 죽고 싶다’는 대답이다. 옷 깔끔하게 입고 조용히 앉아 있으니 목사 말에 매료된 줄 알았으나 신도의 맘 한 구석엔 우악 우직함이 깔려 있는 걸 넌지시 알고서야 깜짝 놀랐다. ‘신도 300인만 있으면 도지사 부럽지 않다.’던 목사 세계의 이 말은 옛말이며, 곧 목사 실업자가 쏟아질 세상이다. 불교계도 심각해 자성의 목소리가 높다. “△중도 속인도 아닌 것은 ‘박쥐 중’ △혀를 가지고도 법을 설하지 못하는 건 ‘벙어리 염소 중’ △중의 모양에 속인 마음을 쓰는 것은 ‘머리 깎은 거사’ △지은 죄가 무거워 천도(해탈)할 수 없는 건 ‘지옥 찌꺼기’ △부처님을 팔아 살아가는 것은 ‘가사 입은 도둑’이라한다(김도균)”. 교회에서 이런 소리가 나오지 않도록 설교를 잘 다듬어나가야 한다. /이승철(국사편찬위원회/사료조사위원) 칼럼니스트 완주문화원 향토문화연구소장 (esc2691@naver.com)
최종편집: 2025-06-24 13:3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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