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눈이 ‘머들거린다(눈꺼풀이 눈에 닿는)’, ‘피곤하다’, 또는 ‘침침한 것 같다’고 호소하는 사람이 많다.
과거에는 대부분 나이 드신 아주머니나 할머니들이 그런 증상을 호소했는데 최근에는 젊은 여성이나 남성도 이런 증상을 가지고 있다.
아마도 우리 주위의 공기가 좋지 않아서 그런 것 같다. 이러한 증상은 대부분 안구가 건조하기 때문이다.
‘안구건조증’은 말 그대로 눈이 건조해지는 병을 말한다. 그렇다면 눈은 언제 건조해지고, 왜 건조하게 되는가?
눈이 건조하게 되는 경우는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우리가 눈을 부드럽게 떴다, 감았다 하는 것은 눈을 얇게 덮고 있는 눈물의 층이 윤활유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눈물의 층은 누선(눈물을 분비하는 상피 조직의 기관)에서 분비되는 눈물이 주요 층을 이루지만 그 위에는 지방층이, 그 아래에는 점액 성분의 얇은 층으로 형성된, 두께 0.01mm에 불과한 무척 얇은 액체의 층이다.
정상인의 눈물은 하루의 활동하는 시간인 16시간 동안에 총 0.5~0.75g이 분비 생산되고 있으며, 그 중의 20%는 증발된다.
또 잠자는 동안은 눈물 생산이 중단된다. 이렇듯 각막과 결막 표면을 골고루 덮고 있는 눈물 층의 전량은 한쪽 눈에 불과 6마이크로리터밖에 안 되는 극소량으로서, 1분에 1.2마이크로리터씩 비루관(눈물주머니의 아래쪽 끝에서 하비도로 통하는 관)을 통해 콧속으로 흘러 들어간다.
그래서 비루관이 정상일 때 안약을 점안하면 잠시 후, 안약의 쓴맛을 느끼게 된다.
이러한 눈물의 흐름 때문에 눈 속에 들어온 세균이나 먼지는 깨끗이 씻겨져 코 속으로 흘러들어 가게 되며 또 눈물 속에는 ‘라이소자임’이라는 효소와 항균성 항체까지 포함돼 있어 우리 몸에 해로운 것들을 억제 내지 죽이는 기능도 한다.
자동차 엔진의 경우 엔진 오일이 적을 때 고장이 나듯, 우리 눈도 이 극소량의 눈물 생산이 줄어들거나 또는 없을 때 눈병이 나타난다. 이런 눈병을 안구 건조증, 결막 건조증, 건성 각결막염 또는 건성 안증후군이라고 한다.
안구 건조증은 눈물의 생산이 안 되거나(40대 후반의부인), 눈물의 배출로가 막힐 때(예 : 약물 부작용성 피부질환, 화학상, 외상성 등), 또는 눈의 병적 노출 내지는 눈꺼풀의 외상성 결손으로 인한 눈물의 과다 증발, 그 밖에 비타민 A가 부족할 때 등의 여러 가지 결막 질환으로 인해 점액 분비에 이상이 생길 때 발생한다.
이런 환자들은 흔히 눈이 충혈되며, 따갑거나 또는 모래가 들어간 것처럼 이물감을 느끼지만, 정작 환자들은 이것이 눈물양의 부족으로 생기는 것인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이상의 증상은 아침보다 오후에 더 심하게 나타나는데 그 이유는 오후가 되거나, 건조한 방에서는 눈물이 쉽게 증발해 버리기 때문이다.
이 증상은 대개 40대 후반의 부인들에게서 흔히 발견되지만 이들 대부분의 환자들은 그저 막연히 만성 결막염이 있는 것으로 잘못 알고 지낸다.
심한 눈병(화학상, 약물 중독성 피부 질환 등)을 앓고 난 후에는 결막낭의 유착과 눈물 배출구의 폐쇄로 인해 눈물이 전혀 나오지 않는 경우도 있다.
안구 건조증은 누선병, 자율 신경계병, 비타민 A부족, 약물 부작용에 의한 병 등 특수 전신 질환으로 인해 증상이 나타나지만 류머티스성 관절염과 동반되어도 잘 나타난다. 간혹 본인 자신은 건조증의 뚜렷한 자각 증세로 감지하지 못하고 살아가는 수도 있다.
안구 건조증의 올바른 치료는 전문의의 지시에 따라야 하겠지만, 40대 후반의 여성들에게 흔히 오는 안구 건조증에는 인공 누액 안약을 계속적으로 자주 점안해 주고, 그 다음으로는 눈물이 빠져나가는 눈물구멍을 막아 주는 방법, 그리고 안구 찜질도 하고, 귀에 침을 놓아 경혈을 자극하여 건조증을 치료하는 방법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