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시대 한 마을 같은 신분 두 집안에서 같은 날 아이를 낳았다. 사내 이름은 백운(白雲), 여자는 제후(際厚). 양가 부모는 장차 혼인시키기로 약속 했다. 15세가 됐을 때 백운이 실명하자 딸 아버지는 마음이 바뀌어 무진 태수에게 시집 보내려 한다. 이때 ‘제후’는 깜짝 놀라 ‘백운’에게 “우린 부부나 다름없소. 부모 말 어길 수야 없어 태수에게 가는 척 하지만 도망 나올 테니 어디서 기다리시오”하고, 태수에겐 “인륜 대사니 좋은 날을 잡읍시다.” 시간을 벌은 다음 백운과 제후는 산속에 숨어버렸다. 그런데 도둑이 여자만 잡아갔다. 그 때 마침 비호처럼 나타난 사나이의 도움으로 사고 없이 백운을 만나게 됐다. 이 청년은 낭도 김천(金闡)이다. 진흥왕은 양인을 혼인시키고 세 사람에게 큰상을 내렸다(한국기담일화 p20). 2016년 봄 선배, 후배, 일가 가리지 않고 마음을 팍팍 바꾸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 나라의 ‘변치 않던 신의 어디 갔나’ 걱정하더라. 정치인의 공약이 신의이다. 탈당, 복당, 입당도 신의문제이다. 사람은 ‘목적’이 있어야 하고, 목적 달성을 위해선 ‘목표’가 확실해야 하며, 목표는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성이 있어야 한다. 보수 던 진보 던 임기 4년(혹 5년) 동안의 치적이 국민 맘속에 쏙쏙 들어와야 한다. 인사와 지역차별에 짜증이 나서 그런지 축제 마당에 흥이 없고 유머 웃음 재담 우스개 소리가 사라졌다. 화산면 종리 연예인 김병만 군만 빼어놓고. 축제(祝祭, 祭祀)란 신에게 비는 일, 빈 다음 ‘만사형통’을 믿고 즐거우니 기뻐 노래하며 먹고 마신는 가운데 이야기하다 일어서서 흥겹게 춤을 추었다. 이게 보편적 즐거움인데 요사이 회식 자리에서 밥 뚝딱 먹고 벌떡 일어나는 사람이 허다하다. 소문난(?) 축제장도 무미건조하다. 세종 1년 6월 15일 광경이다. “상왕(태종)이 임금(세종)과 더불어 저자도(楮子島:뚝섬)에 행차하여 배를 띄우고 주연을 베푸니 종친과 재상들이 차례로 술잔을 드리며, 모든 신하들이 춤을 추자 상왕도 일어나 춤추며, 임금에게 명하여 ‘일어나 춤추라’ 하셨다” 얼마나 멋진 광경인가. 자기 고장의 흥을 찾아내자. 유지명(柳志明) 화산 사람은 28세 때 삼남의병대장으로 일본 보병 기병 헌병과 싸웠다. 1908년 7월 13일 붙들렸으나 빠져나왔다가 이듬해 1월 23일 되잡혔다. 화산 주민은 유지명 대장을 알아줘야 한다. 화산로에 심은 가로수가 벌써 꽃이 피어 화려강산에 화답한다. 논산행 말목재 가는 길가 나무와 균형이 잡혀 간다. 구룡목에 통문(通門) 세울 날이 기다려진다. 화산 면민은 ‘유지명의 날’을 곰곰이 생각해 보면 어떨까? 좋은 소문을 내자. /이승철(국사편찬위원회/사료조사위원) 칼럼니스트(esc2691@naver.com)
최종편집: 2025-06-24 13: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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