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때마다 당선자는 적고 낙선자는 많아 일일이 축하와 위로 인사하기가 어렵다.
2018년 6월 13일 지방선거가 끝난 지 두어 달 만에 도의원 D씨를 만났는데 초면이다. 명함 받고 주기는 일상 하는 일이라 자랑도 얘기 거리도 아니다.
집에 와서 쉬고 있는데 걸려온 전화. 자주 듣던 목소리가 아니라서 조심스레 확인을 하니 몇 시간 전의 ‘D 의원’이다. 통화를 마치자 선거 때 거리에서 보았던 그의 펼침막이 떠오른다.
‘서울대·변호사’. D 의원이 바로 이 장본인이다.
오전 중 어느 행사장에 그가 들어서지 않았음은 현명한 일이다. 소양면 웅치전적지 추모행사장은 송지용 도의회 부의장 선거구이니 살짝 비꼈다가 행사 후 점심자리에 나와 일일이 인사함이 돋보였다. 이게 새 정치인의 좋은 인상이다.
초선의원이 무투표 재선한 남의 선거구에 함부로 들락거리면 이(利)·불리를 떠나 예가 아닐 수 있다. 뒤에 나타난 건 도의원 입장에서 매우 잘한 처사다.
사람 팔자 모른다. 그 실력과 그 학벌이면 언젠가 더 큰 선거에 나올 수 있다. 이제부터는 인성과 덕으로 경쟁한다. 마음이 너그럽고 원만하면 본인 자산이요, 군민의 보화이다.
김두관은 이장 경력이 자랑이고, 장관·도지사를 거쳐 지금은 국회의원이다. 이철성은 순경출신으로 경찰청장 정년퇴임을 했다.
지역마다 대리만족 줄 수 있는 인물이 많을수록 좋다. 군민은 유심히 지켜본다. 눈치 싸게 활동 잘 하면 무투표 당선도 시켜주는 군이 완주이다.
어떤 이는 받은 인사에 답이 없고, 상대 추앙할 줄 모르는 사람이 더러 있다. 사람 골라 쓰기 어렵고, 유익한 사람 놓치는 경우를 종종 본다.
정치인 이존화는 한학자 이병교와 관계 유지를 잘해 서로 유익했으며 남 보기도 흐뭇했다. 이를 용인술이라 한다.
어쩌다 자리만 차지했지 ‘대어(大魚)를 놓친다.’는 선출직이 있다. 비서나 집사가 설쳐도 아니 되지만 상사 로봇 만들면 인재(人災)이다.
‘심판에게 인사 안 해…체조 김한솔 눈물의 은메달’ 자카르타 소식이다.
전에 홍천 이재학은 옥중 당선을 했고, 이존화는 국회의원 옥중출마에 487표가 모자라 낙선했다.
선거에서 당선은 오로지 인기이다. 유범수는 중령출신 군수로 재임 중 소통을 잘 해 육사 교수부장에 5·16 실세였던 최영두 현역의원을 물리치고 7대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그 뒤에도 편지와 글씨를 자주 보냈다. 최영두 비는 화산 춘산리에, 유범수 공적비는 소양면 황운리에 섰으며, 존경받는 이런 인물이 있어 완주가 훌륭하다.
서예가 김사달(金思達)은 초등학교만 졸업하고도 의학박사에 국회전문위원을 했다.
위의 D 의원은 우리 고장 두세훈이다. 완주 정치사에 하나하나 새 기록을 보태나가고 있다.
봉동읍에서 이정원 국회의원을 했다. 쑥쑥 커나가기 바란다.
/이승철(국사편찬위원회/사료조사위원) 칼럼니스트(esc269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