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서초등학교(교장 이한규) 6학년 김태형 군. 완주군어린이의회 의원님이다. 지난 2016년 제1대 어린이의원에 선발, 올해로 3년째 활동하고 있다. 이래봬도 어른들도 하기 힘들다는 3선 의원(?)이다.
태형 군은 특히 지난해 부의장으로서 완주군 아동들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제안하는 등 성실하고, 활발한 의정활동을 펼쳤다.
그 결과, 올해 어린이날을 맞아 ‘모범 어린이’로 선정돼 보건복지부 장관 표창을 받게 되는 영예를 안았다.
오는 5월 5월 어린이날 기념식에서 시상대에 오르는 김태형 군을 만났다.
■ 잠깐! ‘완주군어린이의회’는
완주군은 지난 2016년 전국 군 단위에서는 처음으로 유니세프(UNICEF)아동친화도시‘로 인증을 받았다.
그 해 완주군은 아동들의 정치 참여권 보장을 위해 공개모집과 학교장 추천 등의 절차를 거쳐 선발된 어린이들로 제1대 완주군어린이의회를 구성, 첫 걸음을 뗐다.
이후 어린이의원들은 교육, 문화, 복지, 안전, 아동권리 등 상임위원회 운영, 워크숍, 현장 체험, 임시회, 본회의 등의 다양한 의정활동을 펼쳤다.
올해 역시 지난 달 30일 완주군가족문화회관에서 선발된 32명의 어린이의원이 참석한 가운데 ‘2018 완주군어린이의회 개원식’을 갖고 본격 활동에 돌입했다.
완주군은 그간 어린이들이 지역사회에 대한 관심과 권리의 주체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 어린이의원이 제안한 의견을 아동 정책 수립과 예산 편성(2018년 본예산 중 2억원)에 적극 반영했다.
앞으로 어린이의원들은 완주군의 아동관련 정책들을 제안하고, 심의하게 되며, 의회에서 통과된 안건들은 완주군과 관계기관에서 반영여부를 검토한다.
■ 모범어린이로 선정됐어요.
어린이날을 맞아 모범어린이로 선정돼 보건복지부 장관 표창을 수상하는 태형군.
“생활태도가 바르고, 학교와 학급 일에 솔선수범하고 있으며, 봉사정신이 투철하여 타의 귀감이 되고 있습니다.”
지난 2016년 완주군어린이의회 출범부터 지금까지 2년 넘게 의정활동을 지켜봤던 완주군 교육아동복지과 왕미녀 팀장이 태형군에 대해 이렇게 평가했다.
극찬이다.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지난 해 부의장을 맡아 완주군 정책에 적극 참여했고, 소신 있게 어린이의회를 운영함으로써 어린이들의 다양한 의견을 이끌어냈어요.”
무엇보다 어린이의회 본 회의 때 완주군수와 완주군의회 의장이 깜짝 놀랄 정도로 실효성 있는 정책을 제안해 2018년 예산에 반영, 현재 추진 중에 있단다.
이 정도면 장관 표창 받아도 이견이 없을 듯.
■ 공부요? 강요하지 않아요.
30도에 가까운 초여름 날씨를 보인 지난 달 28일. 봉동읍 둔산리에 있는 영어도서관에서 태형군을 만났다.
첫 인상은 구김살 없이 밝은 모습이었다.
거기에다 또렷한 말솜씨, 겸손함, 배려하는 모습까지, 듣던 대로 태형이는 예의바르고, 반듯하며, 모범적인 아이였다.
김대천·송유이, 45살 동갑내기 부부의 믿음직스런 아들인 태형 군. 여동생도 있다. 이름은 승아, 올해 11살이다.
2008년에 완주로 이사왔단다. 올해로 10년째 봉동읍 둔산리에서 살고 있다.
태어나 지금까지 영어학원을 제외하곤 거의 학원 근처에 가본 기억이 없을 정도로 부모는 공부를 강요하지 않고, 자녀들의 의견을 존중해 주는 편이다.
현재 6학년이고, 내년이면 중학교에 진학하지만, 지금도 부모 마음은 변함없다.
“엄마는 잘 놀아주고 대화도 많이 하는 편이에요. 제가 축구학원 다니고 싶다고 하니까 현대모터스 그린스쿨을 보내주셨어요. 반대하지 않고 제가 원하는 것은 다 들어주려고 합니다.”
■ 완주군어린이의원이 됐어요.
어릴 때부터 부모님은 태형군의 손을 잡고 투표소에 데려가곤 했다.
