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이야 각각 다르지만 열성자가 따로 있다. ‘큰보들’ 하치 논배미에 밤 물을 출렁하게 대놓은 농부 있었다. 허청에 땔감 가득한데도 날마다 산에 나가 나무해 오는 가장을 보았다. 달밤에 냇가 자갈을 치워 논을 만들자 ‘땅두더지’라는 별명이 붙은 김재만 씨를 안다. ‘죽으면 썩을 몸 실컷 부려나 먹자’며 추석날에도 풀을 베던 ㅇ씨와 한 마을에서 산 적이 있다. 밤새도록 덜커덕덜커덕 베만 짜며 혼자 자는 남편 허전함을 몰라주는 아내가 원망스러워 ‘에라!’ 하고 집을 나가 소실 얻게 한 직녀(織女)는 열성이냐 일병이냐. 고무신을 벗어들고 날마다 논두렁을 거닐어 풀이 자랄 수 없게 한 부자가 있었으며 초저녁에 그물치고 새벽에 거두는 어부를 보았다. 조경득은 전주시 교육감선거에 입후보하여 모 교육위원을 만나려 하나 이리 핑계 저리 핑계 기회를 주지 않자 식전 일찍 대문 앞에 당도하여 콩콩콩 짖어대는 개를 더 짖도록 건드려 놓고 ‘개에 물렸다’는 말을 남긴 채 병원에 가 누웠다. 그 위원 ‘자기 집 개에 물렸다’는 데 그냥 있을 수 없어 찾아갔다. 병실에는 단 두 사람 결국 협상이 잘 되어 교육장에 거뜬히 당선됐다. 노무현 전 대통령도 후보시절 정몽준 의원 문 앞에서 오래 기다렸던 일도 열성에 든다. 전성교회(전북혁신도시) 김영자 권사는 1955년 교회에 출석 △학생부 교사 28년 △성가대원 50년 △여전도회 전국 정책위원을 했고 △지금도 일요일·수요예배에 꼭 나오며 △신도 심방 문병 거의 빠지지 않는다. 이를 두고 열성이냐 극성이냐 하지만 하여간 집념이 대단하다고 본다. 한국 여성 위대함이 많다. 아기 재워 놓고 빨래하며, 애 엎고 밥 짓기 보통이며, 논에서 출산한 여인도 있다. 00는 장리쌀 빚 갚는 날 대문 열기 전에 미리 도착 삑 소리에 맞춰 얼른 지고 들어가 뜰에 짐을 받치니 주인이 놀라 ‘허허허…자네가 나보다 더 큰 부자 되겠네! 허허허 도로 지고 가게!’ 소설 아닌 우리 고장 미담이다. 10년 후 채무자는 수 십 마지기 새 부자가 되었고, 열성에 감동했던 옛 부자와 나란히 발전해 신교육을 받은 양쪽 집 2세는 합자회사를 꾸며 의좋게 성공한 집안이 바로 아무개와 아무개가 아닌가. 완주에 이런 분이 있어 살맛이 난다. 요즈음 젊은이는 09시에 일어나기도 힘들어 한다. 배부르고 등 뜨스하니 잠만 늘었나 보다. 완주 군의원 4월 12일 보궐선거에는 전화 잘하고 부지런하며 상식 지식을 갖춘 부드러운 사람을 골라야 한다. ‘유한공자(游閑公子:놀기만 일삼는 사람)’는 절대 아니 된다. 많이 겪어 보았지 않나. 상냥할수록 좋고 13개 읍·면 내의 대성(大姓)이나 서원 정도는 알아야 본인 맘이 편하리. /이승철(국사편찬위원회/사료조사위원) 칼럼니스트(esc2691@naver.com)
최종편집: 2025-06-24 13: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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