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와 마을이 함께 아이의 꿈을 찾아 키우는 행복한 완주교육을 일구어 내겠습니다.” 지난 3월 1일 윤덕임 전 교육장의 바통을 이어받아 새롭게 완주교육지원청의 수장이 된 박숙자 교육장(59). 취임 다음날인 2일 도교육청에서 열린 기관장 회의에 참석하는 일정을 시작으로, 점차 보폭을 넓히고 있다. 지난 18일 박 교육장을 만나 걸어온 길과 걸어갈 길 등에 대해 인터뷰를 나눴다. ========================== ■ 좀 늦기는 했지만 취임 소감 -------------------------- 부족한 제가 완주교육장이라는 중책을 맡게 돼 어깨가 무겁습니다. 제가 교육장으로서 할 수 있는 역할은 교육청 식구들이 행복하게 근무하고, 이런 기운이 학교 교장 선생님들과 교사, 그리고 학생들에게까지 잘 전달되는 선순환시스템을 정착시키는 것이라 생각해요. 덧붙이자면 꿈과 재능을 키우는 학생, 사랑으로 가르치는 존경받는 교원, 공감하고 협력하는 학부모, 배려와 참여로 소통하는 지역사회를 만들어 가기 위해서 교육공동체의 요구를 수렴해 지원하는 경청과 공감의 교육행정을 펼쳐 나가겠습니다. ========================= ■ 어릴 적 얘기 좀 들려주시죠. ------------------------- 저는 교육자인 아버지와 평범한 가정주부인 어머니 사이에서 육남매 중 셋째로 태어났어요. 어릴 때 꿈은 교사가 아닌 아나운서였는데, 전주초에 다닐 때 우연히 전주MBC 방송국 라디오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아나운서의 모습에 반해서였죠. 중학교에 올라가 선생님의 권유로 아나운서에서 교사로 정했고, 이후 교대를 졸업한 뒤, 1979년 완주 소양 송광초에서 교육자로서 첫 발을 내디뎠습니다. ==================== ■ 완주와의 인연은 -------------------- 앞서 말했듯 1979년 소양 송광초에서 교직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삼례, 소양, 고산 등 완주지역에서만 20년 동안 교사생활을 하다 전주중앙초 교장으로 재직 중 지난 3월 1일 완주교육장으로 부름을 받아 오게 됐어요. 교사의 시작과 교육장의 시작이 ‘완주’라는 점에서 완주와의 인연이 각별할 수밖에 없죠. 완주로 다시 오게 돼 기쁘고 행복합니다. =========================== ■ 완주교육에 대한 개인적 생각은 --------------------------- 완주교육은 행복한 아이들로 성장시키기 위해 군청과 완주교육지원청, 마을, 학교, 사회단체, 지역사회가 뭉친 교육공동체 ‘로컬에듀’가 강점 중 하나인데요. 로컬에듀를 3년 동안 추진한 결과, 완주를 떠나는 학령인구가 줄었고, 군 내 고교진학자가 증가했다는 점, 즉 인구 유출을 막는 효과를 거뒀죠. 완주교육이 전국적으로 조명을 받는 이유입니다. 특히 완주군수님이 완주교육에 대한 방향, 열정, 현장에서 아이들과 함께하는 등의 관심, 과감한 투자가 오늘의 완주교육을 만드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지난 번 봉동초 발명축제 때 군수님이 학교 교장들과 일일이 악수하면서, 비봉초 교장선생님께는 ‘요즘 비봉이 많이 뜬다’고 축하 인사를 건네는 모습이 인상에 남았어요. ======================== ■ 학교교육에서 중요한 것은 ------------------------ 학교교육의 생태계 순환이라는 것은 자연스러워야 됩니다. 누군가가 이것은 되고, 이것은 안 되고 조율할 수 있는 게 아니라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학교장이 학교에 4년씩 있는데 그 기간 동안 ‘내가 뭔가 해보겠다’라는 무리한 욕심이 학부형과 선생님의 피로도를 높이고 결과적으로 학생들이 피해를 보게 되죠. 그래서 저는 항상 교장선생님을 만나면 ‘학교를 내 것처럼 생각하지 말라’고 말합니다. ‘내가 어떤 학교를 만들어보겠다’는 이 자체부터 불협화음의 원인이 되고, 학교 구성원들에게 고통과 희생이 따르게 됩니다. ========================== ■ 학교에 대한 교육청의 역할은 -------------------------- 어떻게 해야 교육청의 사업들이 옥상옥이 되지 않고, 자연스럽게 지원하는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저는 고민하는데요. 교육청에서 학교의 특성을 살려주고 반영하기란 분명히 한계점이 있다고 생각해요. 교육은 교육지원청에서 얼개에 맞게 맞춤형으로 지원해주는, 그래서 학교가 먼저 요청을 하면 우리가 지원할 수 있는 인력풀이나 제도적인 것들을 갖추고 있다가 적시에 지원해주는 역할을 해야합니다. 또한 학교가 지역에서 중심역할을 해야 되는데, 완주 같은 경우 전주를 둘러싸고 있기 때문에 그늘이 지는 지역이 분명이 있는데요. 