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월 12일 보궐선거에서 당선돼 전주김제완주축협 수장이 된 김창수 조합장(57). 취임 후 1년이 지났다. 사실 선거 전후 조합은 내부 갈등의 골이 깊어져 쇄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이러한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당선된 김 조합장은 취임과 함께 1년 동안 소통에 중점을 두고 갈등봉합에 나섰다. 그 결과, 조합은 빠르게 안정을 찾아갔고, 성과도 내기 시작했다. 지난 1년 동안 무슨 일이 있었을까? 지난 19일 김창수 조합장을 만나 그간의 이야기를 나눴다. ■ 취임 후 1년, 소회 전주김제완주축협으로 통합된 후 2002년부터 2010년까지 제1·2대 조합장을 역임했었다. 그리고 지난해 5월 선거에 6표차로 당선돼 조합장에 취임했다. 아시다시피 우리 조합이 언론에 자주 등장할 정도로 어려움을 겪었던 시기에 조합장이 돼 어깨도 무거웠다. 무엇보다 지난 1년 동안 내부 갈등을 풀고, 조합을 안정화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사업을 추진했다. 선거에서 나를 지지해주지 않았던 분들에게 더욱더 낮고 겸손한 자세로 다가가 도움을 호소했다. 지금은 그 분들이 더 지지해주고 응원해준다. 이사회 분위기도 달라졌다. 박수소리도 나고, 화기애애하다. 아무래도 진심을 다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 늘 감사하게 생각한다. ■ 최근 AI 등으로 바빴을 텐데요 염려를 많이 했는데, 그나마 잠잠해져서 다행이다. AI 터지자 마자 간부회의를 소집해 대처방안을 모색했다. 사업비로 소독약 구하고, 양계농가 다니면서 방역에 집중했다. 방역하는데 조합원전담제가 많은 도움이 됐다. 조합원전담제는 직원들이 아이디어를 내 올해 4월부터 추진했는데 조합원마다 담당직원이 있다 보니 맞춤형으로 조합원에게 필요한 것을 줄 수 있고, 고민, 불편한 점을 직접 해결하는데 많은 도움을 준다. 이 때문에 조합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 1년간의 성과를 정리해주신다면 먼저 축산부문 업적평가에서 전국 2위를 달성했다. 올 1월에는 클린뱅크, 2월에는 농축협 축산부문 업적평가 전국 2위를 달성하기도 했다. 그리고 이달 초에는 농협중앙회로부터 상호금융 대출금 3천억원 달성탑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뤘다. 무엇보다 애착이 가는 것은 조합원전담제와 무허가축사 양성화를 꼽고 싶다. 무허가축사 양성화를 위해 예산과 직원들을 투입했다. 구제역 백신은 조합에 신청하면 조합예산으로 구입해서 무료로 접종해 준다. 보람있는 사업이다. ■ 성과 비결은 무엇인가 우리가 조합원들에게 사랑 받으려면 사랑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된다. 그래야 성과도 따라온다. 조합원들에게 사랑 받지 못지 못하면 성과도 없다. 우리 임원들과 직원, 조합장이 불협화음 없이 하나가 되니 좋은 분위기 속에 성과도 냈다고 확신한다. ■ 올해 중점 추진 사업은 방금 얘기했지만 조합원들이 조합과 가까워지도록 조합원전담제를 실시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조합원들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는 소양을 갖춰야한다는 판단아래 직원들을 대상으로 8주간 농심특별교육을 실시한바 있다. 또 무허가축사 양성화를 위해 측량비를 포함해 조합 예산 3억원을 세워놓았다. 무허가 축사만 담당하는 전담직원도 배치했다. 조합원들이 문의하면 전담직원이 건축사를 데리고 직접 찾아가 컨설팅을 해준다. 농장의 여건을 확인하고 상담해주니 무척 좋아한다. 아울러 지난해 축산부문 전국 2위를 했는데, 올해는 업적평가 1위를 목표로 매진하고 있다. ■ 직원들에게 강조하는 것은 첫째, 직장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일하자고 강조한다. 우리는 조합원들이 있어 급여를 받는다. 직장에 대해 불만을 갖고 일하면 감사의 표현도 나오지 않는다. 항상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조합원을 대하도록 당부한다. 둘째, 겸손한 마음을 갖자라고 입버릇처럼 강조한다. 교만하면 친절이 나올 수 없다. 나온다해도 가식적인 거다. 늘 겸손한 마음으로 고객과 조합원을 섬기는 모습을 보여야 조합원이 자꾸 찾아오는 조합이 된다. 나는 기독교인이다. 