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담 스님! 저는 2017년 5월 14일 일요일 오후 평소 오르고 싶었던 서고사(西固寺)에 들렸습니다. 우선 입구 가건물이 정리되어 깔끔했으며 특히 들어서자마자 콩콩 짖어대는 무서운 개가 없어 평안했습니다. 전처럼 현판 글씨를 감상하며 이리저리 살펴보았습니다. 전문가나 불도가 아니므로 깊은 뜻은 모르지만 ‘오기를 잘 했구나!’ 이런 생각에는 변함이 없었습니다. 서고사의 융창 가능성이 여러 곳에서 보였습니다. 내려다보이는 전북혁신도시에 새 집이 빽빽하게 들어서는 중이며 인구 5만이 목표라니 이 가운데 5%만 등록해도 신자 2,500인이 됩니다. 큰 나무가 절의 역사를 말해 줍니다. 바위 위에 뻗힌 뿌리가 마치 몸통 같이 보여 신비하며 두 그루는 치료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상처야 크지만 잎이 무성해 다행이나 사람으로서 부끄러움을 느꼈습니다. 절 아래 두현마을 동구 밖 느티나무 상처는 치료를 받아 보기가 좋은데 산사 고목에는 눈길을 주지 않아 뻥한 구멍이 마치 중생들의 ‘할복충고(割腹充股:속을 파다 다리에 붙임)’나 마찬가지였습니다. 그 아래 바위는 머리와 몸통 모양이 마치 ‘거북바위’로 보입니다. 그 앞 3층 석조물 위 것은 9각형 옥개석이고, 가운데는 연화대석이며, 아래 것은 맷돌 바닥(?) 모양으로 그 쓰임새가 각각 달랐으나 오래된 건만은 확실입니다. 동편 언덕 물 확은 빗물에 나뭇잎이 가라앉아 썩어 냄새가 나지만 전에는 위에서 홈을 타고 내려온 물이 담겨지던 수조(水槽)로서 정교함이 일품입니다. 그 후 물길이 바꿨나 몇 걸음 아래 샘이 있고, 샘 앞에 새겨진 ×표는 무언가 궁금합니다. 곧 수십억원을 들여 절을 개수한다니 반갑습니다. 낮은 자리의 시멘트 건물은 당시 필요해 세웠고 지금은 스님이 기거하지만 아늑한 절 풍광과는 어울리지 않습니다. 불사(佛舍) 정리와 증축 계획을 세웠다니 상처 난 고목 아래의 대밭을 정리하여 집을 세우면 어떨까요? 여수 돌산 향일암(向日庵)이나 구례 사성암(四聖庵)은 바위를 두려워하지 않고 오히려 절묘하게 조화 시켰습니다. “나한전(拏漢殿)” 글씨 ‘잡을 나(拏)자’ 현판은 서울 북한산 삼천사(三千寺)와 전주 서고사에만 있어 전국의 자랑거리입니다. 절 인심도 달라져 근래는 사찰에 들려야 제대로 대해주는 승려가 드문데 벽담 스님은 오랫동안 대꾸해주셨습니다. 오가는 길가 만성동 밭 가운데에서 고인돌을 보았습니다. 아직까지 언론에 소개된 바가 없으나 모양이 매우 좋습니다. 이 고인돌처럼 강인하시기 바랍니다. 절을 좋아 하는 속인이 글을 올립니다. 2017년 단오 날. 柳河堂 伏祝珍重自愛. 不宣頓首(유하당 복축진중자애 불선돈수) /이승철(국사편찬위원회/사료조사위원) 칼럼니스트(esc2691@naver.com)
최종편집: 2025-06-24 13:2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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