어느 특정지역만 조명을 많이 받고, 다른 곳은 소외됨이 없이 고루 명품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교육청의 역할이라 생각합니다. ===================== ■ 교육장으로서 목표는 --------------------- 각자가 색깔은 다르지만 모였을 때 조화를 이루는 것, 이것이 제가 교육장으로서 목표고 지향점이라고 말하고 싶어요. 완주교육이 흰색이니까 너도 흰색을 내라고 하면 안 되는 거죠. 교육청에 66명의 구성원이 있는데 저는 각자 유연한 사고로 자연스럽게 고유 역할을 생기 있게 해줬으면 좋겠어요. 중요한 것은 학교교육이 성장을 넘어 ‘성숙’단계로 가려면 외형을 키우기보다, 불필요한 업무를 줄이고, 교육청이 원하는 것이 아닌 학교가 원하는 것에 초점을 맞춰 지원해주는 역할을 교육장으로서 하고 싶습니다. 아울러 초심, 사심보다 공심, 욕심보다 평정심을 갖고 높낮이 없고 일관된 교육행정을 생각하고 모든 구성원들이 행복할 수 있다면 그 것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고 봅니다. 그러기 위해서 저부터 행복해지려고 노력해요. 덧붙여 아이들에게 가장 좋은 선물은 부모의 행복이라고 생각합니다. ==================== ■ 완주군과의 관계 -------------------- 각자도생보다는 상생이 훨씬 낫죠. 서로의 고유한 업무는 존중해 주되, 아이들을 중심에 놓고, 오롯이 아이들만 바라보고 ‘완주’라는 지역의 특성에 맞게 상생하고 조화를 이뤄나갔으면 좋겠어요. 그간에 이뤄놓은 성과를 보면 해답이 있다고 봅니다. 교육청이 완주군과 함께 가면 학교에 득이 가고, 아이들한테 모두 혜택이 골고루 나눠지는 것이지, 학교가 성을 높이 쌓고, 교육과정을 쥐고 있는 다고해서 잘 이뤄지고, 내려놓고 함께 한다고 해서 더디고 느려지는 것이 아닙니다. 교육청과 군청의 좋은 관계가 선순환 돼서 우리 아이들에게 좋은 영향을 미쳤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 추천해 주고 싶은 사업이 있다면 ---------------------------- 지금 방과후 마을학교 공간이 없어 학교를 내어 줬는데, 저는 마을에 있는 경로당을 잘 활용했으면 좋겠어요. 단순히 경로당이 어르신들이 쉬기만 하는 공간이 아니라 아이들과 청소년들까지 세대를 아우르는 공간 말이죠. 예를 들어 경로회관 옆에 아이들의 놀이공간을 만들어 주는 건데요. 아이들을 뛰어놀게 하면서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옛날이야기를 들려주고, 책도 읽어주는 하나의 세대가 교류하는 공감공간을 완주군이 만들어 줬으면 좋겠어요. 박성일 군수님을 만나게 되면 제안하고 싶어요. 무엇보다 어르신들은 아이들에게 생생한 기운을 받아 건강해지고, 아이들은 뛰어놀 공간이 생기고, 부모님들도 마음대로 일터에서 일할 수 있어, 결과적으로 노인문제, 아이문제가 해결되지 않을까요? ========================== ■ 교직생활 중 기억에 남는 일은 -------------------------- 돌이켜 보면 고비 때 마다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난 것 같아요. 그것은 교직에 있으면서 틈틈이 시민단체를 비롯 다양한 사회활동의 경험에서 얻은 선물이라 생각합니다. 교사들끼리 어울리는 것도 좋지만 다양한 직업군에 있는 사람들과의 교류를 통해 활력을 얻게 되었습니다. ========================== ■ 교사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 -------------------------- 내 스스로 내 삶에 긍정적인 에너지를 넣어주는 것도 나고, 나를 힘들게 하는 것도 나잖아요. 내가 언제든지 내 편에 서서 나를 응원하고, 내가 하고 있는 모습에 책임 질 수 있는 것도 내가 되어야 하죠. 또 항상 누구를 닮으려고 하는 것 보다 나의 가치, 나의 존재감, 자존감을 세울 수 있는 자신감으로 당당하게 생활하길 바랍니다. ======================= ■ 끝으로 학부모, 군민에게 ----------------------- 교육에 대해 누구나 많은 지식을 갖고 있기 때문에 자꾸 얹히고 싶어 하는데요. 이렇게 하는 것보다는 한 발 뒤에서 묵묵히 기다려 주신다면 학교에서도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자정능력이 있으니 좀 더 긍정적인 면에 힘을 실어주셨으면 합니다. 좋은 것에 에너지를 실어 줄 때 상승효과가 크니까 기다려 주시면 좋겠어요. 잘 하고 있는 것에 과감히 칭찬해 주시고, 만일 개선이 필요하면 소통할 수 있는 창구를 통해 해결하도록 하겠습니다.
최종편집: 2025-08-11 01: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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