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가마 얘기와 반대쪽 걱정을 말한다. “천년(靑年) 실업(失業)” 준말이 ‘청실(靑失)’이고, “장년(壯年) 탄식(歎息)”을 줄이면 ‘장식(壯息)’이다.
강북삼성병원 기업정신건강연구소가 “2014년 한 해 동안 건강검진 받은 어른 직장인 19만5천666인을 대상으로 ‘스트레스설문조사’를 한 결과 40대 장년이 업무상 충격을 가장 많이 받았다”는 발표를 했다.
노인은 어떤가? 늙어 가난하면 노빈(老貧)’이다. 돈 못 버는 사람이 많다. △없어진 직업과 △궂은일 하기 싫어 그렇다. 버스 차장 없어지더니 주유원을 줄여 셀프(self)’ 주유소가 판을 친다.
은행 현금 인출기는 사원을 몰아냈고, 고속버스 요금소 표주는 직원 대신 기계가 쪽지를 내민다.
빌딩 승강기에 예쁜 아가씨 있던가? 책상 위 컴퓨터가 인력 수십 배를 하며 자동차와 전화기가 상머슴 노릇을 한다.
공사판 건축현장에 일꾼이 줄었다. 학생들은 기계가 숙제를 해 줘 어려서부터 사람 귀한 줄을 모르며 자란다.
절과 교회에 전자장치가 스님 염불 목사 설교를 대신하며 손가락만 까딱하면 성경 구절이 와르르 쏟아지며 찬송 악보·가사가 번쩍 떠올라 고운 소리 목사·전도사를 멋 적게 한다.
쓰레기 치우는 날 신문지 보기가 어려워 ‘조·중·동’도 좋은 시절이 다 갔다. 메밀국수[소바]집에 젊은이가 많아 가족이냐 물으니 아리바이트생이라며 한 그릇에 7,000원짜리를 나르는데 여자도 있다. 양파 한 포대 값이니 비싼 편이나 주인 말에 ‘인건비가 비싸 어쩔 수 없다’는 대답이다.
더위 식히러 갔다 열 받았다. 커피 한잔에 6,000원… 놀아도 마셔야 하는 청년이 많다.
소 한 마리 1,000만원 시대라 소는 대접을 받으나 고기 먹는 손님은 눈치까지 먹어야 한다.
간판이란 ‘나 좀 찾아 달라’는 부름인데 망할 작정인가 무슨 말인지 모를 이상한 호칭이 수두룩하다.
‘완주군생활문화예술 동호회원단체’가 56개이다. 발전하기를 빌지만 일자리가 없어 모였다면 이 역시 측은한 이웃들이다. 정부 보조금으로 운영된다면 미안한 일이며, 먹고 살기 위해 문화 단체를 만든다면 기막힐 나라이다.
전엔 풍년 들고 임금이 조용하면 사·농·공·상 태평성대라 노래했다. 판사 검사 출신 변호사가 교도소에 가는 세상이니 구국의 길이 아직도 멀다.
다만 올 추석은 덕으로 주는 이 받는 사람 마음이 편할 것이다. 헛 인사일망정 ‘몽땅 주고 싶은데 때문’이라 적어 보내라.
젊은이 중매를 서고 싶으나 차마 직업을 묻지 못하는 사회이다. 혼인한들 먹고 살 재간이 없고, 명절에 친구 만나 희희낙락 즐길 기분이 아니란다.
젊은이들을 구할 묘수를 어서 찾아내고 힘 실어 줄 구호 공모를 해야 한다.
/이승철(국사편찬위원회/사료조사위원) 칼럼니스트(esc269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