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는 귀신을 무서워했으나 지금은 귀신 얘기 들으며 ‘귀신같은 소리하네.’ 핀잔을 주나 하여간 재미나는 게 귀신 이야기이다. 귀신 가운데 가장 무서운 게 걸신(乞神)이다. 사전에 ‘음식을 몹시 탐내는 욕심(voracity)’이라 했다. 한국인은 되도록 먹을 것 앞에서 반성해야 한다. 상가 앞 ‘50% 이상∼70%’ 세일 광고나 금융기관 연속 몇 년째 ‘경영실적 1등’이라는 소리에 움직이거나 박수하는 사람 못 보았다. 그러나 음식 이야기는 다르다. ‘황소개구리 좋아!’, ‘뱀탕 좋지!’, ‘삼계탕·보신탕·꿩탕·오리탕·메기탕…탕·탕?탕∼’소문나면 마구 몰려든다. △△쇠고기, ○○냉면, □□계장집 신 벗어놓을 자리가 모자랄 정도로 모여들다가도 금방 떠나버려 파리 날리는 가게 많다. 이런 속성도 ‘걸신’에 든다. 걸신이 이 정도로 끝나면 미식가의 고상한 애교이나 고급 관리나 권력자 마구 거머들여 총장, 장관, 심지어 대통령에게도 부담을 주어 폐를 끼치니 이래서 ‘걸신’이 무섭다는 게다. 부정부패 소리가 서민을 심란케 한다. ‘김영란법’ 내용을 듣다보니 영란‘낭(囊)’이 생각난다. 새 양복을 사면 주머니가 꿰매어 있는데 이를 풀지 않고 그대로 입는 사람이 있다. 이유는 ‘누가 담배 한 갑이라도 넣어줄까 보아 당초부터 풀지 않는다.’는 얘기이다. 이를 ‘김영란법’과 연관지어 “영란낭”이라 이름 붙였다. 고관들 고생하며 공부한 건 치하한다. 굶주리며 공부했으니 그 노력은 인정하나 출세하면 ‘걸신’을 막아야 한다. 걸신 이기는 재주 없다. 스님, 신부, 목사 찾아가 걸신 털어버릴 기도를 받고 부임하여라. 서민들은 알면서 빼앗긴 게 많다. 시골사람이 몇 만원을 송금하려면 우체국에 나가 수표[절수]를 받는데 ‘수수료’를 냈고, 편지 봉투에 넣어 ‘등기우편’으로 보내면 받은 이는 관할 우체국에 들려 도장 찍고 돈을 찾았다. 보내고 찾은 시간과 송금 수수료에 등기우편료는 어쩔 수 없이 빼앗긴(?) 돈이다. 이래서 ‘착취’라는 말이 나온다. 걸신처럼 고약한 게 ‘흡혈귀(吸血鬼)’이다. 그런데 조선시대 기록에는 흡혈귀란 말이 없다. 이는 일본이나 서양에서 묻어온 말 같다. 모기 파리에 뜯겨도 괴로운데 피를 빨리다니! 상상만 해도 끔직하다. 양극화 불평등을 바로잡자는 토론자리에서 ‘흡혈귀’ 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다. ‘걸신’과 ‘흡혈귀’를 몰아내자는 운동이 곳곳에서 일어나야 한다. 승차권을 받아 차타고 보니 거스름돈이 더 왔다며 다음번에 갖다 준 선량한 시민이 있다. 전라도에는 걸신이 적어 천만다행이다. 욕심은 패가망신이다. 늘 듣고 보아 잘 안다고? 부장판사 부장검사가 구속 되다니 도지사가 재판을 받다니 쯔쯔쯔?! /이승철(국사편찬위원회/사료조사위원) 칼럼니스트(esc2691@naver.com)
최종편집: 2025-06-24 13:4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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