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주군에는 여성관련 단체가 14개 있다. 이를 총괄하는 단체가 완주군여성단체협의회다.
지난 2월 22일 안춘자 회장에 바통을 이어 받아 새롭게 협의회를 이끌 갈 수장이 취임했다.
바로 신앵자(67)회장이다. 신 회장은 한국여성소비자연합 완주지부(옛. 대한주부클럽연합회 완주군지부 소비자고발센터)에서 20년 넘게 활동했으니 봉사로는 잔뼈가 굵다.
특히 원만한 대인관계, 회원 간 두터운 신뢰, 무엇보다 맡은 일을 묵묵히 해내는 성실함이 강점으로 꼽힌다.
지난 9일 완주군가족문화교육원 1층에 자리잡은 완주군여성단체협의회 사무실에서 만나 인터뷰를 나눴다.
▲늦었지만 취임 축하드립니다.
=감사합니다. 개인적인 영광보다는 많이 부족한 제가 완주군여성단체협의회장이라는 큰 직책을 맡게 돼 부담이 더 많고, 어깨도 무겁습니다.
▲완주군여성단체협의회은 어떤 단체인가요?
=협의회는 여성의 역량강화와 사회참여 확대, 가족가치 확산을 위한 사업과 가족친화 및 소외계층을 위한 나눔사업을 추진하고 있고요.
한 발 더 나아가 변화에 앞장서는 여성단체 활성화 및 양성평등 문화 확산을 주도 하고 있습니다.
현재 14개 단체가 참여하고 있는데요. 단체를 보면 대한적십자사를 비롯해 한국여성소비자연합, 대한어머니회, 여성자원활동센터, 생활개선회, 소비자교육중앙회, 새마을부녀회, 한국부인회, 의용소방대, 한국여성농업인, 바르게살기, 여성교육공동체, 재향군인회, 한중교류 등이 있습니다.
▲주요 사업을 소개해 주시죠.
=먼저 여성단체 역량강화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요.
여성리더 역량강화와 우수기관 벤치마킹, 단체간 화합과 소통기회를 제공하고자 여성단체 역량강화 워크샵, 어려운 형편 때문에 결혼식을 치루지 못한 소외계층을 위한 작은 결혼식 및 홍보박람회, 저출산 극복을 위해 미혼남녀 커플넷, 오작교, 여성합창단 운영 등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또 찾아가는 사랑나눔 사업으로 나눔빨래터를 운영하고, 13개 읍면 여성단체 나눔활동을 지원하고 있고, 읍면 여성단체활성화사업, 육아용품 아나바다마켓을 운영하고 있어요.
그리고 ‘함께하는 성 평등, 모두가 행복한 대한민국’이라는 슬로건으로 양성평등 기념행사도 개최하고 있습니다.
중점적으로 하는 사업은 나눔 봉사활동인데요. 예를 들어 장애인의 날이나 보훈의 날 등 행사에 배식봉사를 하고, 이외에도 완주군의 크고 작은 행사나 축제에 회원들이 참여해 궂은일을 도맡아 하고 있습니다.
▲봉사활동은 언제부터 하셨나요?
=결혼한 뒤 봉동에서 42년 동안 살고 있는데요. 1996년도에 대한주부클럽연합회 소비자고발센터 완주지부, 지금은 한국여성소비자연합으로 명칭이 바뀌었는데요.
그 단체에 들어가 봉사를 시작하게 됐죠. 평회원에서 총무, 부회장에 올랐고, 2007년도부터 현재까지 회장을 맡고 있습니다.
▲봉사활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솔직히 처음부터 봉사를 해야 겠다 마음먹고 시작한 것은 아닙니다. 결혼하고 농사만 짓다 봉동농협 주부대학 제1기로 들어가 프로그램에 참여했죠.
어느 날 제가 아는 부녀회장님이 주부대학을 마친 뒤, 제에게 “소비자고발센터에 들어와 함께 활동하자”고 권유해서 한두 번 나가다보니 지금까지 활동을 하게 된 겁니다.
▲여성단체협의회장을 맡기 전 가족들의 반대는 없었나요?
=남편의 반대가 심했죠. 저도 처음에는 회장이라는 자리가 부담스러워 안하려고 했어요.
