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병룡 씨 대단한 씨름 선수로 소 여섯 마리를 탔다. 현역은 아니지만 누가 멋모르고 겁 없이 덤볐다간 넘어진 땅속 지렁이 여러 마리 죽을 것이다. 새재 가파라 자동차도 사람도 숨을 돌려 가야할 말랭이에 휴게소를 차려 오가는 손님을 맞는다. 이 자리는 운암산 관모봉(冠帽峰)에서 내려와 혈이 맺힌 ‘선인독서(仙人讀書)’ 대∼명당이라며 옛날부터 욕심내는 자리이다. 관(冠)을 벗어놓고 책상 앞에서 공부하는 형국 산자수명 가히 1등 명지란다. 평상에 마주앉아 얘기하다보면 모두가 선인 같아 끝이 없고 특히 씨름 이야기는 하나하나 적발이 필요하다. 상씨름판에서 이겨 소 몰고 오는 날이면 3∼4동네 풍물꾼과 길 가 양편엔 마을 사람들이 줄을 서서 반겨 주었단다. 날을 잡아 만경강 둔치에 차일치고 소 판 돈으로 잔치를 베풀었는데 이게 보람이었다고 한다. 봉동은 씨름 고장, 하나를 이기면 다음 사람과 붙이고 이기면 또 시켜 결국 소를 차지했다는데 동석한 모 씨는 ‘지금처럼 체급별로 대진했더라면 소를 더 탔을 것’이란다. 임 선수는 미소 지으며 환한 얼굴로 노복기(방죽안), 노은기(정동), 김재철(성덕), 이병원(학다리), 임병룡, 이영복, 전민기, 최찬욱, 조창기 씨가 알아주는 씨름꾼이라 소개한다. 이병원은 요소 네 포대를 한 번에 들고 다니는 장사란다. 해마다 음력 7월 스무날 봉동 장기리 방천 가 숲속에서 힘과 기술의 봉동씨름대회가 열렸었는데 언젠가 슬그머니 사라졌다며 아쉬워한다. 미국에 이민 간 형의 분한 얘기는 후일 본인 증언을 듣자며 화두를 돌린다. 최찬욱·김수정(여)과 고산 이병하(태권도)는 전주시 의회의원으로 활동 중인 체육인이다. 힘으로 정치하는 건 아니지만 약한 몸보다야 훨씬 대접을 받는다. 이래서 체력이 국력이다. 체육인이라고 다 당선되는 건 아니다. 2016년 4월 13일 김해 총선에서 야당 김경수는 천하장사 여당 이만기 후보를 이겼다. 선수들은 지고 이기는데 익숙해서 패하더라도 잘 넘어가는 덕성을 지녔다. 중동지역에서 까다로운 나라가 이스라엘이고 이 이름은 ‘하나님과 겨뤄 이겼다’는 뜻이란다. 이때 겨룬 것이 씨름이다. 사람이 하나님을 이긴 유일한 운동이 씨름이었다. 야곱­얍복나루­브니엘을 아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봉동은 하나님도 이기는 씨름의 고장이다. 세종대왕도 밤에 한강가에서 씨름 구경을 하셨다. 봉동은 톡 쏘는 생강 맛 그 기백을 살려 봉황새 조형물을 세우며 ‘봉상(鳳翔)정신’을 드러내야 한다. ‘발가벗고 탱자나무 사이로 10리 간다.’는 이 말에 더 큰 자신감이 붙어야 한다. 이향자 완주의회부의장 당선 펼침막이 한층 아름답다. /이승철(국사편찬위원회/사료조사위원) 칼럼니스트(esc2691@naver.com)
최종편집: 2025-06-24 13:4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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