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주군 동상면 사봉리 밤티마을에서 발원한 만경강은 총 길이 98km로, 대한민국 최고의 곡창지대인 호남평야를 가로지르며 호남평야를 비옥하게 만드는 대동맥으로 그 가치가 있다. 만경강은 고산천, 소양천, 삼천천과 전주천 등에서 시작하여 완주군 삼례읍 비비정에서 전체가 합류한다. 삼례에서 합류한 만경강은 김제, 익산, 군산을 거쳐 광활한 새만금으로 이어진다. 또한 만경강은 호남의 젓줄이자 삶의 근원이 되는 땅이다. 만경강은 비옥한 토지와 연결되어 함께 모여 살아갈 수 있는 터전이 되었다. 이와함께 만경강 상류는 비봉·운주·화산·동상·경천면 지역 주민들의 삶과 연결되어 중요한 식수와 농업용수로 사용되었다. 아울러 고산·봉동·용진 지역은 “물 반 고기 반”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풍성한 내수 어업이 성행, 주민들은 물고기를 팔면서 생계를 유지하기도 했다. 용진읍의 ‘터지내’는 비만 오면 물이 터져 잠긴다하여 이름이 붙여졌고, 봉동 ‘배매산’은 새우젓배가 봉동까지 왕래했던 배를 묶어 놓았다 하여 불리어지는 등 지명에 대한 재미있는 일화도 전해내려 온다. 옛 완산8경의 하나인 동포귀범(東浦歸帆)은 봉동 마그네 다리와 주변지역의 돛단배들이 오고가는 아름다운 장관을 표현한 말이다. 강 주변의 마을에서는 오후가 되면 물을 깃는 아낙네의 물동아리 행렬이 끊이질 않았고, 집집마다 피어나는 굴뚝 연기가 하늘로 이어지는 장관이 연출되기도 했다. 만경강 중류 지역인 삼례지역은 예로부터 교통과 군사적 요충지가 되었으며, 전주천과 고산천의 합류지점으로 전주지역의 문명과 연결되는 중요한 관문이 되었다. 특히, 비비정에서 바라본 만경강의 석양과 비비정의 아름다움은 최고의 명소로 알려져 있고, 삼례 한내 천에 내려앉은 기러기 떼의 아름다운 장관을 노래한 ‘비비낙안(飛飛落雁)’은 석양의 아름다움과 조화를 이뤄, 이를 담으려는 작가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삼남대로의 교통 합류지역이자, 동학 농민혁명 2차 봉기지역인 삼례는 일제 강점기 호남의 쌀을 수탈하기 위한 거점지역이 되었다. 삼례문화예술촌은 쌀을 수탈하기 위한 중간 집결지가 되었고 만경강을 이용해 육지의 곡식들을 바다로 수송해 갔다. 일제 강점기를 거치면서 만경강의 토지는 총독부로 소유권이 넘어갔으며, 다시 일본인 지주들에게 불하(拂下, 국가나 공공 단체의 재산을 민간에 팔아넘김) 되었는데, 지금도 쌀을 수탈하기 위한 저수지와 수로 개설 흔적들이 남아있다. 만경강의 한 축이 되는 전주천은 후백제 견훤의 도읍이자, 조선왕조의 맥이 되면서 역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지역이었다. 일제 강점기 이전, 만경강은 1870년대 “대동여지도총도”에 사수(泗水)라 표현하였고, 1906년 완성된 ‘증보문헌비고’ 등 고서에는 현재 만경강의 본래 명칭이 사수강(泗水江)이라고 밝혀 놓은 자료들이 있다. 사수강은 공자의 고향 곡부의 강 이름이자 한나라를 건국한 한고조 유방의 고향인 풍패지역의 강 이름으로서 유교문화의 발상지이자 왕조의 발상지를 상징했다. 따라서 만경강의 본 이름 사수강은 고산현(고산향교)와 전주현(전주향교)등을 축으로 강의 문화발상지를 상징하고 조선왕조 형성을 상징적으로 표현하였던 큰 의미가 담겨 있을 것으로 널리 회자되고 있다. 최근 완주군이 비오톱(biotope, 그리스어로 생명을 의미하는 비오스(bios)와 땅 또는 영역이라는 의미의 토포스(topos)가 결합된 용어로 군집을 이루어 다른 곳과 명확히 구분되는 서식지를 말함) 조사를 진행하면서 만경강 생태자원의 중요성과 가치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신천 습지” 등 보전지구 지정에 대한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고, 사람들의 이용, 농업, 축사 등으로 인한 오염을 최소화하기 위한 정책이 더욱 확대되어야 한다는 운동이 많아지고 있다. 완주군은 지난 11일 ‘만경강의 가치발견’이란 주제로 ‘제1회 만경강 생태포럼’을 열고, 지속적인 포럼을 통해 가치발견 사업을 진행해 나갈 것을 선언했다. 특히 이번 포럼을 통해 만경강의 역사, 문화, 생태 그리고 마을과 삶의 이야기에 대하여 일제강점기 이후 조명하지 못한 잠재자원들이 공존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또한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더욱 그 가치를 묻어버린 만경강을 어떻게 하면 가치 있는 자원으로 만들어 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과 함께 만경강의 보전과 활용정책은 앞으로 그 가치를 찾아가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고 한다는 결론도 얻어냈다. 이는 사업이 우선이 아니라 가치발견이 우선이 되는 ‘만경강 생태포럼’을 지속적으로 이어가려는 목적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포럼을 통해 우리는 선조들의 삶이 만경강과 매우 밀접한 관계를 형성하고 살아왔다는 사실을 알게 됐으며, 중요성과 가치를 알아가는 과정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는 계기가 됐다. 아울러 만경강과 함께 살아온 마을주민들의 이야기는 중요한 ‘역사자원’이 될 것이며, 완주군은 이러한 자원들을 찾아내고 만들어가는 일에 투자해 나갈 방침이다. 박성일 완주군수는 포럼에서 “그동안 완주군은 재해를 줄이기 위해 강을 다스리는 치수(治水)사업에 힘을 쏟아왔지만, 이제는 ‘치수’ 못지않게 ‘만경강의 가치를 발견하고 이를 사업으로 연계해 ‘만경강생태포럼’을 민선6기 후반기 생태정책으로 2018년까지 릴레이 포럼으로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최종편집: 2025-08-11 01: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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