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8월 10일 전주시 덕진구 전주 종합경기장에서 ‘제3회 전주 가맥축제’가 열려 12일 끝나기까지 사흘 동안 세상 술꾼 11만 명이 들려 맥주 7만 병을 마셨다는데 가맥 집 21곳이 참여했다.
주최는 ‘가맥축제조직위원회’와 ‘가맥축제집행위원회’가 했고, 전라북도경제통상진흥원과 하이트진로가 특별히 후원을 했으며, 전라북도, 전주시 등 23 곳이 뒷받침을 했다.
축제 마당에서 병뚜껑 1개당 300원씩 기부금을 모아 어려운 이웃에게 주는 등 큰 배려도 있었다.
그런데 문제는 8월 17일 오전 덕진구 전주종합경기장 야구장 근처에 버려진 소각용 종량제 봉투 수백 개가 쌓여 있었다.
이것들은 축제기간에 버린 의자와 나무 팔레트, 스티로폼, 페트병 등이었다. 음식을 만드는데 쓰였던 통조림과 식자재료, 연탄도 보였다. 버려진 식용유 통 20여 개에선 기름까지 흘러나왔다.
소각용 종량제 봉투 안에는 내용물을 알 수 없는 검은색 비닐 봉지가 빽빽한데 맥주, 치킨, 계란 등 각종 음식물 쓰레기들로 더운 날씨에 역겨운 냄새가 풍겨 나왔다(전북일보).
세상 술꾼들과 돈을 벌겠다고 나선 업주들의 수준이 이 정도라면 앞으로 이런 축제는 하지않는 편이 낫겠다.
주객이라면 시흥(詩興)이 치솟아야 하고 노래가 나오며 갈 때에는 주선(酒仙)들답게 뒤가 깨끗해야 하지 않겠나.
주최 측에서는 “제발 분리 수거를 해달라”고 외쳤지만, 이 모양 이 꼴로 추태를 남겼다는 게다.
축제 관계자의 안타까운 해명 “계속 연휴라서 쓰레기를 치우지 못했지만 인력을 투입 덕진구청과 함께 치우겠다.”고 말했다.
정상적인 사례이다. ▲유치원과 초등학교 학생이 놀다간 자리에는 휴지가 없었다. ▲몇 달 동안의 광화문 촛불집회장에 쓰레기 없었다. ▲월드컵 축구장의 붉은 악마 응원석에 오물이 없었다.
이런 빛나는 전통이 있건만 1000년 도시 전주에서 술판을 벌리고 쓰레기를 마구 버렸다니 전에는 이런 자리를 흔히 ×판이라 했다.
주당들이 △한잔 술을 주고받을 때는 ‘어찌 사양 하랴’란 말로 ‘치주안족사(巵酒安足辭)’라며 즐겼다. △적의 소굴을 쳐부수는 비유말로 ‘통음황룡(痛飮黃龍:황룡에 들어가 마음껏 술을 마신다)’을 썼다. △술을 ‘천지미록(天之美祿:하늘이 내려준 아름다운 녹)’이라며 귀히 여겼다.
주최 측은 가맥 축제를 열기 전 술 마시는 교양과 훈련된 사람만 오도록 홍보 교육을 하기 바란다. 점잖게 술을 마시는 방도를 배우고 나와야 한다.
다도(茶道)가 있듯이 주도(酒道)도 있다. ‘술 먹은 ×’ 소리를 듣지 말아야 한다. 외국인들이 술판 문화를 사진기에 담아 갔다. 완주와일드푸드축제장도 조심해야 한다.
/이승철(국사편찬위원회/사료조사위원) 칼럼니스트(esc269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