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에 가면 밭 이야기, 밭에 가면 산 이야기, 산에 가면 물 얘기가 따라 나오듯이 용진에서는 군청 이야기, 군청에선 가까운 구만리 얘기가 나온다. △구만리는 만경강 둑 이쪽 건너편 용진이 가깝지만 행정구역은 봉동읍…. 지금은 길이 좋고 다리가 있어 내왕에 문제가 없다. △구만리는 남동쪽에 산이 있고 서북편은 툭 트여 지형상 배산임수 썩 좋은 자리는 아니지만 역사의 현장으로 유명하다. 고려 말 조선 초 국운이 갈릴 때 전주최씨 최양(1351∼1424)이 이 마을에서 살았고, 이 태조의 4자 이방간(1464∼1420)은 소위 ‘왕자의 난’에 밀려나 말년을 여기서 지냈다. 두 분은 한동안 함께 산 게 확실하다. 2020년이 얼마 남지 않았다. 2020년은 회안대군 이방간이 서세한지 600년이다. 자손 많고 종재가 넉넉하며 회안대군은 한강 이남에서 첫째가는 왕족으로 가장 큰 어른이니 동상을 세워야 하는데 장소로는 구만리가 으뜸이다. 여기에 봉강사가 있으니 만경강을 포함한 주변을 정비해 전주이씨 전주최씨 집성촌을 꾸며 ‘보고 가는 마을’을 만들었으면 한다. 사람-자연-역사를 아우르는 동네로 유허비, 소 조형물(호와 관련), 동상, 태조·최양 만남의 장면 소상(塑像), 금감록비(金鑑錄碑), 전라관찰사 이헌구 사적비, 생강 연유 시설물까지를 포함하면 완주 제일 인물공원이 될 것이다. 여력이 있으면 청백리 육대춘, 제1공화국 윤건중 농림부장관, 황거중 증영의정, 권삼득·오정숙 국창, 오기영 목사, 송영구 서장관, 유기정·임방현·김태식·유범수 국회의원 기념물도 세우고, 건립 심의규정에 따라 누구나 들어 올 수 있게 하는 방안도 있다. 구만리는 ‘구중궁권’의 구(九)와 ‘구만리장천’ 구만(九萬)이 들어있다. 이 마을은 지상에서는 ‘궁궐 마을’이요, 저 세상에선 ‘천국’이란 뜻이니 하늘-땅-사람을 함께 하는 동네를 만들자는 발상이다. 원래 구(九)는 완전(完全)이란 수요, 오래라는 ‘구(久)’와도 통한다. 군청에서 가까워 특색사업으로 적격이다. 이 일에는 용봉초교 출신 문화관광체육부 이의춘 차관보와 안호영 국회의원, 전주이씨·전주최씨 집안에서 나서면 수월하다. 정도전, 김일손, 정지용 동상 알 만한 사람은 다 보았다. 둔산공원이 더 좋은 곳이라면 여기도 무방하다. 사람이 사람을 알아 줘야 좋은 인물이 자꾸 나온다. 경북은 박정희 노태우 박근혜 세 대통령 도(道)라서 당당하지 않나? 우리도 한 번 뭉쳐보자. 뒷걸음치며 미적거리면 만년이 가도 그 대중 그 꼴이다. 공동묘지를 옮긴 자리까지를 포함한 큰 구상을 해 볼만 하지 않나. 추진 의지가 문제이다. 좋은 일꾼과 참모가 이래서 필요하다. 빚 많은 나라에서 ‘종합 스포츠 타운’만이 만능 전부가 아니다. 돈 제대로 쓰면 좋은데… /이승철(국사편찬위원회/사료조사위원) 칼럼니스트(esc2691@naver.com)
최종편집: 2025-06-24 13:4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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