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빛을 띤 누렇고 거무스름한 흙, ‘황토(黃土)’. 황토는 피부노폐물 제거, 혈액순환 촉진, 아토피 치료 외에도 많은 효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때문에 팩, 매트 등 황토를 활용해 건강을 챙기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최근에는 주택이나 찜질방, 카페 등 활용범위도 점차 넓어지고 있는 추세다.
이처럼 두 말할 필요 없이 효과가 검증된 황토를 재료로 ‘천연황토보드’를 만들어 시장개척에 나선 완주군 출신의 두 젊은이가 있다. 바로 준 건축디자인 이준 대표(28)와 변미진 실장(30)이 그 주인공이다.
■봉사활동으로 만난 인연
이준 대표는 소양면 출신으로, 소양서초, 소양중, 전주신흥고를 나와 전북대 건축공학과를 졸업했다.
어릴 때 살던 집이 춥고, 좁아 나중에 크면 ‘넓고, 따뜻한 집’을 짓는 건축가의 꿈을 꿨단다.
건축공학을 전공한 것도 순전히 이 때문이었다.
실제 전주에서 이름 있는 건설업체를 운영했던 이모부 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조금씩 꿈을 키워갔다.
물론 힘이 들어 내려놓고 싶을 때도 있었지만 훗날 진두지휘하며 집을 짓는 자신의 모습을 떠올리며, 견뎌냈다.
변은진 실장은 현재 봉동읍의 한 아파트에 살고 있다.
부친의 고향은 울산, 20년 전 현대자동차 전주공장 건립과 함께 이곳 봉동으로 이사왔다.
10살때부터 줄곧 봉동에서 살았으니 고향이나 마찬가지.
봉동초와 완주중, 전주여고를 졸업한 뒤 ‘백의의 천사’를 마음속에 그리며 예수간호대학에 들어갔다.
졸업 후 대학원 공부와 직장생활하다 고향으로 내려와 완주보건소에도 2년간 근무하기도 했다.
삶이 달랐던 두 사람이 만난 것은 대학교 때 봉사활동을 통해서다.
현대차에서 대학생을 대상으로 무료로 해외를 보내주는 ‘해피무브’프로그램에 참여했는데, 인도에서 이 대표는 건축봉사, 변실장은 의료봉사를 하다 알게 된 이후 점점 가까워졌고, 지금은 연인사이로 발전했다.
■특허 황토보드로 사업 결실
이 대표는 대학졸업 후 군대를 전역하고, 전공을 살려 군 동기, 변 실장과 함께 법인회사 준건축디자인을 설립했다.
당시 변 실장의 모친이 운영했던 회사를 명의이전 하고, 변 실장의 삼촌까지 합류하면서 가족기업으로 확장됐다.
준건축디자인의 시작은 천연황토보드(특허 제 10-0344930호)를 만들어 인테리어를 하는 것.
천연황토보드는 가족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연구하고, 오랜 시행착오를 거쳐 이뤄낸 값진 결실이다.
처음 시작할 당시 ‘어떻게 하면 천연황토성질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경도를 최대한 강화시킬 수 있을까?’라는 고민에서 제품 연구가 시작됐다.
그리고 마침내 황토와 편백슬라이스칩(톱밥), 그리고 물만 사용해 국내 유일의 진공방식으로 특허 받은 제품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준 건축디자인 표(表) 황토보드는
준 건축디자인 표(表) 황토보드의 특징을 살펴보면 피톤치드가 가장 많이 함유된 편백나무 슬라이스 칩을 황토와 혼합해 넓은 판(가로30cm, 세로 40cm)으로 제품이 생산됐으며, 가볍고 충분한 강도를 유지한다는 것이다.
또 목공용 전단톱 등으로 절단하고, 타카나 피스못으로 벽면에 부착할 수 있어 시공이 간편하다는 점, 균열이나 뒤틀림 등 변형이 없으며 이음매가 가능해 마감재로 사용하고 한지나 도배로도 연출 시공할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다.
무엇보다 황토보드는 친환경 마감재로 새집증후군 및 아토피에 효과가 있고, 단열, 탈취, 습도조절, 원적외선방출 등 다기능적인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최근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에 맞춰 아파트나 단독주택, 병원, 학교, 경로당, 찜질방 등에서 문의가 점점 늘고 있다.
■준건축디자인의 비전
준 건축디자인은 짚과 굽는 방식으로 황토보드를 만드는 대부분의 회사와는 차별화된 제품을 선보이며, 인테리어 마감재 시장에서 주목받는 기업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하지만 이준 대표와 변미진 실장은 나고 자란 완주군과 완주군민으로부터 인정받는 것을 기업의 최우선 가치로 삼고 있다.
이 대표가 준 건축디자인을 완주군에서 운영하는 한국흙건축학교의 협회로 등록하고, 지역민들과 함께 다양한 봉사활동을 하는 것도 바로 여기에 있다.
이 대표와 변 실장, 두 사람은 앞으로 완주군만의 인테리어를 찾고 완성하는 것이 꿈이다.
완주에 있는 흙, 나무, 돌 등 친환경적인 재료를 활용해 디자인을 한 뒤, 집과 커피숍, 병원, 학교 등을 건축하는 것을 두 사람의 사업계획서에 담았다.
“완주군민의 건강을 위해 좋은 황토를 많이 만들고 싶고, 인테리어 부분에서도 완주군, 전북을 넘어 전국에서 인정받는 기업이 되겠습니다.”
준 건축 디자인 이준 대표와 변미진 실장의 짧지만 당찬 포부를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