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주군 봉동읍 둔산리에 위치한 봉봉베이커리. 상호에서 알 수 있듯 빵집이다.
대기업에서 운영하는 체인점이 아니다. 지난 2014년 봉동읍 구암리로 귀촌한 서른일곱 살 동갑내기 박지훈·박경숙 부부가 봉봉베이커리의 주인장이다.
봉봉베이커리라는 상호는 아내 박경숙씨가 지은 이름. ‘봉봉(bonbon)’은 프랑스어로, ‘달콤한’, ‘달달한’이라는 뜻이란다.
이 빵집 옆에는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대형 프랜차이즈 빵집 두 곳이 나란히 자리하고 있다. 2014년 11월 오픈할 당시 지인들은 이미 빵집 두 곳이 일찍이 턱하니 버티고 있는데도 ‘무슨 배짱으로 그 곳에 가게를 열었냐’며 고개를 흔들었다.
누가 봐도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었다. 하지만 2년 가까이 흐른 지금, 봉봉베이커리는 대형빵집의 틈바구니에서 잘 버텨나가고 있다.
아니, 오히려 두 대형 빵집의 위협적인 존재가 되고 있을 만큼 봉봉베이커리를 찾는 단골손님들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이 빵집을 찾는 손님 대부분이 아이를 둔 엄마들이라는 점이 눈길을 끈다.
모두 알다시피 아이 둔 엄마들은 입맛 까다롭고, 무엇보다 자녀의 건강을 제일 우선순위로 따지기에 아무 곳이나 가지 않고 가게 고르는 것도 깐깐하다.
입소문이 조금씩 나다 보니 어린이집, 초등학교, 레스토랑, 기업체 주문도 덩달아 늘고 있다고.
이쯤이면 봉봉베이커리의 인기 비결은 어느 정도 짐작 했을 듯 싶다.
우선 이 집에서 잘 팔리는 생크림빵, 야채빵 등 100여 종류의 빵은 만드는 모든 과정이 수작업으로 이뤄진다. 때문에 모양이 다르고, 투박하지만 정성이 담겨있고, 맛이 좋다. 똑같은 모양의 획일화된 체인점빵집과 비교되는 대목이다.
또 하나, 가격이 저렴하다. 단팥빵의 경우, 100~200원정도 싸다. 그렇다고 재료를 아끼지 않는다. 마진을 덜 남기더라도 좋은 재료를 사용하겠다는 게 부부의 고집이다.
야채와 채소 등 빵에 들어가는 재료역시 박사장의 장모님이 밭에서 직접 재배한 것을 사용하고, 과일도 인근 로컬푸드직매장에서 고르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무엇보다 방부제 등 화학첨가제를 사용하지 않으니 3~4일 정도 지나면 상하거나 뻣뻣해지는 단점도 있지만, 소화흡수가 잘되고, 건강도 챙길 수 있으니 조금의 불편함은 이 집의 단골들은 감수한다.
봉봉베이커리는 작년 하반기부터 남는 빵들을 모아 교회나, 경로당, 보육원 등에 배달하고 있다. 받은 사랑을 사회에 환원하자고 부부가 약속했기 때문이란다.
잘 나가던 직장생활을 정리하고, 20대 중반의 나이에 빵을 배우기 시작, 80만원 월급쟁이 종업원에서 전주 유명제과점 책임자까지 오르며, 이제는 어엿한 봉봉베이커리의 사장 명함을 가진 박지훈씨.
남들이 부러워하는 사장님이 됐지만, 그의 아내 박경숙씨가 없으면, 그도 ‘앙코 없는 찐빵’이다.
관리, 마케팅 등 중요한 업무를 혼자서 해내고 있기 때문. ‘든든한 버팀목’이라며 남편 박씨가 아내를 향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는 이유를 알겠다.
“제가 먹고, 제 아들이 먹는 만큼 거짓 없이 최선을 다해 만들어야죠.” 아내 박경숙씨의 말에 남편 박지훈씨도 한마디 거들었다. “500원이든 700원이든, 큰 금액이 아니더라도 저희 가게 와 주시는 것만 해도 정말 감사하며, 보답하는 길은 좋은 빵을 만드는 거라 생각합니다.”
오늘도 봉봉베이커리 박지훈·박경숙 부부의 착하고, 겸손한 마음이 담긴 빵이 오븐에서 맛있게 익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