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시작된다는 ‘입동(立冬)’인 지난 7일. 전주교육대학교 유광찬 교수(58.초등교육과)를 봉동읍 둔산공원에서 만났다. 그는 봉동출신으로 전주교육대학교 총장을 지냈다. 지난 해 2월 4년간의 임기를 마치고 올 초 다시 강단에 선 유 교수. ‘50년 만에 첫 모교출신의 총장’이라는 수식어에 걸맞게 그는 모교를 위해 헌신짝이 되도록 발로 뛰며, 장학금 수혜율 100% 등 전주교육대학교 역사에 길이 남을 많은 성과를 올렸다. ■어린시절의 꿈이 대학 총장이었나요? 꿈은 없었어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교대에 들어갔어요. 교수를 꿈꾸게 된 것은 교대 다닐 때 수학교수님이 ‘너 교수하면 좋겠다’말씀하셔서 이후로 교수가 되기 위해 시간강사도 10년 동안 했습니다. 또 15년 동안 교수하면서 교수들과 유대관계도 잘 맺다보니 총장이 돼 학교를 반듯하게 세워봐야겠다는 욕심이 생기더라고요. ■총장 임기동안 이뤄낸 성과를 말씀해 주신다면 먼저 전국 국·사립대학 203개 가운데 처음으로 장학금 100%지급했고, 전국 10개 교육대학 중 4년 연속 임용고사 합격률 1위를 달성했습니다. 또 대학의 오랜 숙원인 낡은 체육관을 최첨단 시설로 설계된 체육관으로 신축했고, 학습 환경 개선을 위해 전국 10개 교대 중 최초로 학급토론실 36개 신설했고요. 일본, 중국, 필리핀 등으로 해외어학연수 및 해외 교육실습을 실시해 세계적인 안목을 높일 수 있도록 했습니다. 아울러 임기동안 10억여 원의 대학발전기금을 모금했던 것도 성과로 꼽고 싶습니다. ■성과 뒷얘기를 자세히 말씀해 주신다면 제가 느낀 것은 주인의식을 가지고 열심히 일하다보면 꿈은 이뤄진다고 생각해요. 우수인재를 유치하려는 욕심에 타 시도 고등학교를 방문해서 입시설명회를 직접 열었는데 4년 동안 링거 맞으면서 차량으로 26만킬로를 달렸더라고요. 그 결과, 타 시도 학생들이 신입생의 56%를 점유하고 있고, 수도권 출신만 해도 입학정원의 23%에 달해 명실공히 전주교대가 전국 단위 대학으로 성장함으로써 수도권대학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되었습니다. 또 임기 내 발전기금 20억원을 만들겠다는 각오로 동문이나 후원자를 찾아서 대학발전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반복적으로 만나 도움을 요청해서 10억원의 기금을 마련했습니다. 아울러 체육관을 짓는데 필요한 국비 95억원을 받기위해 국회와 기재부, 교육부를 15번 이상 방문했습니다. ■총장 재임 시에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2012년도 9월쯤으로 기억하는데 태풍 볼라벤이 강타해 본관 앞 우리대학 상징인 4층 높이의 히말라야시다 17그루가 모두 넘어갔어요. 치우는 데만 5천만원이 소요됐는데 감당이 안됐죠. 대학예산이 없어 교육부에 지원 공문을 보냈는데 어렵다는 답변이 왔어요. 이유는 ‘건물이 넘어지면 지원해 주는데 나무라서 지원을 못해준다’는 것이었죠. 그래서 제가 다섯 번 쫓아가 결국 5억5천만원을 받아와서 소나무 심고, 잔디 깔고, 꽃도 심었습니다. 결국 기관장이 얼마나 뛰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을 알게 됐죠. ■살아오면서 가장 기뻤을 때가 언제 였나요? 10년간 시간강사 하다가 모교 교수가 된 거죠. 그곳에서 총장도 됐고, 총장 될 때 59명의 교수 중에 교대출신 6명을 데리고 31표를 얻었어요. 당시 전북대가 14명, 서울대가 11명, 그 사람들만 합해도 25표인데 제가 이겼어요. 그때가 가장 기뻤던 순간이었던 같아요. ■교육철학은 무엇이죠? 저는 학생들에게 ‘교사가 행복해야 된다’라는 말을 입버릇 처럼합니다. 교사가 행복하려면 자기가 보고, 느끼고, 즐거움을 맛 봐야 하는데 그런 것은 멀리 있는 게 아니라 가까이에 있습니다. 들판을 보면 세잎클로버가 엄청 많은데 사람들은 기형인 4개짜리 클로버만 찾으려 합니다. 보이지 않는 것을 쫓아 다니지 말고 주변 가까이에서 행복을 느끼자는 겁니다. 또 하나, 신은 누구에게나 한 가지씩 선물을 주는데 교사는 학생들이 받은 선물이 무엇인지 찾아주도록 노력해야 하죠. 박지성을 히딩크가 찾았고, 박세리는 아버지, 임춘애는 체육선생님이 찾아준 것처럼 말이죠. 아이들의 잠재능력을 찾아 학생이 즐겁게 성적을 낼 수 있도록 교육을 시키는 것이 교사의 할 일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타인과 비교하지 말고 오직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만을 비교하라고 강조하고 싶습니다. 어제 잘되면 오늘 또 하면 되고, 어제 안된 것은 오늘 개선하면 되는 거죠. 그래야 자신이 항상 발전할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마지막으로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내가 40대로 돌아간다면, 혹은 내가 대학시절로 돌아간다면...그것은 후회된 삶을 살았다는 것이기 때문이죠. 오늘 최선을 다해 살면 후회는 없습니다. 성공과 실패는 그 다음 문제입니다. ■요즘 학교 교육에 대한 개인 적인 견해는 학교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합니다. 하나는 인성, 또 하나는 학력신장인데, 학력만 높이고, 인성이 나쁘면 안되고, 반대로 인성만 높이고, 학력이 나빠서도 안되죠. 알다시피 지금 학교를 보면 교권은 추락했고, 학생인권만 높아졌어요. 선생 멱살잡고, 목조르고...그러니 교육이 제대로 될 수가 없죠. 최소한 교권과 학생인권은 똑같이 해줘야 합니다. 학부형이 항의를 하더라도 상황파악을 해서 교육적이냐? 아니냐?를 따져서 판단을 해줘야지 학부형이 자기 아이만 생각해서 민원을 제기한 것에 대해 무조건 학교에서 잘못했다고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봅니다. 공정한 잣대로 평가해야지 결국 그렇게 하지 않으면 피해는 고스란히 아이들에게 돌아갑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총장하면서 얻은 노하우를 학생들에게 전수하는 게 저의 임무죠. 안 되는 것에 매달리고 시간을 허비하게 하고 싶지 않아요. 그래서 학생들에게 무조건 서울로 가서 시험 보면서 떨어져 스트레스 받지 말고 타 지역 미달인 곳을 찾아 합격해서 그 다음 기회를 얻으라고 말합니다. 기회를 얻으면 꿈도 생기고, 꿈은 에너지고 추진력이라고 생각해요. 어쨌든 학생들이든 어른들이든 제가 쌓았던 노하우로 봉사하고 싶어요. 얼마전 노인대학에서 특강을 했는데 어르신들이 좋아하셨어요. 받는 기쁨보다 주는 기쁨도 크다는 것을 깨달았죠. 앞으로 제가 가진 재능을 사회에 기부하면서 살고 싶습니다.
최종편집: 2025-08-11 01: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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