그런데 제 능력보다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 결국 회장을 맡게 됐고요. 취임식 전 날까지 남편에게는 미안하지만 비밀로 했는데, 취임식을 하고 집으로 축하 화환이 오니 남편도 현실을 받아들이고, ‘기왕 하는 거 깨끗하게, 열심히 최선을 다하라’고 격려해주더라고요.
덧붙여서 14개 단체 45명의 회장 중 30명이 ‘잘했다’고 얘기해주면 성공한 거라고 조언해줬습니다.
쌍둥이 아들 주원·주동(42)이, 딸 효미(45)도 저를 응원해 주니 임기동안 열심히 해야죠.
▲활동하면서 기억에 남는 일은
=소비자고발센터가 소비자들의 불편, 불만사항이나 부정·불량상품에 대한 고발에 귀를 기울이고, 무엇보다 소비자 권익보호를 위한 일을 하는 곳인데요.
아무래도 완주가 어르신들이 많이 살다보니 악덕 상술업자가 그분들을 현혹해서 건강기능식품을 강제로 팔아서 경제적 손실을 입고 상심하는 사례가 많았어요.
그 외에도 화가나 전화를 걸어 계속 말꼬리를 물고 늘어지는가 하면, 전화를 친절하게 받지 않았다고 되레 소리를 지르고, ‘가만두지 않겠다’고 겁박을 주는 경우 등 많았죠.
특히 상담을 받는 사람들은 정신적으로 스트레스가 엄청납니다. 저도 하다보니 요령이 생겨, 간사에게 화나서 전화하는 분들에게는 그냥 무조건 “네. 그러시군요.”라고 그분 입장에서 얘기를 들어주면 수그러들게 돼있다고 조언도 해줍니다.
▲젊은 여성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는
=요즘 젊은 여성들에게 결혼 조건은 남자의 연봉, 자산규모 등 경제력을 최우선으로 보는데요.
어쩔 수 없죠. 하지만 부부라는 것은 60%, 60%가 만나 각각 40%, 40%를 채워 100%를 만드는 거라 생각합니다.
살아보니 부부가 돈이 많다고 해서 꼭 행복한 것은 아니더라고요. 돈으로 해결이 안 되는 것도 많아요.
갈수록 결혼하지 않고 혼자 사는 여성들이 늘어난다고 하는데요. 그러다보니 저출산문제도 심각해지고요.
어떻게 좋은 날만 있겠어요. 양보하고, 이해하고 고비를 넘고, 넘어야 행복도 찾아온다는 걸 이 나이 먹고 깨달았어요.
아이 키우기 힘드니까, 자유가 없어지니까 등등...
그런데요. 아무리 연금이 많이 나온다고 해도 자신이 아파 요양병원에 있을 때 못난 자식이라도 찾아오는 것이 행복이지, 가족 없이 홀로 쓸쓸하게 요양병원에 있으면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후회 하더라도 결혼은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단체 회원들에게 한 말씀
=회장으로서 회원들에게 바라기보다 회장님 한 분 한분 말씀에 귀를 기울이고, 함께 노력해서 완주군여성단체가 ‘정말 잘 한다’라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도록 노력을 하겠습니다.
45명의 색깔이 다 똑같을 수는 없어요. 그래도 서로 소통하면서 의견을 나누고, 조율하다보면 사업 추진도 원활하리라 믿습니다.
혹 제가 부족하면 언제든 조언해 주시시면 고맙겠습니다.
또 회장으로서 맡은 일은 잘 해야 되지만 올해 임원들이 새롭게 바뀌어서 회원간 친목과 소통, 팀워크가 잘 이뤄지도록 더욱 더 힘쓰겠습니다. 무엇보다 저의 목소리는 줄이고, 회원들의 목소리를 크게 듣겠습니다.
▲끝으로 완주군민들에게도 인사 말씀해주시죠.
=여성단체를 아는 주민도 계시고, 모르는 주민도 계십니다.
여성단체가 여성역량강화 외에도 완주군의 큰 행사 때마다 배식을 하고, 소외계층을 돕는 일 등 나눔 사업도 추진하고 있는데요.
정말 여성단체 회원들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완주군과 군민을 위해 열심히 땀을 흘리 있습니다.
여성 단체를 지켜봐주시고, 아껴주시고,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특별히 완주군 14개 단체 회원으로 참여해 많은 활동을 해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2월 22일 회장에 취임했는데요. 앞으로 임기 3년 동안 완주군과 완주군민을 위해 밀알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많은 응원과 격려 당부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