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현대모터스FC와 함께 K리그 최강으로 꼽히는 수원 삼성 블루윙즈. 이 팀에 완주군 고산면 오산리 출신의 선수가 있다.
바로 구자룡(26)이다. 구대회(52)·박명옥(51)부부의 장남으로, 현재 수원삼성의 중앙수비수로 활약 중이다.
구자룡은 지난 해 38경기 중 32경기에 출전하는 등 서정원 감독의 절대적 신뢰를 얻었고, 수원 팬이 뽑은 3월의 MVP를 수상하며, 존재 가치를 알렸다. 또한 19라운드 수원더비에서 무실점 수비를 인정받아 위클리 베스트에 선정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몸을 사리지 않는 수비와 높은 점프력으로 철옹성 수비를 선보이며, 수원삼성의 2016 KEB하나은행 FA컵 우승을 견인하는 등 프로데뷔 이후 최고 한 해를 보냈다. 때문에 올해 수원삼성이 그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새해 구자룡 선수를 만나 인터뷰를 나눴다.
■지난 해 감회가 남다를 것 같은데요.
리그 7위로 마감해 아쉬운 한해였어요. 개인적으로 경기력은 괜찮았다고 생각하는데, 계속 이기고 있다가 막판에 실점해서 비기거나 지는 경기가 많아서 결과적으로 성적이 좋지 않았어요.
하지만 FA컵을 차지해서 그나마 자존심을 세웠죠.
서울과 결승전 1,2차전 뛰었는데, 프로 팀 와서 처음 우승을 차지한 거라 기뻤습니다.
무엇보다 우승 멤버로 함께 했다는 데 대해 기분 좋았죠. 그리고 2016년 첫 MVP 받은 것도 기억에 남습니다.
■경기출전도 많았는데
2013년 군대 제대하고, 그해 3경기를 뛰었고, 다음해는 7경기, 그리고 2015년에는 25경기를 뛰었어요.
올해는 38경기 중 6경기를 제외하고, 32경기에 출전했는데, 선수는 역시 벤치보다는 그라운드에서 많이 뛰어야 기량도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서정원 감독님께서 저를 믿고 경기에 출전할 수 있도록 기회를 준 데 대해 고마움을 느낍니다.
■‘우만동 훔멜스’라는 별명은
독일 프로축구 도르트먼트에서 지금은 바이에른 뮌헨 중앙수비를 맡고 있는 훔멜스라는 선수가 있어요.
홈구장으로 쓰고 있는 수원월드컵경기장의 주소가 우만동이고, 뮌헨 선수의 이름을 따서 수원 팬들이 ‘우만동 훔멜스’라고 별명을 지어줬어요.
물론 그 선수와 스타일은 다른 긴 한데 홈경기에서 제 소개를 할 때 ‘우만동 훔멜스’라고 부릅니다.
■축구는 언제 시작했나요?
고산초 5학년 때 전북현대 유소년 축구 클럽 테스트에 합격해서 프로그램에 참여했고, 축구부가 있는 완주중학교에 들어가면서 본격적으로 시작했죠.
졸업 후에는 수원 유스 팀인 매탄고등학교 창단 멤버로 들어갔어요.
그리고 3학년 때 수원 삼성에 입단했고, 군복무를 경찰청축구단에서 하게 됐는데 그 당시 염기훈, 김두현 선수와 함께 내셔널리그를 소화하며 2011년에 경찰청축구단에 창단 이래 첫 우승컵을 따냈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학창시절 운동하면서 기억에 남는 것
일단 중학교 때는 운동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산에서도 뛰고, 타이어를 끌고... 고등학교때는 아무래도 전국에서 운동을 잘하는 얘들이 오니까, 처음에는 실력이 부족해서 많이 혼났던 기억도 나고요.
그런데 운동을 포기하고 싶었던 적은 한 번도 없었던 것 같아요.
■팬들도 많이 생겼을 것 같은데요.
경기 출전도 늘고 MVP도 받다보니 저를 알아봐주는 팬들도 생기게 되더라고요.
저희 클럽하우스에 찾아와서 사인을 받고, 먹을 것도 가져 다 주는 팬도 있고, 또 달력에다 제 사진을 넣어서 선물로 주는 팬도 있고...조금 알려지다 보니 이제는 말과 행동도 조심하게 됩니다.
■결혼은
여자 친구는 없어요. 형들이 가끔 소개팅을 시켜줘서 몇 번 만나보긴 했는데요.
제 짝을 못 만나서...서른 살 정도에 가고 싶은데 아무래도 운동선수다보니 이해심이 좀 많은 여성이면 좋을 것 같아요.
연예인 중에는 신민아씨가 이상형인데 글쎄 그런 분을 만날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올해 목표는
개인적인 목표는 경기를 많이 출전하면서 부상과 기복 없었으면 하고요.
팀으로 보면 지난해 아쉬운 경기가 많았는데, 올해 동계훈련에서 가다듬어 최소 실점 경기하고 K리그를 우승으로 마감하고 싶습니다.
물론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서도 좋은 성적 거뒀으면 하고요.
시즌 막판 포백에서 스리백으로 전환하면서 조직력도 좋아졌기 때문에 올해가 많이 기대됩니다.
■최종 목표는 무엇이죠?
솔직하게 선수라면 누구나 해외진출도 해보고 싶을 겁니다. 기회가 오면 잡고 싶어요.
일단 제가 군대 문제가 해결됐기 때문에 잘만 하면 충분히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지금 저는 수원 삼성이라는 팀의 일원이기 때문에 제가 있는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야죠.
물론 저의 최종 꿈은 태극마크를 가슴에 다는 거죠. 지금은 많이 부족한데 경기를 계속 뛰면서 실력을 쌓다보면 기회가 온다고 확신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선수생활을 오래하는 것인데, 40살 정도까지 하고 싶어요.
■축구 꿈나무들에게 조언해준다면
열정적으로 했으면 좋겠어요. 처음 축구를 좋아서 했을 때의 그 열정, 행복한 마음을 되새기면서 즐겼으면 해요.
물론 정식으로 축구를 하다보면 힘든 날도 많이 있죠.
체력 훈련을 하다보면 다치기도 하는데 순간순간마다 정신적으로 무너지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다쳤을 때는 빨리 나아야 될텐데...또 좋은 학교 진학해야 하는데... 조급한 마음을 먹게 되는데 그럴수록 마음을 가다듬고 쉴 때는 푹 쉬고, 뛸 때는 화끈하게 남들보다 한 발 더 뛴다는 생각으로 한다면 발전이 있을거라 믿습니다.
■부모님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운동하는 부모님들은 항상 긴장해야 되고, 자기 생활 없이 여기저기 따라 다녀야 하고, 그런데도 항상 묵묵히 뒤에서 지켜봐 주시고 응원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제가 운동하다 보니 부모님이 동생보다는 제게 신경을 많이 써주셨는데, 그런 점에서 동생에게 미안하게 생각해요. 앞으로는 동생을 잘 챙겨주도록 노력할 겁니다.
■끝으로 독자, 군민들에게 인사
제가 수원선수지만 뿌리는 완주군입니다. K리그 시즌에 경기를 뛴다면 응원 많이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고향에서 경기할 때도 저를 알아봐 주신다면 다가가서 편하게 인사도 드리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하시고, 희망하는 모든 일 이루시기를 바라겠습니다. 15번 항상 응원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