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사·농·공·상(商) 신분 중 장사를 선뜻 좋아하지 않았으나 근세 들어서면서 자본주의 꽃이라 하여 천하 갑부는 거의 장사로 성공했다.
이리하여 사람 다니는 거리마다 거의 상가이고 골목에도 구멍가게가 빼곡하더니 음식점은 산간벽촌까지 파고들었다.
손님 꾸준히 끌어 모으는 식당 보다 망할 징조가 훤한 집이 많다. 갑(甲)이 언성을 높인다. △“11시경 음식점 문전에서 격을 높여 ‘사장(?)을 찾아 왔다’ 하니 종업원이 어디론가 전화를 하고나서 ‘사모님(?)이 나오신다.’고 한다.
소위 사모에게 ‘내가 누구’라 소개하니 안에 들렸다 곧 나와 하는 말이 ‘약 먹고 잠들었다.’는 게다. 엊그제까지 냄비 들고 술병 나르던 안쥔 바깥주인의 고자세가 이렇더란다.” 바로 이를 받은 을(乙)의 얘기 △“통념 상 정오가 점심시간. 이 무렵 들려 갈비탕을 주문하니 이미 ‘품절(品切)’이란다.
쇠고기 사들고 오르는 손님이 1등급(?), 비빔밥 손님이 2등급(?), 갈비탕 손님은 3등급(?) 정도로 여기는 모양이란다.
이 생각이 들자 △시끄럽고 △자리 잡기 어려우며 △바쁘다는 핑계로 손님 본체만체 △이집 다시 가기 싫다는 게다. 각자의 판단이겠지만 만일 여러 사람의 느낌마저 이대로라면 ○할 날이 멀지 않다. 장사 이래서 어렵다. 손님들의 눈이 높고 개성이 뚜렷해 마음 돌려 발길 끊으면 곧 끝장”이 난다.
고산에 ‘맨발이’란 사람이 있었다. 막걸리 한 되 마시려 가면 ‘술 없습니다.’가 아니라 어두운 밤 양말 찾아 신을 새도 없이 오리 밖 주조장에 달려가 술을 받아왔다. 이리하여 그의 별명이 ‘맨발이’다.
그 후 장사 어찌 되었나? 채소전 골목에서 음식점을 제법 크게 차려 여자까지 고용 영업을 잘해 돈을 벌었다.
외국의 예지만 수혈용 피를 보내야 하는데 갑자기 눈이 내려 찻길이 막히자 헬리콥터로 공수(空輸)했단다.
나포레옹은 아무리 깊은 밤 잠들었어도 깨워 보고할 수 있게 평안했단다. 주공의 악발(握髮:물에 감던 머리 움켜쥐고 달려 나와)과 토식(吐食:먹던 걸 뱉어버리고 대답)은 독자가 너무나도 잘 안다.
교수와 국회의원을 지낸 홍봉진 선생은 내외 다투다가도 ‘손님 오셨어요.’하면 얼른 함께 뛰어나와 아무 일이 없어다는 듯이 맞아들였다. 그 아들이 홍원탁 경제학박사이다.
놀부 교만하고 방자하다 망했다. 윤회(尹淮)는 구슬 먹은 거위 얘기를 하지 않고 묶여 있었다.
한국 역사와 민족은 죄악을 미워한다. 모지고 고약하면 망하는 게 우리나라 현실이다. 망조를 피하라. 오만을 거둬들여라. 부자 3대 못 가는 이유이다.
대우조선과 한진해운이 왜 가라앉나? 국민들 거의 다 짐작한다. 작당(作黨) 타락(墮落)! 무신불입(無信不立)!
/이승철(국사편찬위원회/사료조사위원) 칼럼니스트(esc269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