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간도 역시 눈물의 땅. 1860년대부터 시작된 이주민이 1900년에 10만 명, 1930년대엔 40만 명. 가난해서, 일제 탄압에 못 견뎌 두만강을 건넜다. 월북 시인 이용악이 눈물 젖은 두만강을 읊었다. ‘잠들지 말라 우리의 강아/ 너의 가슴을 밟는 뭇 슬픔이 목마르고/…/ 북간도로 간다는 강원도 치와 마조 앉은/ 나는 울 줄을 몰라 외롭다.’ 1909년 일제는 청(淸)과 조약을 맺어 북간도 조선인을 불법 체류자로 분류했다.[중앙일보/ 송호근 칼럼: 600년 순혈국가의 성문]”」 제 땅에서 사는 게 행복이다. 제 고향에서 사는 것이 천행이다.
우리고장 완주(完州)는 어딘가. 13개 읍·면을 남서-북동선으로 나눠 ‘산 10:들 3’ 정도로 만경강 물은 동출→서류(東出西流)해 좋은 조건을 고루 갖췄다. ‘지령인걸(地靈人傑)’이라 했으니 사람만 제대로 나오면 그만이다.
제대로 된 사람이란 자기와 자기 고장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 ‘우리 완주!’ 1935년 전주(부)·완주(군)로 나뉜 때부터 치면 80여년…. 흔히 이렇게 보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잘못된 견해이다.
완주의 근원은 ‘완산(完山)’이고, ‘완산’은 본백제(本百濟) 때 이름이며, 685년(신문왕 5) 신라가 백제시대 우리 고장을 라 했다.
“1935년 완주군 지역 명을 옛 에서 가운데 ‘산(山)’을 빼고→‘완주(完州)’”라 했으니 우리가 진짜 호남의 골수(骨髓)이다.
신라 이래의 오랜 역사 1333년이 자랑이다. 간도로 갈 일이 없다. 가꾸면 먹을 게 나오고, 어딜 파나 물이 솟는다. 김(金)-이(李)-박(朴)… 어느 성씨와도 말이 통하며 혼인하면 순혈(純血) 애가 태어나고 처가 외가 양편이 다 좋다.
다만 유심히 살필 글자가 ‘완(完)자’이다. ‘완전하다’의 뜻도 있지만 ‘完’은 “마치다. 일을 끝내다” 뜻이다. ‘끝난 고을(完州)’이라는 풀이에 민감해야 한다. 아이 아니 낳고, 소득 줄며, 전답이 묵고, 시골 농가 헐리며, 학교 문이 닫히고, 요양원만 늘면 끝장이다.
완주군 벌려만 놓고 완성(完成)을 못시키면 허사이다. 가령 삼례문화예술촌(대표 심가영·심가희)을 두고 알아보자. 허술한 창고를 헐려다 ‘아! 잠깐만’하고 손을 보아 쓸 만하게 해 놓았다.
설치목적을 ‘화민성속(化民成俗:국민교화로 좋은 풍속을 일으킴)’으로 보는데, 쉬운 일이 아니다. 행정 당국에서 밀어줘야하고 화민(군민)이 따라야 한다.
잔디뿌리는 무성하나 대공이 없어 삼(麻:마)과 다르다. 완주 ‘문화’, ‘예술’, ‘체육’을 통틀어 이끌어나가는 ‘대간(大幹)’이 완주문화재단인가? 군민의 문예 수준과 흥이 높아져야 시설들이 빛을 본다.
‘하던 일도 방석을 깔아주면 하지 않는다.’는 속담이 있는데 이런 고질병을 어서 털어 버려야 한다.
완주가 진실로 ‘완전한 골’이 되려면 더 고민을 해야 한다.
/이승철(국사편찬위원회/사료조사위원) 칼럼니스트(esc269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