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주군 봉동읍 완주산단(7로 20)에 위치, 수지첨가제와 전자재료 생산제조 기업 아데카 코리아(주).
이 회사를 이끌어가고 있는 김영보(62) 본부장은 완주산단진흥회장이라는 명함도 갖고 있다.
올해로 11년째 회장을 맡고 있을 정도로 타고난 리더쉽과 두터운 신뢰를 자랑한다.
특히 지난 1992년도 당시 허허벌판이던 완주산단에 두 번째로 입주한 기업 책임자(한농아데카)인 만큼, 완주산단의 산증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14일 김영보 회장을 만나 완주산단진흥회 활동, 완주군의 기업정책, 포부 등에 대해 인터뷰를 나눴다.
■ 올해 11년째 회장을 맡고 계시다고 하던데
맞다. 대기업은 2년마다 인사교체 되다보니 안정적으로 단체를 끌고 갈 수 없어, 중견기업에서 회장을 맡고 있다.
실력이 있어서가 아니라, 오래된 사람을 선호하다보니 계속하고 있는 거다.
완주산단진흥회장이라는 게 봉사하는 자리인 만큼 시간을 많이 내야한다.
■ 완주산단진흥회에 대해 소개해 주시죠
지난 1997년 3월에 만들어졌다. 우리 단체는 기업 간의 정보교류 등이 필요하기 때문에 설립됐다.
처음 한 두 기업이 모이다가 뭔가 체계를 갖추자고 의견을 모았다.
기업이 공장을 가동하려면 유관기관과 대화도 필요하고, 대화의 창구도 필요하다고 느꼈다.
그 당시 10여개 기업이 참여해 완주산단진흥회가 꾸려졌는데 지금은 45개 기업으로 늘었다. 물론 회원 가입은 강제가 아니라 자율적이다.
■ 운영은 어떻게 하시는지요.
매월 운영위원회를 연다. 기업 간 협의 건이나 기관에 건의사항을 논의한다. 2개월마다 회원의 날로 정해 점심이나 저녁을 먹는다.
간혹 기관장들과 간담회를 열고 식사를 했는데, 지금은 김영란법 때문에 식사는 어렵다.
우리가 올해 중점적으로 추진하려는 것은 기업 실무자, 기관실무자들과 간단하게 오찬을 하면서 애로사항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실무자 회의다.
■ 진흥회는 그간 어떤 일을 해왔나요
기업의 역할이 경영활동, 기업활동을 통해 이익을 창출하는 게 첫 번째고, 두 번째는 그 이익의 일부를 지역사회에 환원해서 지역사회와 함께 발전해 나가야한다.
현재 우리 진흥회가 하고 있는 것은 완주지역 청소년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하고, 연말에는 독거어르신과 소년소녀 가장 등 불우이웃에게 성금이나 연탄을 비롯한 생필품을 지원하고 있다.
또 공단과 가까운 둔산리 지역 등에 십시일반 모은 자체 회비로 노인 위안잔치라든지, 경품행사도 후원하고 있다. 그래야 지역이 순방향으로 돌아간다.
■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특별한 것이 없다는 게 특별한 거다. 입주한 기업이 그 만큼 무난하게 경영했다는 반증이다.
물론 악취 문제로 인해 주민들과 트러블도 있었지만... 큰 사건 사고 없었다.
또 산단 하나만 아니라 첨단과학단지, 테크노밸리 1,2단지가 조성되는 등 타 지역보다 공단 규모가 굉장히 많이 커졌다는 것도 진흥회장을 맡으며 기억에 남는 일이 아닌가 생각한다.
■ 완주군의 기업정책에 대해
기업의 입장에서 보면 완주만큼 입지가 좋은 곳이 없다. 부산, 목포, 서울 등 어디든 갈 수 있으니 사통팔달이다. 그래서 기업들이 완주로의 입주를 선호한다.
물론 완주군이 (기업에게)많은 혜택을 줬다. 근로자들을 위한 복지, 테니스코트장 등 운동시설, 도로 확장, 주차장 문제 등 완주군이 진흥회 뿐만 아니라 기업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줬다.
(기업이)잘 될 수밖에 없는 게 기업인들을 홀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덕분에 입주기업들이 안정적으로 경영활동을 할 수 있게 되고, 세수도 많아져 완주군이 복지나 교육 등 필요한 곳에 적잖은 예산을 투입할 수 있었다.
이것이 선순환이다. 완주군이 잘되고 있는 것은 타 지역에 비해 좋은 기업들이 많이 들어와 있고, 기업들이 잘 되고 있으니까 세금을 많이 내고, 군에서도 쓸 돈이 많아진 거다.
