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 조영태 교수 맞다. 혹 믿지 않을까 걱정이다.
‘초등학교 6학년 딸에게 농고 진학을 권유했다(박진범 동아닷컴 수습기자:2017.1.31)’.
조 교수는 어떤 학자인가. 서른한 살에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교수가 됐다.
조영태 교수는 “인구구조 변화에 따라 농업의 중요성이 더 커질 것이기 때문에 ‘자식에게 농업고등학교 진학’을 권했다.”고 밝혔다.
조영태 교수는 인터뷰에서 “난 현실적인 사람으로 자녀가 ‘가장 쉬우면서 성공’할 수 있는 길을 찾아주고 싶은 보통 부모”라며, “인구학을 살펴보면 현재 인구 변동을 가지고 앞으로 어떻게 바뀌겠다는 예측이 조금 가능하다”고 밝혔다.
조 교수는 “지금 우리나라 농촌 인구가 15% 밖에 되지 않는다.”며 “농업이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 숫자는 더욱더 줄며 그분들의 나이가 높아진다.”고 밝혔다. “제 둘째가 앞으로 한 10년 쯤 뒤에 20대 초반이 되면, 농촌 지역에 젊은 사람은 하나도 없다”는 예언이다.
그러면서 “제 딸한테 권하는 농사란 땅을 파 흙을 일구라는 게 아니라 ‘농산업을 이야기’하는 것”이라며, “거기에는 바이오가 들어가고, 기계가 들어가며, 4차 산업혁명도 제일 많이 적용될 수 있는 게 농업이고, 농유통(農流通) 이런 게 다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희소성의 가치, 남들이 안할 때 농업을 했다는 것 자체가 사회에서 존경받을 수 있는 직업으로, 먹거리와 관련된 일을 한다는 자체가 나라에 기여함이며, 당연히 금전적인 보상도 좇아 올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한편 조 교수는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교육개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지금 청년들에게 복지 혜택을 늘려 봐야 효과가 거의 없다는 게 입증이 됐다”며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공교육의 정상화부터 시작하여 대학 입시제도까지 바꾸는 교육계의 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농업인이나 농업정책을 다루는 실무자는 이런 선각자의 예견을 좇고, 그 말에 귀를 기우려야 한다.
서른한 살에 서울대학교 교수가 된 이 사람이 아들도 아닌 딸에게 ‘농고에 가야 한다’고 했을 때 어련히 알아서 그랬겠나. 진짜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을 실감나게 하는 말이다.
일본이 주한대사를 불러갔다 되 보내고, 중국이 자국민에게 한국과 발을 끊으라 하며, 국가 원수 초청하려는 나라도, 불러봐야 갈 사람이 없어서 현재 한국이 무주공산(無主空山)으로 보인다.
전에는 원로(元老)라는 말이 더러 있었으나 제 구실을 못해서 그런지 지금은 시골이나 정계에서 용도 폐기(廢棄)대상 취급을 하지 않으면 다행이다.
조영태 교수의 ‘딸 농고진학’ 이 한 마디에 귀 기울이는 사람이 나왔으면 한다. 가라앉는 농촌 생명과학인의 맘에 위로가 되기 바란다.
/이승철(국사편찬위원회/사료조사위원) 칼럼니스트(esc269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