그래서일까? 태형 군은 정치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물론 꿈은 정치인이 아닌 과학자다.
“도서관에서도 생활과학 프로그램 있는데 재밌었어요. 학교에서도 방과후 실험하는데 즐겁고요.”
태형 군이 4학년 때, 평소 군정에 관심이 많아 완주군 홈페이지를 자주 방문했던 그의 어머니가 ‘어린이의회 의원’을 모집한다는 공고를 본 뒤, ‘한 번 해볼 생각이 있느냐?’고 묻자, 마치 기다렸다는 듯 ‘하겠다’고 대답했다.
무엇보다 의원이 무슨 일을 하는 지도 어느 정도 알고 있어 곧바로 서류를 접수했고, 바라는 어린이의원에 선정되는 기쁨도 만끽했다.
■ 의정활동, 열심히 했어요.
제1대 완주군어린이의회에서 태형 군은 문화분과 상임위원회 소속 의원으로 활동했다.
문화분과 의원들과 한 달에 서 너 번씩 군청 회의실이나 중앙도서관에서 만나 분과모임을 통해 서로 의견을 진솔하게 나눴다.
2년 동안 활동하면서 임시회, 본회의 등 각종모임에는 가족행사로 어쩔 수 없이 빠진 것 외에는 거의 다 참석했다.
특히 부의장을 맡았던 5학년때 참여분과 활동을 하면서 ‘어린이들이 만드는 축제’를 제안, 군수로부터 좋은 안건이라 칭찬을 받는 등 좋은 반응을 얻었고, 12월 본회의에 안건이 상정, 의결돼, 올해 추진할 계획이란다.
“축제라고 하면 보통 어른들이 기획하고 어른들이 모든 걸 다 하는데 아무래도 우리 어린이들이 생각했을 때는 부족한 게 많은 것 같아요. 어린이들이 어떤 축제를 하고 싶어 하는지 모르죠. 그래서 우리들이 구상해서 축제를 만들어 보자는 생각에서 제안했습니다.”
무엇보다 태형 군이 의정활동을 하면서 가장 보람 있었던 일은 ‘둔산공원 악취 제거’를 안건으로 내자, 즉시 완주군에서 예산을 투입, 저감시설을 설치해 냄새를 없앴다는 거다.
“아마 4학년 여름이었을 거예요. 둔산공원 저수지를 걷는데 물비린내가 많이 나 제 생각에 정화시설을 거치면 해결될 것 같아 개인 안건으로 제안했어요. 군청에서 저감시설을 설치했다고 저한테 전화가 왔어요. 정말 뿌듯했습니다.”
이후로 태형군은 의정활동을 더욱 더 열심히 하게 됐단다.
■ 엄마도 한 말씀 하세요.
인터뷰하는 날, 태형군 어머니도 함께 자리했다. 어린이의원의 모습을 쭉 지켜보면서 아동에 대한 완주군의 의지가 어떤지에 대해 물었다.
“처음에는 형식적으로 발대식하고, 흐지부지 될 줄 알았는데, 어린이의회하면서 조례를 제정하는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어요. 3년째 지켜보니 군수님 의지도 있는 것 같고, 담당 공무원도 아이들 때문에 주말에 나와 정말 많이 애쓰시더라고요.”
태형군 어머니는 이어 “어린이의회가 출범 당시보다 변화되고, 체계도 잡혀가는 모습을 눈으로 직접 확인하게 됐다”며“그 만큼 노력하고 연구했기 때문에 지금의 성과로 나타났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 착한 아들 되겠습니다.
‘지금 우리 아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게 뭐냐?’고 태형 군에게 물었더니 ‘안전’이라고 대답했다.
“작년 9월에 봉서초 횡단보도에 옐로카펫을 설치했지만 부족합니다. 제가 4학년, 5학년때 차에 치일뻔 한 적이 있었어요. 우리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과속 방지턱을 좀 더 설치해주셨으면 좋겠어요.”
평소 주변사람들로부터 배려심이 깊고, 또래 관계에서도 친밀한 우정이 돋보이며, 어려운 친구들을 잘 보살필 줄 아는 아이라며 칭찬이 자자한 태형 군.
어린이의회 활동에 참여하면서 ‘마음이 훨씬 더 커졌다’고 말하는 완주군어린이의회 김태형 의원님의 올 한해 활약을 기대하며, 부모님에게 하고 싶은 얘기를 끝으로 인터뷰를 마친다.
“큰 상을 받게 된 것도 부모님 공이 제일 크다고 생각해요. 앞으로 착한 아들이 되고 싶어요. 이 이상 가는 대답은 없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