■ 주민과 기관에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10년 후 완주공단이 어떻게 될까?’는 지역민과 기업, 관의 생각에 따라 달라진다고 믿는다. 기업이 없으면 직원도 없고, 마을도 없다.
바라는 것은 지역주민들도 어떤 한 가지 이슈에 민감하기보다 기업이 어떻게 하면 잘 정착하고, 지역에 더 많이 환원할 수 있는 순기능이 되도록 애정을 가지고 지켜봐 주면 완주군은 좋은 미래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지금은 오너들의 생각도 많이 바뀌었다. 의도적으로 뒤로 빼돌리고, 공해 처리 안하려는 오너는 없다.
투명해져서 올바르게 하려고 노력한다. 노력하는데 미흡한 부분이 있을 수 있다. 잘할 수 있도록 채근하는 것도 좋은데 그걸 가지고 끌어당기면 못한다.
■ 경영철학은 무엇인지요
제일 강조하는 것은 ‘절대 부정적인 생각을 갖지 말자’는 거다.
나는 ‘예스맨’이 되라고 한다. 무조건 나쁜 의미는 아니다.
담당자가 ‘어렵습니다’라며 고개를 갸우뚱하면 그 사업은 안된다.
‘예스’라는 것은 그것이 어떻게 가능한가 생각하라는 뜻이다.
‘예, 가능할 것 같습니다’라고 말하면 거기서부터 방안이 나온다. ‘그거 어렵겠는데요’한다면 무슨 방안이 나오겠나? 그냥 거기서 끝이다.
■ 경험을 통해 얻은 건가요
맞다. 과거 우리 사장님한테 한 시간 혼난 적이 있다.
사업보고서를 작성했는데 아무리 검토해도 방안이 안나오는 거다.
그래서 부정적인, 안 되는 사유만 달아서 결론을 내 ‘안됨니다’라고 보고했다.
그랬더니 사장님께서 ‘너 왜 안 되는 것을 가져왔냐? 나는 너에게 분명히 되는 것을 가져오라고 했다’라며 역정을 내셨다. 하나의 예다.
당시 공장을 증설하라고 했다. 근데 공장이 다 찼던 거다. 아무리 공간을 찾아도 안나왔다.
그래서 안된다고 했더니 ‘너 그러면 4층 건물이면 5층 올리려고 생각해 봤어’라고 하는데, 순간 머리가 멍했다.
내가 그 틀안에서만 머물러 있었던거다. 5층 올리고, 지하를 파는 것은 생각 안해봤냐는 거였다.
안되는 게 아니라 돈의 문제, 즉 경제성의 문제다.
돈을 들여서라도 할 가치가 있으면 사장이 할 것이고, 없으면 안하는 것도 사장이 판단하는 것인데 나는 아무것도 주지 않았던 것이다.
담당이 ‘No’라고 하면 끝이다. ‘Yes’라는게 비비는 게 아니다. 긍정적으로 판단하고, 방안을 찾으라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예스맨’이라는 것은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지라는 뜻으로 해석하면 좋을듯 싶다.
내가 잘 살아 보겠다고 노력해도 못사는 사람이 부지기수인데 ‘나는 못 살아’하는 사람은 당연히 못산다.
■ 진흥회장, 경영자로서 포부
아데카 코리아(주)의 올해 최대 화두는 ‘소통’이다. 각 사무실마다 붙여 놨다.
위에서부터 아래까지 터놓고 얘기하다보면 문제는 쉽게 해결된다.
소통이 없으니 문제가 생기고 해결이 안되는 거다.
진흥회 가족들과 소통을 이어가면서 완주 공단, 그리고 기업들의 발전을 도모하는데 남은 임기동안 노력하겠다.
아울러 아데카 코리아를 이 지역에서 가장 좋은 회사로 만들고 싶고, 경영에서 물러나면 완주 농촌에서 건강하게 인생 이모작 하려고 한다.
========================
▲ 김영보 회장은
------------------------
서울 선린중, 서울 환일고, 고려대학교 농화학과를 졸업한 뒤, 지난 1980년 동부 정밀화학(주)에 입사, 사회생활에 첫 발을 내딛었다.
이후 (주)동부아데카 공장장 및 사업부장(업무총괄), 동부정밀화학(주)기획부장을 거쳐 지난 2003년 2월 아데카코리아(주)사업본부장에 취임했고, 현재 본부장(전무이사)을 맡고 있다.
완주산단진흥회장외에 전주상공회의소 부회장, 한국화학물질관리협회 이사, 전북인적자원개발위원회 위원, 완주군인재육성재단 이사, 완주군노사민정협의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김 회장은 산업자원부 장관 표창을 비롯 완주군민의장, 전북경제대상 본상, 지식경제부 장관 표창, 대통령표창, 삼성전 파트너스상 수상 등 다수의 수상 경력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