아침에 차에 오르거나 집무실에 나오면 ‘오늘도 감사하고 겸손한 마음으로 일할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로 시작한다. 내가부터 실천하지 않고 직원들에게 하는 것은 가식이다. ■ 중장기 계획이나 목표는 앞서 말했지만 나는 조합장을 두 번 했다. 돈을 벌려고 한 것이 아니다. 명예도 아니다. 미안한 얘기이지만 지금까지 봉급 받아 아내에게 단돈 10원도 안줬다. 봉급은 조합원들에게 베푸는데 썼다. 무엇보다 바람은 조합원들로부터 사랑받는, 타 조합보다 만족도가 높은 조합으로 키우는 것이다. 기회가 더 온다면 우리조합을 세계적인 협동조합으로 만들고 싶다. 우리 조합원들이 생산한 축산물에 대해서는 100% 우리조합이 팔아주도록 하는 그런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다. 덴마크의 경우, 농가들은 생산하는 데에만 집중하고 판로는 협동조합이 다 해준다. 아직 우리 조합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하지만 농업인의 경쟁력 강화를 통해 농업인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자는 협동조합의 설립 목적에 맞게 잘 운영해서 우리 조합원들을 최고로 만들고 싶은 꿈이 있다. ■ 독자 및 완주 축산농가에게 한 말씀 완주조합원들이 소외되지 않도록 현재보다 더 마음을 쓰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 실제 조합장 취임 후 김제보다 완주 조합원들을 더 많이 찾아간다. 김제사람이라는 선입견을 갖고 완주조합원들에게 관심을 덜 가진다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사실 완주에 마음이 더 쓰인다. 그런 편견을 없애기 위해서다. 조합원들에게 내 전화번호로 직접 문자를 보낸다. 조합을 이용하다 불편함과 어려움이 있다면 내게 직접 전화로 문의하면 바로바로 개선하는 등 최선을 다해 힘이 되도록 하겠다는 뜻이다. 얼마 전 구이의 한 시각장애인이 우유를 사다주면 좋겠다고 전화와 우유를 사다 줬다. 정말 보람 있었다. 거듭 말하지만 내가 여기 온 것은 돈을 벌기위해서도, 명예를 얻기 위해서도 아니다. 있는 동안 조합원들에게 잘 하고 싶은 마음뿐이다. 성경에 ‘지극히 작은 소자에게 냉수 한 그릇이라도 주는 자는 결단코 상을 잃지 않겠다’라는 말씀이 있다. 이런 마음으로 조합원들을 섬기고,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일에 최선을 다하다 조합장을 마치는 것이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사는 거라 생각한다. ■ 김창수 조합장은 고향은 김제 용지다. 축산업에 종사했고, 한때 김제축협 이사를 역임했던 김재열(85)·윤정신(80)씨의 3남 1녀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그 역시 부친의 대를 이어 2대째 축산에 매진하고 있다. 비룡초와 용지중, 이리고, 원광대 농대를 나와 서른아홉 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축협조합장이 됐다. 대학시절 학생회장 출마 당시부터 늘 적극적인 후원자가 돼주던 부친 덕분이다. 옆 동네에 살았던 후배에서 평생 반려자가 된 아내 김광자(54)씨의 내조도 조합장 당선에 큰 힘이 됐다. 열심히 일하는 모습에 조합원들도 신뢰를 보내며 재선에도 성공, 탄탄한 대로를 걷는 듯 했으나 김제시장선거에서 낙선의 쓴 고배를 마셨다. 하지만 낙천적인 성격 탓에 훌훌 털고 일어나 6년 동안 본업에 충실했다. 그는 선거를 통해 ‘높은 직책을 받고 비난 받는 것보다 무엇을 하든지 존경받고 인정받는 것이 진정한 삶의 의미라는 것’을 깨달았다. 집보다는 조합일에 열중하다 보니 손에 굳은살이 박힐 정도로 농장 일을 혼자 도맡아 해야 했던 아내와 사춘기 시절 사랑을 듬뿍 주지 못한 아들 영현(30)군과 딸 희영(28)양에게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다는 김창수 조합장. 대견하게 스스로 훌륭히, 건강하게 잘 자라 자신의 자리에서 인정받고 있는 자녀에게, 그렇게 키워준 아내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단다. 끝으로 ‘2600여 조합원들에게 최선을 다해 일했던 조합장으로 기억되고 싶다’는 김창수 조합장의 말을 곱씹으며 인터뷰를 마친다.
최종편집: 2025-08-11 01: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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