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안경을 쓰는 사람들이 무척 많아졌다. 나이가 든 중·노년은 물론 젊은 층에서도 대다수가 안경 신세를 지고 있는 사실은 그만큼 시력이 나쁜 사람이 많다는 증거다.
안경은 흔히 근시나 원시, 난시용만이 아니라 공장에서 눈의 보호를 위한 보호안경, 유해 광선을 막는 차광안경, 특수 망원 안경, 사시 교정용의 특수 프리즘 안경, 돋보기용의 다초점 안경, 백내장 수술 후에 필요한 렌티큐랄 렌즈안경, 광선에 따라 착색되는 감광 렌즈안경, 깨어지지 않는 안전 렌즈 안경 등 그 종류가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 80%이상이 원시다. 이 눈이 차차 자라면서 정상적인 눈이 되는데, 이 과정에서 어떤 외부적인 작용 등으로 양쪽 눈의 조정이 잘 되지 않아 사팔뜨기, 즉 사시가 생겨날 수 있으며, 자주 충혈 되거나 쉽게 피로를 느끼는 경우도 있다.
어릴 때부터 근시가 되는 어린이는 책을 가까이서 본다던지 TV를 가까이서 보는 등의 외부적인 원인으로 인해 생긴다.
대체로 이런 어린이는 나이가 들면서 점차 근시화가 진행, 악화돼 25세 정도가 지나서야 근시화가 정지된다.
보통 사람은 40세가 넘어가면서 서서히 눈이 어두워지기 시작한다. 신문도 가까이 보면 희미하고 멀리서 봐야 좀 선명히 보인다.
특히 저녁 무렵에 이런 증상이 잘 나타나는데, 이런 현상을 ‘노안’이라고 하며, 흔히 돋보기안경을 끼게 된다.
근시 환자를 비롯해 난시, 원시 및 노안이 있는 사람은 안경을 쓸 경우, 정확한 시력 검사를 통해 자신에게 꼭 맞는 안경을 써야 하는데, 노안의 경우는 대개 3년에 한 번 정도로 교환해 도수를 점차 높여 줘야 한다. 적어도 일생 동안 세 번 정도의 안경 교환이 필요하다.
우리가 본 물체는 수정체를 통해 망막에 거꾸로 상이 맺히지만, 뇌는 이것을 바로잡아 이해한다.
이때 수정체가 제대로 초점을 맞춰 주지 않으면 망막에 상이 맺히지 않아 뇌는 물체를 선명하게 알아 볼 수 없다.
수정체 주위에 있는 섬모체근은 물체의 거리에 따라 적당히 긴장하여 수정체의 두께(굴절력)를 조절하는 일을 한다.
카메라의 렌즈가 손동작에 의해 앞뒤로 움직여 초점이 맞을 때 필름 위에 선명한 상이 맺히는 것과 같은 원리다.
어릴 때는 책을 눈 앞 7~8cm정도 거리를 둬야 글자가 잘 보인다. 그러나 20세가 되면 이 거리가 10cm, 40세가 넘으면 25cm, 45세가 지나면 30cm이상으로 근점거리(물체를 볼 수 있는 가장 가까운 거리)가 점점 멀어지게 된다. 이처럼 30cm정도에서 독서하기가 불편한 눈의 상태를 노안이라고 한다.
나이를 먹음에 따라 눈의 조절력이 점점 더 감퇴되는 이유는 눈 속 수정체가 탄력을 잃게 되어 굳어져 가는 노화 현상 때문이다. 즉, 수정체가 굳어져서 스스로의 두께 증폭이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안타깝지만 나이를 먹을수록 수정체의 탄력성은 떨어지며, 경화 현상이 더욱 빠르게 진행되므로 독서 거리는 자꾸만 멀어져 가게 된다. 가령 70세가 되면 조절력은 완전히 소실된다고 본다. 노안은 나이 탓도 있지만 눈을 무리하게 사용할 때는 그 진행 속도가 더 빨라지게 된다.
지금까지의 이야기는 정상인인 경우지만 근시가 있는 사람은 노안 현상이 늦게 온다.
예컨대 -3디옵터(diopter. 굴절력·도수)의 근시일 경우, 평생 동안 돋보기가 필요 없고, 안경을 벗고도 신문 글씨를 잘 볼 수 있다.
이를 모르는 사람들은 늙어 가면서 눈이 좋아진다고 놀라지만, 사실은 노안 현상으로 근시 문제가 저절로 해결된 것이다.
이와는 반대로 원시인 경우에는 노안 현상이 빨리 나타난다. 돋보기안경은 볼록 렌즈 구실을 할 수 있도록 한 이중 초점 렌즈도 적지 않게 쓰이고 있다.
이밖에 용도에 따라서 중간거리까지도 선명하게 볼 수 있는 삼중 초점렌즈, 경계가 전혀 없는 누진 다초점 렌즈 등이 있지만 어느 것을 사용할 것인지는 반드시 안경사와 상의하는 것이 좋다.
덧붙여 돋보기를 사용해야 하는 노인에게서 어느 날 갑자기 돋보기 없이도 신문 글씨가 잘 보이게 되는 현상이 나타나면 안질환을 의심해봐야 한다.
예를 들어 당뇨병 환자의 경우, 혈당량에 따라 수정체에 영향을 줘 굴절력이 변할 수 있고, 초기 백내장 환자의 경우, 수정체의 용적증가로 인해 굴절력에 영향을 주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오상영=센스안경원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